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L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뜬금없는 PPL(간접광고)에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 광고비가 곧 제작비가 되는 상황이다 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연출을 기획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 장면속의 특정 제품을 시청자들이 인식하지 못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리마가 만들고 있는 웹툰 PPL은 조금 다르다. 독자가 웹툰을 읽으며 커피전문점을 지날 때면 어느새 작품 속 주인공 손에는 커피가 있다. 또 어느새 등장인물들은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준영 대표는 독자에 따라 변화하는 웹툰처럼 새로운 광고 기술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
-리마는 어떤 스타트업인가.
“2015년에 설립된 리마는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웹소설이나 웹툰의 내용 안에 광고를 삽입하는 ‘STORY PPL’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머신러닝’이란 이미지나 스토리 내용을 자동으로 인식해 단시간 안에 상업적으로 이미지나 텍스트의 변형 가능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인식된 스토리 중 일부를 광고로 변형해 노출 시켜주는 것이 STORY PPL 기술이다. 리마는 웹소설과 웹툰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에 적용 가능한 온라인 기반의 광고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있다.”
-리마가 개발 중인 STORY PPL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STORY PPL은 웹소설이나 웹툰의 내용을 자동으로 파악해 STORY 내에 간접광고를 삽입하는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을 설명하려면 웹 콘텐츠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기존의 종이책은 출판이 되고 나면 내용 수정이 불가능 하고 어떤 독자에게 소비될지 알 수가 없지만, 웹 콘텐츠는 완성된 시점 이후에도 언제든 수정이 가능하다. 또 실시간 DB를 통해 현재 어떤 독자가 언제 어디서 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STORY PPL은 이러한 웹콘텐츠의 특성을 활용해 콘텐츠의 내용 중에 등장하는 장소나 물건을 특정 브랜드나 제품으로 바꿔 노출시키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20대의 독자가 퇴근 후 식사시간에 웹툰을 본다는 사실을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위치한 근처의 편의점 브랜드를 STORY 안에 노출하거나, 주변에 배달이 가능한 치킨 브랜드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존의 웹툰 광고의 경우, 단순히 웹 콘텐츠의 좌우측이나 마지막 즈음에 광고 배너를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인데, STORY PPL은 전체 스토리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에서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웹툰 광고 시장을 위한 솔루션은 낯설다. STORY PPL을 개발한 계기는 무엇인가.
“콘텐츠를 자동 인식할 수 있는 ‘머신 러닝 ‘기술을 적용 할 수 있는 시장을 고민했는데, 가장 즉시 적용 가능한 분야가 광고라고 생각했다. 특히 웹소설과 웹툰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그 중 한국 시장이 가장 먼저 활성화가 된 콘텐츠 분야이기도 하다.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웹콘텐츠 시장에서 리마의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면 뒤따라 성장하고 있는 세계 웹툰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초기 텍스트 기반의 웹소설에 광고를 싣기 위한 솔루션 개발로 시작해 현재 웹툰 분야에 기술을 적용 중이고, 최종적으로는 애니메이션 콘텐츠 시장으로 확장해 전 세계 시장의 모든 시각 콘텐츠를 위한 상업 솔루션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STORY PPL을 개발하고 있다.”
-STORY PPL 이외에도 LOCK TOON이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국내 소비자들이 콘텐츠에 소비하지 않으려는 성향의 가장 큰 원인은 불법 복제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웹툰이나 웹소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클릭 몇 번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에 금액을 지출하겠는가. 일부 불법 사이트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큰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 웹툰의 트래픽을 넘어설 정도로 활성화 돼있고 이 때문에 발생하는 작가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웹툰협회 자문위원을 맡아 관련 업계 분들을 만나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파악한 후, 웹툰의 불법 도용을 막기 위해 개발 중인 기술이 ‘LOCK TOON’이다. LOCK TOON은 콘텐츠를 웹수집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수집할 수 없게 하고, 무단 복제된 웹툰을 통해 누가, 언제 시도했는지 추적하는 보안 솔루션이다. 유저들은 별도의 설치가 없어 이용이 편리하고 서비스 플랫폼에 큰 부하가 걸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리마가 웹툰 시장의 재산 보호와 건전한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STORY PPL과 LOCK TOON이 웹콘텐츠 시장에서 맡게 될 역할은 무엇일까.
“현재 국내 웹소설과 웹툰은 100~500원의 유료 콘텐츠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이 주요 모델이다. PPL의 경우 주호민작가나 조석작가와 같은 대형 작품에서는 집행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외 대부분의 작가들은 유로 콘텐츠를 통한 수익을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TORY PPL은 모든 웹콘텐츠에 또다른 수익 채널을 만들어 줌으로써 작가에게 더 많은 수익 창출과 광고주에게는 보다 효율적인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LOCK TOON은 앞서 말했던 대로 작가의 작품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어적인 역할을 갖게 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STORY PPL을 통해 콘텐츠의 흐름 속에 광고가 삽입된다면, 그것이 불법 사이트를 통해 널리 퍼진다 해도 광고주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LOCK TOON으로 유출을 막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리마는 기본적으로 웹콘텐츠 분야에서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시장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
-STORY PPL 개발 진행상황과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가 궁금하다.
"현재 프로토타입 단계까지 개발됐기 때문에 실제 플랫폼에 적용 사례는 없지만, 중국 시장에서 데모 시연 등을 통해 관심을 보인 중국 웹툰 플랫폼 ‘마이멍’과 서비스 적용을 협의 중이다. 현재 중국 웹툰 시장은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활성화 되고 있는 시장이지만, 유료화가 더뎌 1억명의 독자가 있음에도 매출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많은 중국의 웹툰 플랫폼들이 우리의 STORY PPL과 같은 광고 기술을 통한 수익창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STORY PPL의 경우 한국어와 중국어 콘텐츠를 모두 자동 인식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고 회사 내에도 2명의 중국 직원이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추후 기술이 완성되면 한국과 중국 시장 모두 진출하여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올 한 해 리마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STORY PPL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함과 동시에 서비스를 적용하는 첫 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올해는 리마에게는 중요한 시기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솔루션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윤을 발생시켜 빠르면 올해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구체적인 수익을 떠나 안정적으로 플랫폼을 서비스해 구체적인 성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리마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현재는 웹툰에 집중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영화나 드라마 등 눈에 보이는 모든 영상콘텐츠에 적용 가능한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기술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더 재미있는 요소를 삽입하면서 제작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남겨줄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
-CKL 기업지원센터에 바라는 지원이 있다면.
“업체와 미팅을 할 때 시설이나 외관을 보고 우리 회사를 신뢰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작업 환경에 만족한다. 다만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할 사람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데, 기업지원센터에서 예비창업지원자나 기술 교육을 받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두 그룹을 연결시켜 줄 수 있다면 그들에겐 시장 경험을, 입주해 있는 기업들은 인력 수급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드라마 주인공의 광고가 연이어 편성되는 것, 그리고 야심한 시간의 치킨 광고처럼 ‘상황’과 ‘타이밍’에 맞는 광고는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게 할 수 있는 ‘성공한 광고’다. 리마는 불법 복제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웹툰 업계의 ‘상황’과 전 세계 웹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타이밍’에 등장한 가장 적절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리마의 기술이 전 세계의 소비자들을 열광시킬 ‘성공한 광고’가 될 수 있을지, 그들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yena@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