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 서성희 대학생 기자] 20대의 목소리를 모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 북을 제작하는 ‘반가운 목소리’ 프로젝트. 전문 성우나 아나운서가 아닌 다양한 청년이 모여 만드는 이 오디오 북 제작 프로젝트에 대학생 기자가 직접 참여해 봤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현장을 전하기 전에, ‘반가운 목소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청청청’의 김민아 대표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김민아 '청청청' 대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가운 목소리’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20대 시민들이 오디오 북 제작 봉사에 참여하며, 자신의 숨은 재능을 찾고 힐링도 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청청청’은 어떤 단체인가.
“ ‘청청청’은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문화’라는 뜻이다. 2018년 3월 14일에 정식 허가를 받은 청년 문화 기획 비영리단체다. 청년들이 스스로를 찾고 자아를 발견해 갈 수 있도록 청년 문화행사를 추진하고, 모임 및 운영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전문 성우 또는 현직 아나운서 대상이 아닌 평범한 20대를 대상으로 오디오 북 성우를 모집했다.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지고, 읽는 게 미흡할 수 있는데 이런 어려움을 감수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이유가 있는가.
“책마다 개인이 전할 수 있는 감성이 다르기 때문에 20대의 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되는 재미와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
다양한 봉사가 있는데 오디오 북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전에 경기도 시각 장애인 복지관과 연계하여 활발히 활동 중인 청년 봉사동아리 '자몽청'의 지원 요청을 받아 청년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성 봉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때의 경험을 살려 봉사 경험이 적은 사람들에게도 재미있는 봉사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 책을 통한 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가.
“오디오 북이 전해지기까지 6주 또는 8주의 시간이 걸린다. 전문 도서부터 소설책, 청소년 학습서까지 낭독할 책을 결정하여 전문강사와 함께 낭독특강 및 발성법, 독서법 등을 트레이닝 받는다. 이후 시범 녹음을 거쳐서 선발된 인원들이 본 녹음을 하여 오디오 북을 완성한다. 완성된 오디오 북은 시각 장애인 복지관 또는 협회에 기증한다.”
직접 참여해 본 '반가운 목소리' 녹음기
오디오 북에 참여하기 위해선 책에 대한 생각부터 발성까지 다듬어야
‘반가운 목소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신청서류 그리고 텍스트를 낭독하고 이를 녹음한 파일을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선발된 인원 60명은 OT에서 처음 마주하며 친목을 다지고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모두가 오디오 북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향후 테스트를 거쳐 정식 녹음을 할 인원은 20명으로 추려진다.
△ OT에 참석한 모두가 오디오 북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발을 다시 한 번 거쳐, 20명의 합격자들만 정식 녹음에 참여할 수 있다.
OT 후에는 낭독과 보이스 트레이닝 특강에 필수로 참여한다. 4일 진행된 낭독 특강에서는 책을 함께 읽어보며 책의 내용에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됐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독특했던 것은 마치 책의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듯 서로 역할을 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처음의 어색함이 무색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책 내용에 빠져들어 재밌는 이야기를 열심히 나누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7일 진행된 보이스 트레이닝에서는 성악을 전공한 발성 전문 강사를 초청해 발성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교육 받았다. 높은 텍스트 전달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녹음을 할 조를 나눴고 11일, 총 세 명의 조원과 모여 드디어 시범 녹음을 진행했다. 시범 녹음 텍스트는 ‘미운 아기 오리’였다. 조원과 함께 녹음과 피드백을 번갈아 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온전히 녹음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이 녹음본에서 생동감과 텍스트 전달력 등을 종합 평가하여 본 녹음에 참여할 인원 20명을 추렸다.
△ 본 녹음에 참석한 봉사자들
22일 망월사 역 근처 녹음실에서 ‘미운 아기 오리’의 정식 녹음이 진행되었다. 선발을 통과한 오디오 북 봉사자들과 엔지니어 등이 참석했고 역시 테스트를 통과해 본 녹음에 참석할 수 있게된 필자는 내레이션을 맡았다. 녹음은 아기오리, 기러기 등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과 함께했다. 전체를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의 한 장씩 끊어서 만들어 나갔기에 신중함이 더해졌다. 그간 배우고 익힌 것들을 십분 발휘해 전문 성우처럼 많은 디테일을 살리는 것이 녹음의 관건이었다.
그 날의 MVP는 아기오리를 맡은 참여자였다. 쓸쓸하면서도 약간의 분노가 섞인 “모두들 나를 싫어해”라는 대사에 생생한 감정이 실렸다. 서로가 전문 연기자처럼 메소드 연기를 하고 있다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훈훈했다. 녹음이 끝나고 함께 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에게는 소감을 물었다. 대부분이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행복해 할 사람을 생각하면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1월 초에는 동화가 아닌 다른 책을 녹음하는 2차 녹음이 진행될 예정이다. ‘반가운 목소리’는 2019년에도 이처럼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moonblue@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