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기 위해서 책 읽고 생각하는 것이 도움 돼" 이보라 기자의 현실적인 조언

입력 2019-03-20 14:11   수정 2019-04-0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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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 = 남민영 기자 / 정윤지 대학생 기자] 한국기자협회는 협회에 등록된 기자만 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제는 사람뿐만 아니라 AI까지 기사를 쓰는 시대가 오면서 기자는 사람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쏟아지는 정보와 뉴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된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류 속 비주류를 찾아 보도하는 5년차 이보라(33) 경향신문 모바일팀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자가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대학 때부터 막연하게 기자를 꿈꿨다. 뻔한 이야기지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 글 쓰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또 사회를 보다 살기 좋게 변화시키고 싶었다. 더불어 언론사 입사는 대기업 등 사기업보다는 성별, 학력 등으로 차별을 덜 한다고 생각 돼 언론사 입사에 ‘올인’하게 됐다.”






언론고시가 기자가 되기 위한 가장 큰 문턱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먼저 스터디 모임에 가입해서 생활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했다. 스터디를 통해 꾸준히 신문을 읽고 상식을 공부하고 글을 썼다. 또 앉아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턴 등 실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언론사에서도 인턴 경험을 일정 부분 중요하게 보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인턴으로 적성을 확인해볼 수도 있다. 나는 한 경제지에서 6개월간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했다. 이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취업이 돼서가 아니라 다양한 기사를 쓰면서 기자 일이 재밌고 적성에 맞는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기사가 처음 나갔을 때 외부로부터의 반응과 변화가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 이보라 경향신문 모바일팀 기자. 

기사를 쓰고 취재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기사의 영향력이 적지 않은 만큼 이 기사가 나간 뒤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취재원이나 기사에 나온 대상이 피해를 입지는 않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가 송출되면 공익에 부합하는지 등 윤리적인 부분들을 고민하는 것이다. 기사는 사기업의 상업적 콘텐츠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회적인 공공성을 강하게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취재현장이 있다면.

“한 지방대 체대 학생들의 학교폭력 사건을 제보 받았을 때다. 체대 학교 폭력은 워낙 만연해 기사거리가 안될 수도 있지만, 상황이 심각했고 당시 중·고등학교 학교 폭력이 이슈가 됐던 터라 대학까지 폭력이 무방비로 노출 돼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다. 기사가 나간 뒤 해당 대학에서 폭력을 행사한 선배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또 폭력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던 예비역 모임도 해체됐다. 그로 인해 학생들은 이전과 달리 폭력을 겪지 않아서 고맙다고 전해오더라. 기자 일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좋은 변화를 일으킨 것 같아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

기자가 되고자 하는 많은 학생에게 조언한다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반복되고 안정적인 업무보다는 매일 다르고 역동적인 업무를 하길 원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잘 맞을 것 같다. 일간지 기자의 경우 매일 다루는 업무가 달라지는 만큼 매일 새로움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부서도 길게는 몇 년마다 한 번씩 바뀌는데, 기자들은 이럴 때 재입사를 한 것 같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취재 영역이 계속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본인이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어떤 기자가 될지 방향성과 철학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만두지 않고 지치지 않고 오래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다. 사건을 누구보다 가장 처음 캐내는 기자가 되고 싶은지, 글을 잘 쓰는 기자가 될지,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기획형 기자가 될지, 어느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기자가 될지 등 본인이 추구하는 기자는 어떤 기자인가를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 뒤에 기자가 되면, 아무 생각 없이 일하는 게 아니라 직업의식을 갖춘 ‘언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보라 기자의 취재수첩.


기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될만한 활동이 있다면 무엇일까.

“책을 읽고 생각을 많이 해보면 좋겠다. 막상 기자가 되면 입사 전 만큼 여유 있게 책을 읽고 생각해볼 시간이 확실히 적어진다. 뻔한 이야기지만 입사 준비를 하며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다보면 기자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좋은 밑거름이 될 거다. 특히 언론사 입사에서 눈에 띄는 글을 쓰려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쓰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책과 토론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직업의식을 갖춘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 하고 있는 노력은 무엇인가.

“남의 글을 보고 좋은 점들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같은 회사나 타사의 선후배들의 기사나 칼럼을 보며 다양한 시각과 표현, 논리 전개 방식 등을 받아들인다. 좋은 기사나 칼럼은 개인 SNS에 저장해둔다. 또 블로그에 일기처럼 개인적인 글을 쓰면서 나만의 시각과 관점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남들이 관심이 적은 이슈라도 내가 관심이 있는 이슈라면 내가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에 대한 수요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된 분야나 소재를 글로 계속 기록하고자 한다. 계속 미디어 형태가 바뀌고 있는 만큼, 기사 내용을 어떻게 하면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젊은 층은 유튜브가 네이버보다 익숙해진 만큼 영상을 통해 기사 내용을 구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어떤 것인가.

“남들이 많이 이야기하지만 놓치는 지점들, 다수가 아닌, 잘 보이지 않는 소수의 이야기를 좀 더 기사로 담아보고 싶다. 사회가 항상 정답과 기준을 요구하며 다수, 주류의 이야기만이 넘쳐나는데 그것에서 벗어난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 사회가 좀 더 다양성을 가지고 숨통 트이는 곳이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

moonblue@hankyung.com

[사진 제공=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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