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 정유진 기자]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소위 말하는 불량학생으로 분류됐었죠. 크게 사고 친 후 곰곰이 저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중학교 3학년부터 반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 마이스터고인 경북기계공고에 입학 할 수 있었습니다”
윤동현 군(19세)은 특성화고 진학이 특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군은 “저처럼 공부를 안했던 흥미가 없던 학생이라 할지라도 특성화고는 꿈을 갖게 해주고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갈 수 있는 곳”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특성화고 입학을 통해 자신의 삶을 180도 바꾸게 되면서 지난해 11월 포스코에 입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2019년 2월 경북기계공업고 전기과 졸업예정
2017년 11월 포스코 입사
멘토로 선정된 소감은 어떤가요.
아직까지 형편없는 저에게 ‘멘토’라는 단어는 좀 과분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요.
지난해 11월 포스코에 입사해 연수를 마쳤고 현재는 고등학교 3학년으로 군대 입대하기 위해 토익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영어공부를 하는 이유는 카투사에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포스코에서의 정식 근무는 언제부터 하게 되나요.
현재 입사 예정자로 군대 제대 후 포스코에서 근무할 예정입니다. 포스코는 전역 후 정식으로 출근하게 됩니다. 아마도 2020년 쯤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요.
대학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다른 이유는 없었고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대학 진학보다 취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또한 학교 공부를 등한시 하고 있던 제게 중학교 선생님께서 특성화고를 추천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취업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입사 계기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현대자동차에 지원을 했다가 낙방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기회였던 터라 결과가 좋지 않아 상심도 굉장히 컸습니다. 실패 후 ‘그냥 무작정 목표를 쫓아가는 것 보다 계획을 차근차근 세워 결과를 만들어 가자’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제게 맞는 최적의 근무지를 찾다보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성화고에 진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 연필과 전혀 가깝지 않았습니다. 공부의 기초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3x3=9는 알지만 3x3이 3+3+3인 것은 모르는 그런 셈이지요. 그래서 비교적 시험 난이도가 가벼운 특성화고로 진학하자고 생각했는데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국어, 영어, 수학 등 기본 과목은 배우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특성화고란.
저에게 특성화고는 영화 ‘신과 함께’에 나오는 ‘지옥’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질렀던 죄들, 잘못된 행동, 하지 않았던 공부 등 불리한 여건을 가득 안고 특성화고에 입학하게 되니 제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재판을 받고 벌을 받는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웃음) 그렇지만 그 속에서 자신을 돌이켜도 보고 반성이란 것도 해보게 되고 그러면서 점차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천당에는(?) 도착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제 목표를 위해 좀 더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취업을 위해 어떤 자격증을 취득했나요.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 했다기 보다는 제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노력을 부모님께 보여주기 위해 ▲선반기능사 ▲밀링기능사 ▲조립기능사 ▲금형기능사 등 4가지 종류의 자격증을 보유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자격증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격증은 학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자격증, 입사시험, 자기소개서 같은 것들도 물론 중요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에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을 봤을 때 면접관에게 비쳐지는 제 모습이나 인성검사를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모습들을 가꾸기 위해서 마음수양(?)을 좀 했던 것 같습니다.
최대한 긍정적인 것만 보고 듣고 말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로 내면정리도 좀 해보고 사색할 시간도 가지면서 준비 했습니다.
후 학습을 생각하고 있나요.
물론 대학에 가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사 후 동기들과 선배들 간의 관계가 제게는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입사 후 몇 년간은 업무와 사람들에 집중하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대학 진학을 생각해 볼 것입니다.
특성화고 입학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요.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합니다. ‘일반고 가서 대학가지 뭐하러 고생하노’ 라는 어른들의 이야기들 속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확신이 필요합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요.
인생은 yes 혹은 no 둘 중에 하나입니다. 자신이 생각했을 때 아니면 아닌 거고, 맞으면 맞는 겁니다. 그냥 자신의 도전에 박수를 쳐주세요.
jinjin@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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