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의사와 수의대생이 반려동물을 돌보는 펫시팅 스타트업 펫트너의 최가림 대표.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면 곤란한 순간들이 참 많아요. 여행이나 출장은 물론 반려동물이 아플 때는 더욱 아이를 혼자두기 어렵죠. 수의대생들의 생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보호자 분들과 잘 연결해주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최 대표는 창업에 앞서 수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전국 10개 학교에 퍼져 있는 3000여명의 수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펫트너가 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71%가 ‘아주 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인 답변에 자신감을 얻어 지난해 7월 펫트너를 창업했다. 이후 4개월 정도 웹사이트를 만드는데 힘을 쏟았다. 11월 2일 본격적으로 웹사이트를 오픈하고 위탁돌봄, 방문돌봄, 도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펫시팅이 기존에 없던 서비스여서 처음에 낯설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한번 이용하고 나면 만족도가 높아 재이용률이 53%에 이른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수의사 15명과 수의대생 280여 명이 펫시터로 구성돼 있어요. 다른 업체들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펫시터를 모집하고 교육하는 반면, 펫트너의 펫시터는 전문가로 구성해 신뢰성을 높였죠.”
특히, 반려동물 건강 체크 서비스의 만족도가 높다. “처음 본 강아지의 귀를 열고, 입을 열면 아이가 편하게 지내는 게 아니에요. 편하게 멀리서 지켜보면서 망진하고, 더 친해지면 예뻐해 주면서 귀도 한번 열어보고 하는 거죠. 방문돌봄을 하면서 아이 상태는 물론 집안 환경의 문제를 코칭해 주기도 해요.”
비즈니스는 처음인데다 1인 창업 기업이어서 힘든 부분도 많지만 보람이 더 크다는 최 대표.
“서비스 초기 위탁돌봄을 이용했던 치매가 있는 노령견을 키우는 보호자 분이 기억에 남아요.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어머니는 항암 치료 중이셨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도 수술을 앞두고 계셔서 굉장히 힘들어 했죠.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 굉장히 만족했다며 정말 고마워해서 오히려 제가 감동을 받았어요.”
펫트너들도 돌봄을 한 후에 돈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애기가 가서 슬펐다”, “애기를 돌보면서 오히려 힐링이 됐다”라는 얘기를 해줄 때마다 ‘이 서비스를 잘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펫트너는 필수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것 외에 보호자들이 원하는 전문성을 더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국의 펫트너가 서울에 모여서 교육을 받도록 하거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나아가 펫트너를 통해 국내 반려동물 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외에는 ‘1일 1산책’이 거의 의무처럼 되어 있는데, 국내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산책을 시킬까 말까 해요. 최근 반려동물 입마개 문제 등이 불거졌는데, 대형견이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화가 덜 됐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하면 반려동물은 9~10시간씩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혼자 있다가 울기도 하고 짖기도 하면서 이웃 간에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 대표는 이러한 문제들이 반려동물 탓이 아니라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고, 여기에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한편, 펫트너는 현재 사이트 개편을 준비 중이다. 이용후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미고, 펫시터와 보호자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과 정렬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펫시터가 펫시팅을 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펫스토어 기능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zinysooul@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