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선피디 지선애, 베개씨 최승은, 단대표 이주미 씨
[캠퍼스 잡앤조이=홍효진 인턴기자] 진짜 ‘나’와 만나는 자존감콘서트가 열린다. 올 1월 결성된 자존감 크루는 처음 기획을 생각해 낸 베개씨(최승은, 31)를 필두로 3명의 연사와 피디, 디자이너, 영상 제작자, MC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존감을 잃어버린 이들의 상처를 함께 나눈다는 취지로 콘서트를 기획 중이다.
베개씨, 단대표, 선피디 독특한 닉네임의 의미
자존감크루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난 세 명의 크루원은 닉네임부터 독특했다. 먼저 기획자 베개씨는 ‘최승은’이라는 본명 대신 편안한 이미지의 ‘베개’에서 영감을 얻어 닉네임을 지었다. 단대표(이주미, 37) 역시 이름을 딴 이 대표라는 말이 너무 흔하다는 생각에 세상에서 오직 하나라는 뜻의 '단'을 붙였다. 선피디(지선애, 21세)는 부드럽고 친근한 단어인 ‘선’을 이용해 닉네임을 만들었다.
자존감 크루 기획자 베개씨는 이미 예전부터 ‘자존감살롱’, ‘자존감스피치’ 등을 운영해 온 연사다. 그는 “사람들의 내면에 관심이 자연스레 자존감이라는 키워드까지 오게 됐다”며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손수 한 명씩 크루 인원을 모으기 시작한 그가 처음 손을 뻗은 건 단대표였다. 모바일 앱 ‘자존감 다이어트’을 운영 중인 단대표는 “자존감 다이어트를 통해 자존감과 자신에 대한 인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업을 진행해왔다”면서 “먼저 자존감 콘서트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해준 베개씨에게 오히려 고마웠다”고 밝혔다.
베개씨와 단대표, 두 명의 크루 멤버가 정해진 이후 이들은 자존감 콘서트를 만들어갈 크루원 모으기에 더 집중했고, 때 마침 선피디가 문을 두드렸다. 청소년에게 탭댄스를 지도 중이었던 선피디는 자연스레 아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기회가 많다고 했다. 그는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들도 탭댄스를 배우면서 자신감을 얻고, 더 나아가 자존감으로 이어지는 걸 볼 때마다 뿌듯했다고 말했다.
“어린 친구들을 대하는 일을 하다보니,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게 될 때가 많았어요. 성인보다는 청소년들의 자존감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직업 때문이었죠. 그래서 자존감크루와 콘서트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망설이지 않고 바로 지원했어요.”
자존감 높여주는 이색 콘서트 '자존감콘서트'
이색 행사인 만큼, 7명의 자존감크루가 만들어갈 콘서트의 내용은 특별하다. 오는 6월 23일 열릴 ‘자존감콘서트’는 나에게 편지쓰기, 포토존 촬영 등 직접 체험부터 강연 및 그룹 ‘플레이모드’의 공연까지 다양하게 꾸며진다. 이밖에도 ‘자존감 키트’라는 이름의 굿즈도 제공될 계획이다.
△제1회 자존감콘서트 포스터(사진=자존감크루 제공)
단대표는 “기존의 콘서트는 연사가 주인공이지만 자존감콘서트는 우리가 아닌 청중이 주인공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선피디 역시 “자존감콘서트의 첫 발걸음을 떼는 시작점인 만큼 더 멋진 행사로 기억되고 싶다”며 콘서트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다.
자존감크루는 참여하는 청중과 연사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베개씨는 “500명, 그리고 800명까지 점점 더 많은 이들과 자존감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며 콘서트 기획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연사들의 강연에는 청중들이 사전에 작성한 글에 대한 소통도 포함돼요. 보고 듣기만 하는 기존의 콘서트와는 다른 개념이죠. 아무래도 행사의 키워드 자체가 자존감이다보니 모두가 적극적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어요. 콘서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고,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우고 싶어요.”
이들은 자존감이 낮아 힘든 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자존감과 관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세 명의 조언이 이어졌다.
베개씨 “자존감은 지금 상태로 고착화되는 게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말을 강연 때마다 강조해요. 이 부분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거든요. 오히려 자존감이 안정화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적인 거죠(웃음). 이 자체를 인식하고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단대표 “가장 따끔하면서 확실하게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알려드릴게요. 그건 자신의 단점을 받아드리는 거예요. ‘난 이런 못난 부분을 갖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자신의 단점을 마주 앉아서 받아들인다면 자존감이 낮아지는 게 아니라 더 성숙해지는 단계로 올라갈 수 있어요.”
선피디 “‘저도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2,30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나만 그런가’거든요. 제가 말하는 ‘저도요’의 뜻은 누군가의 고통을 무시하는 의미가 아니에요. 모두가 힘든 건 마찬가지니까 되려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뜻이죠. 서로가 나눈다면 그것 자체로도 힘이 될 거예요.”
hyojin@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