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지난 2009년 홍대 공연장을 누비던 4명의 싱어송라이터들이 밴드 ‘소란’을 결성했다. 소란에는 고영배(36세), 편유일(34세), 서면호(36세), 이태욱(30세)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에 20대 청춘을 쏟은 이들은 4계절 매진기록을 올리는 홍대 씬(홍대바닥, 홍대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 대표 밴드가 됐다.
지난해 봄 소극장 장기공연 퍼펙트데이5(Perfect Day5), 여름 콘서트 셰이크(Shake)는 티켓 판매 1분 만에 매진됐다. 또한 대표적인 음악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8’에서 최고의 공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소란은 살빼지마요(1집 natural), 리코타치즈샐러드(2집 PRINCE), 나만알고싶다(3집 CAKE) 등을 통해 감미로운 멜로디와 공감 가는 가사의 곡으로 팬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팬들은 이들의 공연에 ‘나만 알고 싶은 밴드’, ‘역시 소란은 라이브’, ‘소란 공연은 감동 그 자체’라고 말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소란은 2011년 정규앨범 1집을 발표해 정식 가수로 데뷔했으며 매년 정기 소극장 공연을 포함, 페스티벌 등 수 백회에 달하는 공연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대규모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소란을 만나 그들이 걸어온 음악의 길을 함께 되돌아봤다.
멤버 각자 소개해주세요.
고영배 보컬이자 팀을 이끄는 리더입니다. 개인적으로 라디오, 예능출연, 사회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고 있어요.
편유일 팀 내에서 감성적인 드러머로 불립니다. 드럼과 관련한 동영상 콘텐츠, 1인 미디어에 관심이 많아요.
이태욱 팀 막내이자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어요. 멤버 모두 노래·연주 실력이 뛰어난데 저는 기타연주에 자신있습니다.
서면호 밴드에서 베이스를 담당했습니다. 멤버 중 특이하고 엉뚱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에요.
소란의 곡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영배 소란이 싱어송라이터인 만큼 멤버 모두가 작사·작곡해요. 멤버 각자의 음악적 취향, 개성, 경험에 따라 다양한 곡이 만들어져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히트곡보다는 각자의 매력이 느껴지는 곡들이죠.
곡에서 느껴지는 멤버들의 특색은 어떤가요.
유일 저는 감수성이 풍부해서 조용한 분위기의 멜로디, 이별 노래, 슬픈 노래를 좋아해요. 처음에 만든 곡도 처절함이 느껴지는 노래였어요.
영배 전 다정다감한 성격이어서 제가 만든 곡은 달달함이 느껴져요.
태욱 제가 처음 만든 노래 주제는 ‘잠’이었어요. 전 취미가 ‘잠자기’일정도로 잠이 많아요.
멤버들은 서로 어떻게 만났나요.
면호 홍대에서 꾸준히 밴드활동을 해왔는데 데모 곡(가수의 앨범 곡으로 확정되기 전에 모니터용으로 만든 곡, 곡이 수정될 수 있는 상태)을 함께 연주하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데모곡이 마음에 들어서 함께 연주하게 됐어요.
영배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는데 대중음악이 하고 싶어 직접 2~3곡 데모곡을 만들었어요. 이 곡을 함께 공연할 사람을 찾았고 지금의 멤버들을 만났죠.
데뷔 7년차인데 팀 단합 비결이 있나요.
영배 멤버 각자가 가진 장단점, 음악적 취향을 존중해요. 취향은 취향일 뿐 서로 다른 부분을 크게 의식하지 않아요. 각자의 개성이 음악에 묻어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민트페이퍼 제공
가수로 정식 데뷔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나요.
면호 외삼촌이 LP(Long Play Record)판을 갖고 계셔서 음악을 즐겨 들었어요. 그 때부터 밴드에 관심이 생겼고 락밴드를 하고 싶어 밴드활동을 시작했죠.
태욱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어요. 대학에서 실용음악과를 전공했는데 잠자는 시간 빼고 오로지 기타 연습에만 집중했어요. 당시 미치도록 연습했던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지금 그렇게 연습하라고 하면 못 할 거예요.(웃음)
영배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계단이 있다고 생각해요. 연습은 웬만한 노력으로 넘기기 힘든 선, 보이지 않는 계단을 넘어설 정도로 했어요. 또한 연습보다도 더 중요한 경험은 아쉬움이 남더라도 실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해보는 것이죠.
데뷔를 준비할 때 기분이 어땠나요.
영배 뮤지션 기획사의 지원 아래 스튜디오에서 정식으로 음반 작업을 진행하니 새로웠어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죠.
유일 앨범 발매 준비 과정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노래의 일부 리듬가지고도 멤버들과 긴 논의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태욱 그 때는 사소한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였어요. 음반작업에 능숙해진 지금과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죠.
면호 제가 꿈꿔왔던 일이 현실화되니까 너무 행복했어요.
첫 무대에 오를 때 기분이 어땠나요.
유일 첫 공연을 앞두고 정말 떨렸어요. 주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마음을 다졌죠.
태욱 저도 무대에 올랐을 때 긴장을 많이 했어요. 어떤 생각을 해야 긴장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생각했어요. 지금도 난이도 높은 곡을 연주할 때면 떨려요.
공연은 1년에 몇 번 정도 하나요.
영배 날씨가 추운 연 초, 공연 비수기 2~3개월 빼고는 매주 주말에 공연하고 있어요. 직접 세본 적은 없지만 수 백회에 달하죠.
가수되길 잘 했다고 느낀 것은 언제인가요.
유일 팬들에게 선물과 편지를 받았을 때에요. 제가 음악을 좋아해서 밴드를 시작했고 드럼을 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밴드 소란으로 인해 팬들이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했죠.
태욱 페스티벌 공연에서 우리의 노래를 들으며 신나게 호응하는 관객들을 봤을 때 뿌듯했어요. 또한 소란을 모르는 관객들 사이에서 우리 노래를 따라 부르는 팬들을 발견했을 때 행복했어요.
면호 제가 꿈꿔왔던 밴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순간 행복해요.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힘든 시기에는 어떻게 극복했나요.
영배 무슨 일을 하든 힘든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힘들 땐 그 문제를 받아들이고 멤버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요. 이제는 밴드 활동을 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소란 공연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유일 모든 순간이 에피소드라서 하나를 꼽기 어렵네요. 관객이 직접 무대로 올라와 같이 노래하는 이벤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한 멤버 한 명이 딜리버리(delivery) 서비스에 당첨된 팬 1명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것도 즐거웠어요.
멤버들은 쉴 때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나요.
영배 5살 난 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예능프로그램을 즐겨봐요.
유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즐겨봐요. 주제는 게임, 먹방, 드럼 등 다양해요.
태욱 집 거실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창밖 풍경을 감상해요. 집에서 여유의 시간을 갖거나 동네 산책을 즐겨요.
면호 인터넷에서 음식 레시피를 찾아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맛집을 탐방하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멤버 각자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영배 이제껏 해온 것처럼 공연을 꾸준히 하면서 전국 투어, 대형 스타디움에서의 소란 단독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예능프로그램에 계속 도전해보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매주 모든 예능프로그램을 챙겨볼 정도로 좋아했거든요. 최근 출연한 KBS 1박2일 프로그램 출연도 즐거운 경험이었죠. 기회가 된다면 MBC 라디오스타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유일 저는 지금까지 곡 1개를 만들었어요. 앞으로 작사·작곡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중·고등학생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소란 멤버 모두 이젠 인생을 걸지 않아도 충분히 음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어요. 혼자 생각만 하지 말고 실제로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다면 그 때 받는 스트레스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누구보다 잘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하는 것에 집중하세요. 꾸준히 자신만의 속도로 길을 걷다보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kih0837@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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