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뽑은 닮고 싶은 CEO]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소통을 강조하는 혁신가”

입력 2018-05-08 17:09  


화학·정유 부문 1위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소통을 강조하는 혁신가… 신사업으로의 ‘체질개선’에 매진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김준 사장은 사내에서 SK이노베이션의 사명인 ‘혁신(innovation)’을 실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CEO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1987년 유공(현 SK에너지) 석유사업기획부를 시작으로 SK의 여러 계열사에서 굵직한 신사업을 맡아 지휘했다. 그 후 SK에너지 정유부문을 흑자기조로 돌려 세운 공을 인정받아 2017년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으로 선임됐다. SK이노베이션은 그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진정한 혁신은 사내에서부터




김준 사장은 취임 이후 매주 사내 구성원들과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함께 한다. 직원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서다. 본사 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사업장을 방문해 구성원과 소통을 확대하고 신임과장과의 점심식사 등 소규모 대화 기회도 늘리고 있다. 정기적으로 직급별 ‘웰컴 데이(Well-Comm. Day)’도 연다. 이 자리에서 역시 김 사장은 조직의 중간 관리자들과 사원급 직원들 간 소통을 독려한다.  

단 정제된 대화는 지양한다. 김준 사장은 “생각이 정리된 후 말한다면 적정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브레인스토밍으로 가는 첫 단계”라고 말한다. 할 말을 한다는 것은 그 말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고,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실행동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준 사장이 이렇게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는 구성원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소통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소통 사랑’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는 바로 ‘애정통’이다. 애정통은 구성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문제에 답을 내려주는 익명 게시판으로 김준 사장이 직접 설치를 지시했다. 애정통을 통해 ‘사회적 통념’으로 여겨지던 사내 예절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반대로 ‘줄일 말은 줄여야 한다’며 종이 없는(Paperless) 경영을 시행해오고 있다. 관습적인 절차를 타파하고 낭비되던 자원을 생산적인 일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016년 4월, 전사적으로 품의서와 통보서를 폐지했다. 대신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을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덕분에 사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업무 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성장사업 중심… 대규모 투자 단행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해 말까지 30조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배터리와 화학사업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전면 개편한 데 이어 대규모 투자에도 적극 나서며 SK그룹의 경영철학인 ‘딥체인지 2.0(Deep Change 2.0)’를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투자규모도 전기차 배터리 등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같은 3조원 수준으로 유지한다.

김준 사장은 최근 정기주총과 기자 간담회에서 “배터리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필요하면 다른 사업들도 성장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배터리와 석유화학 등에 대한 투자의사를 밝혔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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