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리의 다쓰자] ‘입사 후 포부’를 잘 쓰는 노하우

입력 2018-08-24 10:34  


[하리하리의 다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정준 아프리카TV 자소서 전문 BJ] 셰릴 샌드버그를 좋아한다. 그녀는 현재 페이스북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전 직장은 구글이었다. 세계은행에서 일하던 그녀가 스타트업이었던 구글로 이직했다는 것을 들었을 때,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녀를 흔든 것은 에릭 슈미트(구글 CEO)의 전화 한 통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로켓에 올라타세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때에는 많은 충격이 있고 커리어는 알아서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회사의 미션이 별로 얘기가 안될 때에는 정체와 사내정치가 시작됩니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그 자리가 어디 위치했는지 따지지 마세요. 우선 올라타세요.” 

그녀는 구글에 합류했고, 이후 페이스북으로 향한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두 기업 모두를 세계적 규모로 키워냈다.

샌드버그를 예로 들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입사 후 포부’다. 많은 취준생들이 어려워하는 영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 다른 복병 중 하나인 지원동기는 이전 칼럼에서 말한 것처럼 기업/산업군/기술/경쟁사의 현재와 나 사이의 공통점에서 찾아야 한다. 입사 후 포부 역시 지원동기와 같은 범주에서 살펴봐야 한다. 차이가 있다면 이 장르의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 사고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입사 후’는 우리가 아직 겪어 보지 못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항목이 자기소개서에 존재하는 이유를 먼저 체크하자. 기업들은 언제나 미래를 살핀다. 비즈니스가 오늘 잘 된다고 내일 역시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200년이 넘은 기업들은 존경의 대상이 된다. 풍파가 심한 긴 세월 속에서도 제 자리를 지켜 왔다는 것 자체가 사업의 영속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한다고 해서 생존할 수 없다. 주변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더라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게 요즘이다. 시장의 파이는 무한정 커질 수 없고, 기업들은 물리고 물리는 싸움을 지속한다. 그 싸움의 정도는 점점 치열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언제나 미래를 고민한다. 사람을 뽑는 과정 역시 중요한 기업 활동의 일부이다. 자신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뽑으려 할 것이다.

미래를 쓴다고 해서 근거 없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근거 있는 자신감을 풀어 놓아야 인사 담당자들이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 근거가 되는 것은 당신의 경험뿐이다. 나 역시도 취업 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그 때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인사 담당자들은 여러분을 믿지 않아요. 여러분의 경험만 믿어요.” 

그들이 당신을 볼 수 있는 평가 기준은 갈수록 제한적이 되고 있다. 정량 스펙을 보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채용 비리다, 박탈감 조장이다 해서 학벌과 같이 옛날에 직원들을 뽑던 기준은 보기 어려워졌다. (단, 입사 후 이 학벌은 다시 위용을 발휘한다. 이건 입사 전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이런 경험을 했던 내가 당신의 회사에 들어가 일한다면, (너희 회사가 비전으로 추구하고 있는)미래가 현실로 다가올 시간이 더 빨라질 거라는 약속을 기업들에게 한다고 얘기해 주는 편이다. 바로 이 ‘입사 후 포부’ 항목에 말이다. 내가 구글이 되고, 당신이 지원할 기업을 샌드버그로 만든 뒤, 기업에게 당신이란 로켓에 올라타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은 취준생은 당신이란 로켓이 정류장에서 이륙 직전이라고 생각해라. 최종적으로 점검을 끝마치고 난 뒤, 발사하기만 하면 된다. 나로호도 몇 번의 실패를 거쳤다. 그러나 결국엔 발사에 성공했다. 당신이란 로켓도 날아 오르면 그 위에 올라탄 회사가 당신 덕분에 비약적 성장을 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희망을 품고 어서 빨리 글을 써라. 로켓이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글이란 연료를 계속해서 주입해야 한다.

하리하리(이정준, kindoublej@gmail.com) 

LG 서브원에 2년 10개월 재직 후 4월 중순 퇴사했다. 교육에 관심이 많아 취업 이후 200여 명의 친구들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하리하리의 다쓰자’ 개인방송을 운영 중이다. 브런치, 네이버 포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기소개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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