[업종별 취업가이드_디자인문구]
이창현(27)·어경아(24) 씨는 둘 다 취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이씨는 졸업 후 반년 만에, 어씨는 졸업 전 입사를 확정지었다. ‘취업’ 자체에 매여 있기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출발점으로 해 경험과 직무지식을 쌓으며 자연스럽게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 순간 ‘모나미’라는 도착점에 들어와 있었다는 것이다.
△모나미 신입사원 이창현(2016년 8월 연세대(원주캠퍼스) 국제관계학 졸업, 2017년 4월 SCM구매파트 입사),
어경아(2017년 8월 인하대 국제통상학 졸업, 2017년 4월 상품기획팀 입사) 씨.(왼쪽부터). 사진=김기남 기자
Q. 문구업계, 특별히 모나미에 최종 입사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창현 모나미가 가진 ‘친숙함’을 기반으로 해 공격적으로 브랜드를 키워보고 싶었다. 평소에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았는데 모나미가 최근 파버카스텔과 같이 세계적 문구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했다.
어경아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대학 입학 후에도 시각디자인학과의 드로잉 수업을 들어 A+학점을 받았고 유럽 교환학생을 가서도 인근 국가 미술관 투어를 했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필기구와 회화구류에도 관심이 많았다.
Q. 입사에 가장 도움이 된 경험이 무엇인가.
이창현 1년의 미국 교환학생 경험이다. 귀국 후에도 영어 회화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영어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동호회는 다양한 직업군의 취업 선배들이 모이기 때문에 취업에 대한 살아있는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별다른 취업준비를 하지 않고도 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는 여러 명에게 검토를 부탁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내 경험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경아 학교 홍보대사 기획팀에서 활동했다. 수차례 기획안 PT를 만들면서 기획력을 길렀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자기소개서에는 이런 활동을 객관적으로 수치화 해 보기 좋게 적었다.
Q.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면.
이창현 면접 전에는 따로 대본을 달달 외우기보다는 나를 상징하는 몇 개 키워드만 뽑아서 면접 당일 솔직히 말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1년간 스타트업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스타트업은 스스로 기반을 다져가면서 일하는 곳인 만큼 도전정신을 길렀다는 것을 강조했다. 같은 조에 남미여행을 다녀온 지원자가 있었는데 면접관이 ‘파나마운하의 경제적 가치’ 등 여행을 통해 배운 점을 집중적으로 물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어경아 나는 역으로 내가 질문했다. 마케팅 직무에 관심이 많아서 마케팅팀 팀장님에게 “모나미의 콘셉트 스토어 프로젝트 기획부터 실행까지 얼마나 걸렸나” “앞으로 회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뉴스를 읽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인가” 등을 적극적으로 물었다. 나중에 들으니 이때 면접관들이 많이 긴장했다고 한다.(웃음)
Q. 현재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
이창현 SCM구매파트이고 편의점(CVS) 채널을 1차 벤더(vendor)로 맡고 있다. 구매소싱이나 사내 다른 팀의 최종구매를 돕는 역할을 한다.
어경아 시장조사, 소비자 설문, 트렌드 분석 등을 기반으로 상품을 기획한다. 상품 출시 후에는 홍보나 프로모션도 직접 도맡는다. 당장 3월 18일까지 교보 핫트랙스 광화문점에서 ‘153 네오 만년필’ 론칭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때 증정품을 수량별로 체크해 발주 및 배송하거나 필요한 매대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게 된다.
Q. 소속 부서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이창현 다른 부서에 요청할 일이 많기 때문에 꼼꼼히 메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요구사항이 많기 때문에 이중 한 개라도 잊고 실행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난다. 또 CVS는 시장이 계속 커 가고 변화폭도 크다. 이런 급변하는 환경에 재빨리 적응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어경아 구매팀과 마찬가지로 다른 부서와 협업할 일이 굉장히 많다. 기획 단계에서는 사내 CS팀으로부터 고객의 반응을 듣고 제품 개발단계에 돌입하면 디자인, 품질, 영업관리팀과 소통해야 한다. 다른 회사와 공동 작업하는 경우도 많다. 매일 평균 한 번꼴로 다른 부서를 방문한다. 그만큼 몸이 가볍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면 더욱 좋다.
Q. 입사 후 가장 보람있을 때와 어려웠을 때는 언제인가.
이창현 편의점에 제품을 공급할 때 함께 들어가야 할 부속품이 있는데, 한 번은 비닐포장팩 주문을 깜빡하고 말았다. 다행히 잘 마무리 됐지만 굉장히 아찔했다.
어경아 제품 출시 후 론칭 행사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들을 때 기쁘다. 주변 친구들이 제품 디자인이 예쁘다고 해줄 때도 뿌듯하다. 그런데 신제품 전후로 워낙 많은 일이 몰리다보니 가끔 몸이 피곤할 때는 있다.
Q. 모나미 입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이창현 해외시장 문구동향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매년 국제문구전시회를 방문해 특이한 펜이나 올 한해 트렌드를 살피는 것도 좋다. 또 문구는 유통과 관련이 깊기에 유통분야 인턴경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경아 문구업계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해외제품도 다양하게 알고 있으면 좋다. 특히 기획팀은 제품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문구 관련 잡지나 뉴스 기사를 주기적으로 살피자. 온·오프라인의 문구 유통채널이 각각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해외 사례도 분석하자.
▷ 나만의 합격팁
이창현 교환학생을 추천한다. 외국어 뿐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경아 면접 때 자신감 있는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 아이콘택트에 집중하되 면접관의 눈 보다는 코끝이나 인중을 바라보는 게 좋다. 떨지 말고 당당하게 임하자.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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