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남민영 기자] “부산 경남 지역이 조선·제조업 기반인데 경기가 좋지 않아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어요. 더불어 청년 취업난도 심해졌고요. 사실 지방에 있는 청년들이 수도권에 비해 취업하기가 더 힘듭니다. 그래서 '청년들을 위해 뭘 하면 좋을까'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다 취업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됐죠. 큰 도움이 될 진 모르겠지만 마사회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도 갖고 취업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30여년 넘게 한국마사회에 근무 중인 정형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본부장은 지난해 5월 이곳으로 부임했다. 순환 근무 제도를 운영 중인 마사회 특성상 서울 본사, 제주 본부를 거쳐 부산으로 오게 된 정 본부장은 부임 첫 날부터 풀어야할 숙제를 떠안았다.
“아시다시피 저희가 재작년에 큰 일이 있었습니다. 특별근로감독을 받으면서 1년 간 직원들도 많이 바빴고 힘들어 했어요. 그래도 해야 할 일이니까···”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 증진과 부산·경남 지역 사회의 활성화를 위해 정 본부장은 ‘청년 취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산경남지역본부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침체돼 있는 부산·경남 청년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첫 시도였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정형석 본부장을 ‘렛츠런 파크’ 부산경남 본부에서 만났다.
△정형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본부장.
한국마사회 부산경남 지역본부와 관련해서 따뜻한 소식이 많이 들린다. 그간 무엇 때문에 가장 바빴나.
“대내외적으로 상생, 소통, 신뢰 강화를 위한 ‘부경본부 혁신 방안’을 계획하여 실행하고 검토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2018년 5월 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부경본부를 새롭게 거듭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었다. 혁신방안은 ‘즐거운 놀이 문화와 지역상생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라는 미션을 수립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80개의 세부추진 과제 중 지난해 12월 말까지 72개(90%)를 이행 완료 했다.”
부경본부는 청년 교육 지원, 소외 계층 독려 등 다양한 면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나.
“공공기관인 한국마사회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며 평소 공공기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의 속성을 가져도 수행 업무의 사회적 파급효과와 공공성에 따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공공기관들은 사회적 책임과 국민 생활 개선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운영 되어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부산과 경남의 중간에 위치한 부경본부는 부산과 경남의 일반 시민과 소외 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고 생각하며 본부를 이끌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고, 각자의 강점이나 성과가 있는지 알고 싶다.
“대표적 지역상생 사례는 ‘말타는 아파트 놀이터 사업’이다. 부경본부가 직접 지역 아파트 단지에 말을 데리고 찾아가 아이들에게 승마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꽃마차 포토존, 미니호스 체험존 등을 운영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에서 선정한 ‘공공기관 혁신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또한 자연 생태학습장 ‘토마빌리지’를 활용한 아동 체험 프로그램, 즐길 거리가 부족한 노인들의 건전한 여가를 지원하는 사업 등도 진행했다. 이밖에도 지역 예술인을 지원하는 ‘아트호스 프로젝트’와 ‘예술인 일자리 지원 사업’이 진행되어 지역 예술 부흥과 문화 전파에 기여했다. 사회적 눈높이에 부합하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고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에서 진행한 청년 취업 프로그램.
그 중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인상 깊었다. 청년실업에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나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마사회 부경본부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결코 녹녹치 않다. 지역 경제가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어, 공업 종사자가 대부분인 지역 특성에 따라 국가적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사업 매출과 렛츠런 파크 입장인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마사회도 이렇게 힘든데 실업난에 지역 경기 침체까지 보태진 우리 지역 청년들은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들어 지역 대학생들에게 마사회가 도움이 돼야겠다고 판단했다.”
구직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특히 마사회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을 것 같다.
“근로시장의 유연화 등 급변하는 기업 경영 환경 속에서 정년이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기관은 많은 대학생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로 비춰지는 것 같아, 입사를 희망하는 학생이 많다. 경상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됐던 지난해에는 직접 현장을 찾아 학생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회생활 선배로서 그리고 자녀를 둔 부모로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의 등을 직접 토닥거려 주고 싶었다. 평소에 접하지 못한 공공기관 취업정보와 노하우를 제공했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참여 학생 모두가 진행자의 한마디 한마디를 받아 적고 사진을 찍고 질문하며 열성적으로 참여 했다.”
올해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부산시 교육청에 2천만원의 교육기부금을 전달했다. 교육이나 취업 등의 문제에 유독 깊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국가의 미래라는 자명한 사실 외에도 우리지역에서 오랫동안 자라고 생활하면서 부경본부와 함께 할 교류할 사람들이 바로 학생들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부경본부가 보유한 말산업 인프라로 학생들의 진로 설계, 정서함양 등 교육까지 지원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창조경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경본부는 매년 600억원에 가까운 지방교육세를 납부하고 있으며, ‘말·체험·교육’을 결합한 교육기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교육청과 함께 ‘말 산업 직업체험 프로그램’ 운영하여 지역 학생들에게 미래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교육청에서 지역 교육발전에 공헌한 기업에게 수여하는 ‘교육메세나탑’을 2012년 이후 7년 연속 수상했다.”
마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알리고 홍보한다고 보여진다. 마사회는 어떤 인재를 선호하나.
“지금과 같은 무한 경쟁 시대에는 기업의 영속을 이끌 수 있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또 기업은 여러 사람이 모여 구성되는 인적 조직인 만큼 다른 조직원을 존중하고, 직분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수행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한국마사회는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공기업이며 국민의 여가선용과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공직 복무자로서 사명감과 청렴한 마음가짐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 할 수 있다.”
올해도 이런 프로그램들이 유지되거나 혹은 더욱 늘어날지 궁금하다.
“지난해에는 지역에서 신뢰받고 지역주민이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부경본부가 중점 추진했던 혁신방안은 많은 성과가 도출 됐다. ‘말타는 아파트 놀이터 사업’을 하며 주민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들을 들었고, ‘취업 서포팅 사업’을 하면서 지역 대학생들로 부터 응원의 목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2019년에도 한국마사회 부경본부의 사회적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한 세부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한국마사회 부경본부를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가.
“올해는 지역과 함께 하는 사업들을 더욱 고도화 시키고 싶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역 소외 아동을 대상으로 밴드를 구성하고 공연하여 꿈을 키워주고 부산·울산·경남 사회적기업 박람회를 개최하여 지역 경기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말산업 인프라를 개선하여 국민생활 속 마문화도 확산시킬 예정이다. 특히 지역 청년들을 위한 ‘공공기관 취업서포팅 사업’은 대학교와 협업을 강화하여 학생들의 취업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다. 학기 초 본사 인사부와 함께 학교로 찾아가서 학생들이 취업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는 취업설명회를 개최하고, 공기업 취업 컨설팅을 제공함은 물론 직장체험과 봉사활동 참여 기회까지 제공하여 지역 대학생들의 공공기관 취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게 조언의 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한국마사회에는 주말이 되면 수천명의 청년들의 경마진행 스텝으로 참여하고 있다. 작년 5월 부경본부장으로 부임한 이후 현장에서 많은 지역 청년들을 만나고 느낀 점은 그들이 대부분이 순수하고 성실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쏟아지는 취업난에 대한 우려 섞인 보도와 지방대생이라는 좌절감이 보태져 자신들 속에 깊이 내제되어 있는 장점들은 보지 못한 채 한 없이 움츠러들어 있다. 그 시간을 먼저 거쳐온 선배로서 ‘이 세상에 젊은이라는 것보다 강한 힘을 가진 것은 없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젊기 때문에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젊기 때문에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부산과 경남 그리고 우리나라 모든 청년 여러분, 당신은 충분히 할 수 있다.“
khm@hankyung.com
[사진 제공=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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