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리어 컨설턴트 시몽 뷔로 “해외취업, ‘자기 문답’으로 나를 알고, 외국인의 관점에서 어필하라”

입력 2018-03-22 10:52   수정 2018-04-0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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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몽 뷔로(Simon Bureau)

캐나다 비숍대(Bishop’s University) 경영학 학사

캐나다 몬트리올 HEC대학 국제경영대학원 석사

캐나다 Teleglobe사 근무. 사업개발 및 기업정보수집

NYNEX 근무

유공(현 sk에너지) 국제금융부 근무

㈜벡티스 코퍼레이션 설립

주한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2008~2011)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 세트》 저술(2010)

《글로벌 취업을 원하면 시몽을 만나라!》 저술(2014)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한국 기업과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시몽 뷔로(Simon Bureau) 벡티스 코퍼레이션 대표. 글로벌 비즈니스 컨설턴트, 글로벌 커리어 컨설턴트로서 그는 18년간 한국에 살면서 한국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돕기 위한 책을 내고, 관련 강연 연사로 ‘글로벌 커리어패스(career path)’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해외취업을 원하는 한국청년들에게 “반드시 자신의 직업 목표를 정의하고,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무엇이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과정이 스스로를 이끌어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은.

“처음 한국에 온 것은 1986년이다. 첫 직장이었던 유공(현 SK에너지) 국제금융부에서 1년가량 일하다가 캐나다로 돌아갔다. 1993년에 다시 한국에 오면서 한국어를 배우기로 하고 연세어학당에 등록해 6개월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다. 이후 나만의 사업을 하고자 1998년 4월 컨설팅 회사인 벡티스를 설립했다. 다음 달로 회사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처음에는 외국 회사들 중 한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한 컨설팅을 했는데, 그러다 문득 ‘한국 회사가 외국에 진출하는 것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부터 한국의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을 돕는 컨설팅을 시작했다. 이때 글로벌 세일즈와 마케팅에 대한 첫 번째 책을 집필했다. 

이후 주한캐나다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프랑스, 독일, 캐나다 상공회의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함께 매년 ‘글로벌 커리어 포럼’을 열었다. 포럼 기간 동안 700명이 넘는 학생이 참가했는데, 그들이 하는 질문들을 들으며 ‘학생들이 정말 도움이 절실하구나’, ‘많은 사람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이 경험이 2014년 3월에 출간된 해외취업에 관한 책을 쓰는 계기가 됐다. 또 2015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 K-move에서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한국 청년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 취업을 생각하는 한국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해외 취업 컨설턴트로서 체감하는가.

“지난 8~9년 동안 매년 해외취업을 원하는 한국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들도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정규 커리큘럼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와 강원대 등이 그 예다. 대학이 운영하는 해외취업 커리큘럼은 전공 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데, 대부분 3~4학년 학생들을 위주로 실무 위주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 청년들이 해외 취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보 부족과 해외 진출에 필요한 단계를 밟는 데 필요한 자신감 부족,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면서도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모른다. 또 이렇게 정보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본인들이 가진 역량에 비해 자신감도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많은 학생이 해외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찾고, 해외인턴십을 알선하는 컨설턴트 업체에 의지하는 등 제3자에게만 도움을 구한다. 하지만 해외취업은 한국에서 직업을 찾는 것과는 다르다. 본인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회사와 직무 등 길을 찾아야 한다. 

또 해외취업에 성공해 외국에 진출한다 해도 그곳에서도 현지 사람들보다 훨씬 주도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나 또한 이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자 하는가.

“우선 모든 종류의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들이 해외로 가고 싶어 하는 이유, 직업 검색 방법, 이력서 및 자기 소개서를 준비하는 방법 및 구직 면접에 대비하는 방법 등이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나 젊은 구직자들과 멘토링을 할 때, 항상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몇가지 기본적인 질문들을 함으로써 ‘자기 문답’을 하라고 권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내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나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직장과 기업 문화는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과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나를 어필할 수 있다.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하면 100개의 회사에 이력서를 넣을 필요 없이, 내가 정말 원하는 회사와 직무 10곳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 자기 문답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인생 방향을 찾고 진로 목표를 정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이 어떤 종류의 직업을 원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학생들 스스로 이 질문들에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들을 고용할 고용주를 더욱 쉽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고용주들은 지원자가 얼마나 그들을 위해 일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적합한 후보자인지를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다.

특히 나는 구직자들이 외국 기업이나 외국의 채용 담당자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구직 지원서를 보도록 하게 한다. 좋은 레주메는 완벽한 영어 실력을 뽐내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어떤 내용, 어떤 생각을 담고 있느냐로 정해진다. 

예전에 한 여학생이 자신의 레주메를 가지고 나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외국 항공사에 취업하길 원하던 여학생의 레주메는 많은 콘텐츠가 있었고,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콘텐츠가 뒤죽박죽 섞여있는 느낌이었다. 많은 경험과 잠재력, 열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에도 외국인 고용주의 관점이 아닌, 지원자 자신의 능력을 좋은 영어 실력으로 열거하기에 그쳤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과 면접관들은 국내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다른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선발한다. 이에 나는 학생들이 관점을 180도 바꿔 외국 기업과 면접관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을 보게 한다. 한국에는 이런 완벽한 지원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특히 외국인들 사이에서) 거의 없는 것 같다.”



- 해외 취업을 원하는 한국의 청년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책이 출판된 이후 지난 4년 동안 많은 학생들을 만났는데, 내가 발견한 것 중 하나는 그들이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항상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해외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보람 있고 흥미로울 수 있지만, 그것은 또한 어렵고 도전적일 수 있다. 그들이 직업 목표를 정의하고, 왜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어디에서(어떤 나라에서),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단지 6개월에서 12개월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와 즉시 직장을 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괜찮다. 하지만 해외취업은 오랜 기간 동안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해외취업에 뛰어들기 전에, 그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들을 해야 한다. 앞서 말한 ‘자기 문답’이 그 과정이다.

또 자신감이 매우 중요하다. 해외취업에서 자신감과 태도는 때론 소위 말하는 ‘스펙’보다 더 중요할 때가 많다. 한국은 좋은 스펙을 바탕으로 대기업에 취업해 이후 근무할 부서에 배치를 받고, 또 각 부서를 순환하며 로테이션 근무를 한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특정한 직무에 고용할 사람을 찾고, 그렇기에 그 직무에서 근무하기 위한 지원자만의 특별함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스펙에 의해 순위를 매기지 않고, 지원자의 태도와 자신감을 먼저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자신이 가치 있고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감을 갖고 꿋꿋하게 임해야 한다.

몇 년 전, 한 대학교 학생들이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초청받은 적이 있는데, 컨퍼런스가 끝나고 저녁자리에서 한 여학생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그 학생은 국제 NGO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답했다. 나는 그 학생에게 우선 자신이 어떤 NGO에서 일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그들에게 일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학생은 “모집공고도 안 났는데 이력서를 보내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국에서는 모집공고 없이 입사 지원하는 것이 절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흔한 일이기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야 한다. 단순하게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직장, 열정을 갖고 일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야 한다.  

해외에서 일하고 거주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도 필요하다. 해외에서 일한다고 하면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의구심이 드는 순간도 많고 외로운 순간도 많다. 의지가 됐던 가족이나 친구들이 곁에 없기 때문에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의 자신감도 굉장히 중요하다.”

- 컨설턴트로서 한국 청년들의 장점이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학생들은 뛰어난 ‘하드 스킬’을 가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스펙’이다. 하지만 하드 스킬을 갖는 것만으로 외국인 고용주를 설득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외국의 인사 담당자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하드 스킬’을 가지고 있으면 면접을 보게 되고, ‘소프트 스킬’을 가지고 있으면 직장을 얻게 된다”고 말이다.

하드 스킬

외국어 능력 또는 기타 기술

: 일반적으로 획득하기 쉽다.

소프트 스킬

리더십, 팀워크, 창의성, 이문화 민감도 및 유연적인 사고

: 개발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해외취업을 원하는 한국 청년이라면 자신만의 독특한 ‘소프트 스킬’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해외 취업이 한국의 취업난을 해소할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해외취업이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청년들에게 해결책이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좋은 길이 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명문대를 졸업하지 않은, 소위 말해 지방대생들에게 말이다. 

종종 한국 학생들이 유명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다고 불평하는 것을 듣는다. 그들은 한국에서 좋은 직업을 찾을 기회가 제한돼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기업들은 지원자를 평가할 때 대학이나 그 밖의 다른 ‘스펙’들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들은 지원자가 한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했는지 지방대를 졸업했는지 알지 못 한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명문 대학을 나오지 않은 지원자들의 경우,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직장에 대한 열정과 확신을 갖고 있다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지원자는 이 회사를 원하는 이유, 그리고 지원자 본인이 이 직업에 잘 어울리는 후보자인지를 외국인 고용주들에게 보여주고 확신시켜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해외 취업 지원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한국의 해외 취업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한국의 해외취업 정책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기에 문제점이 무엇이라 지적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외국인 고용주의 입장에서 나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실제 자신들의 회사에 젊은 한국인들을 고용하고 있는 외국인 CEO들과도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많은 학생들이 해외취업을 원하지만 외국 기업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인재와 최근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들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정확한 매칭이 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타깃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타깃 트레이닝’은 의사소통 능력, 협상 능력, 이문화(다문화가 아닌)를 받아들이는 능력 등을 포함해 매우 실용적인 국제 비즈니스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돼야 한다. 비즈니스 영어 코스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해야 그들이 외국 고용주나 사업 파트너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결국 이 과정은 ‘글로벌 마인드셋’을 갖는 과정이다. ‘글로벌 마인드셋’은 사고방식과 태도의 문제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외국 기업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줄일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졸업을 앞두고 구직을 시작하는 시기의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차별화된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히 영어 철자법을 고쳐주는 레주메 첨삭이나 인터뷰 스킬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한 사람의 인생과 커리어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대학이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멘토링 프로그램과 함께, 올 6월쯤에는 벡티스 코퍼레이션만의 차별화된 해외취업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yena@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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