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채호연 대학생 기자]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6월 12일 개막했다. 대학로에서 ‘지탱극’이란 별명으로 사랑 받는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의 작품으로 방대한 원작을 무대에 어떻게 표현했을지 관객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매력을 분석했다.
하나, 끊임없이 교차하는 시공간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100세 생일날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친 알란이 겪는 현재 이야기와 알란이 살아온 과거 이야기가 겹쳐지는 독특한 형태다. 연극의 공간적 배경은 스페인, 중국, 미국, 북한 등으로 알란의 움직임에 따라 쉴 새 없이 변한다. 이는 화려한 무대 전환 대신 그 나라만의 전통 춤과 건배사, 아기자기한 소품을 통해 표현된다. 많은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되지만 무대와 조명, 배우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둘, ‘캐릭터 저글링’과 ‘젠더 프리 캐스팅’
단 5명의 배우가 1인 다역을 맡아 60여명의 등장인물을 소화하는데 창작진은 이를 ‘캐릭터 저글링’이라고 설명한다. 배우들은 모두 비슷한 옷을 입고 이름표만을 바꿔 붙이며 역할 변화를 나타낸다.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오히려 다른 특징을 떠나 인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배우와 남배우가 같은 역할에 더블 캐스팅된 ‘젠더 프리 캐스팅’도 독특하다. 여배우가 남성 역할을, 남배우가 여성 역할을 연기하기도 하지만 희화화하지 않는다. 성별에 구애 받지 않고 그 인물이 하고 싶은 얘기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매력적인 연출이다.
셋, 유쾌하게 인생을 이야기하는 연극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보면 웃음이 난다. 공연 중 연출과 작가에게 힘들다고 투정하는 배우들의 모습과 춤과 노래 등 다양한 볼거리는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누울 침대, 술 한 잔, 식사 한 끼, 얘기 나눌 친구만 있으면 괜찮다는 알란의 말과 고양이 몰로토프와의 따뜻한 교감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155분 동안 알란의 100년 인생을 따라 웃고 울다 보면 저절로 인생과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가장 유쾌하고 발랄하게 던지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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