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률 등 '3관왕' 농협대 종합 1위…
- 취업·창업에 전략적인 특성화 대학 강세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취업·창업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전문대학들의 특징은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에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전문대학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농협대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울산과학대, 동아방송예술대, 조선이공대 등 학교의 특색에 맞게 전략을 짠 특성화 대학들이 나란히 상위권에 랭크된 점이 이를 뒷받침 했다.
학생과 함께 전략적으로 1위 농협대
농협대는 취업률, 유지 취업률, 학생당 창업전용 공간 규모 평가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며 전문대학 종합 평가 1위에 올랐다. 농협대가 압도적 선두였던 이유는 농촌 개발과 농협에 최적화된 인재를 실무 교육 중심으로 양성해, 실제 농협 취업으로 이뤄지는 결실을 봐온 덕이다. 농협대의 취업률은 95.1%, 유지 취업률은 93.5%로 전문대를 통틀어서 가장 높은 수치다.
학생당 창업전용 규모 평가는 교내에 직접 경작을 하고, 협동조합을 창설·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남기포 농협대 취·창업종합지원센터 총괄 처장은 “지역연구 중심으로 교육 계획을 짜서 도 단위 등 지역별로 학생을 나누고 또 거기에 맞는 전임교수를 배치한다. 실습도 해당 지역에서 직접 하는 것이 지역 조합 취업을 위한 전략중 하나”라고 밝혔다.
매년 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11건 이상의 특허 출원 실적을 내고 있는 울산과학대는 창업과 취업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아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졸업생이 1000명 이상, 2000명 미만인 대학의 규모별 유지 취업률은 74.01%로 2위였고, 창업 학생수는 5위, 학생당 창업지원액은 12위로 다방면에서 상위권이었다. 창업의 경우 성과도 있다. 학생들이 낸 특허로 중소기업과 기술 이전 협약을 맺고, 특허 제품의 판매액 3%를 수입으로 받았다. 또한 대구, 경북, 강원, 부산, 울산, 경남을 통틀어 살펴봤을 때에는 울산과학대가 종합 1위 대학으로 올라, 권역 우수대학임을 증명했다.
창업에 강한 유한대·인덕대·조선이공대
3, 4위에 오른 유한대와 인덕대는 모두 창업관련 부문에서 눈에 띄는 지표를 보였다. 3위 유한대는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이 5위로 높았고, 이를 반영하듯 창업 학생수는 1위였다. 4위 인덕대는 학생당 창업지원액 1위, 창업 학생수 7위, 학생당 창업전용공간 규모 9위로 창업관련 3개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 됐다.
인덕대는 학생창업자를 발굴하기 위해 국고의 지원이 없던 시절에도 꾸준히 창업관련 비용을 학생들에게 지원해왔다. 이지동 인덕대 창업지원단 팀장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초기창업자금은 교비로만 500만 원을 지원하고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과적으로 학생 창업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무선RF통신을 이용한 교육용 로봇 업체 프로보는 2015년 류제홍 대표가 인덕대 재학시절 창업 동아리에서 키웠던 아이템을 학교의 지원 아래 발전시킨 회사다. 지난해 기준 매출이 40억 원일 정도로 짧은 기간 안에 내실도 다졌다.
△ 창업지원 전문 멘토단으로 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조선이공대 (사진제공=조선이공대)
충청, 호남, 제주 권역에서 창업 학생수 1위였던 조선이공대는 전지역 창업 학생수 순위는 2위로 유한대 보다 한 단계 낮았다. 하지만 학생당 창업전용공간 규모가 7위에 오르는 등 창업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종합 순위는 7위에 랭크 됐다. 조선이공대는 창업지원 전문 멘토단을 구성해 창업을 구상하는 멘티와 이를 이끌어주는 멘토가 1대 1로 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 2017년도 사업자 등록 기준, 16건의 창업을 이뤄냈다.
‘취·창업률 저조한 예술대’는 편견, 동아방송예대
예술대는 취업과 창업에 취약할 것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동아방송예대는 종합순위 6위에 올랐다. 동아방송예대는 조선이공대와 함께 창업 학생수 2위, 학생당 창업 지원액은 8위에 올라 창업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일반적으로 예술대는 음악, 미술, 연기 등의 진로방향 때문에 4대 보험을 취득하는 취업자가 타 대학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상위권인 20위권 내에 계원예술대(17위)도 랭크되어 이와 같은 현상이 다소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동아방송예대는 낮은 취업률과 창업률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의 진로에 맞는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인 콘텐츠 시대인 만큼, 학생이 지적재산권을 통해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방식 등이다. ‘1인 예술가 채용 오디션’은 동아방송예술대가 음악 배급사 미러볼 뮤직과 함께 학생들의 음악을 엄정하게 심사하고, 이를 통해 음반 제작부터 홍보, 유통까지 음반 발매 과정을 돕는다. 또한 학생이 프로덕션이나 방송국에 취업하는데 그치지 않고 프로덕션을 직접 창업하도록 돕고 있다.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시장이 확대되면서 개인 프로덕션에 대한 수요가 넓어진 결과다.
△ LG U+의 자회사 위드유에 2018년 기준, 한국복지대 18명의 학생이 취업했다 (사진제공=한국복지대)
국공립 1등 한국복지대, 종합 순위서도 8위 선전
학교를 유형별로 살폈을 때, 국공립 전문대 중에서 1위는 한국복지대다. 유형에 상관없이 전체 순위에서는 8위로 역시 상위권에 랭크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당 대학은 2018년 기준 재학생 33%(222명)가 장애인으로 장애학생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복지대는 대기업인 삼성SDS의 자회사 오픈핸즈 그리고 LG U+의 자회사 위드유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장애 학생들을 취업시키고 있다. 이창원 한국복지대 취업지원센터 팀장은 “2018년 기준 오픈핸즈에는 11명, 위드유에는 18명의 장애 학생이 입사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자 수에 따라 일정 비율 장애인 고용의무를 가진 기업과 학교의 상생이 학교의 취업률 상승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복지대 외에도 보건, 간호 등 일반적으로 높은 취업률을 보였던 특성화 대학들은 역시 취업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에 대거 올랐다. 대표적으로 경북보건대는 취업률 4위, 학생당 창업지원액 2위로 전체 순위 5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춘해보건대(12위), 대구보건대(14위)가 20위권 안에 머물며 저력을 보였다.
상위권 내 유일 여자대학, 한양여대
탄탄한 산학협력을 통해 취업과 창업을 적극적으로 돕는 대학들도 있다. 나란히 9위와 10위에 오른 한양여대와 경복대가 그렇다. 경복대의 경우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기업과 기관수만 5500여 곳이 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학생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한양여대는 산업체와 연계하여 현장중심 수업을 통해 실무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 순위에서 6위에 오른 한양여대는 전지역 종합 순위에서는 3단계 아래인 9위였다. 그러나 해당 대학은 상위 20위권 내에 진입한 유일한 여대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한양여대가 가장 높은 지표를 보인 부문은 창업 학생수로 동아방송예대와 조선이공대의 뒤를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윤미경 한양여대 취창업지원센터장은 “매년 좋은 성과를 거둔 프로그램은 해외취업 연수과정인 케이무브(K-move)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로 간 누적 251명 전원이 싱가포르의 특급 호텔 등에 취업했다”고 밝혔다.
창업 교육프로그램은 원스톱화 시켜 아이디어부터 창업까지 막힘이 없도록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장점이 극대화 된 케이스가 교수와 학생 그리고 산업체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낸 공동브랜드 ‘하이유’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하이유 브랜드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로, 누구든 창업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학교가 나서서 구축한 것이다.
2018 한경 대학 취업·창업 역량 평가는?
캠퍼스 잡앤조이와 한국경제신문이 함께 분석한 ‘2018 한경 대학 취업·창업 역량 평가’는 일반대학 162개와 전문대학 133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 지표는 취업률(20점), 유지취업률(20점), 현장실습 참여학생 비율(10점), 창업 학생 수(15점), 학생당 창업지원액(10점), 학생당 창업전용공간 규모(10점),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5점), 비교과 창업활동 참여학생 비율(10점) 등이다. 점수 산출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이며, 대학정보공시 기준연도는 취업률, 유지취업률은 2017년, 나머지 항목은 2018년이다. 2018년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빠진 30개 대학과 별도 설치법 5개 대학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moonbl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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