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이 있는 그곳, 독립서점의 생존법

입력 2019-03-20 17:46   수정 2019-03-20 22:08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지효준 대학생 기자] 대형서점과 달리 독립출판물만 판매하는 독립서점들이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성행하는 듯싶더니 최근 얼마 가지 않아 폐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인스타 감성의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독립출판물 특유의 매력 때문에 2030대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긴 하지만 인증사진용으로 방문할 뿐, 정작 책은 구매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가는 손님들이 많다. 물론 독립서점이라는 매력적인 공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지만 정작 서점의 본질이 변해 그저 방문하기 좋은 관광지가 되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틈새시장은 존재하는 법, 이색적인 콘셉트로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서점들이 주목받고 있다.

디자이너 출신 주인 덕에 전문서적 메카로 거듭난 ‘땡스북스’ 





△땡스북스.


땡스북스는 홍대 앞 20~30대 직장인, 홍대 앞거리에 많이 포진해 있는 출판, 광고, 기획, 디자인, 문화예술계인들이 주로 찾는 독립서점이다. 여느 서점과는 달리 책 큐레이션을 선정하는 방식이 독특한데, <금주의 책>, <땡스,초이스>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겉과 속이 같은 책, 디자인과 콘텐츠가 잘 어우러지는 책을 선별하고 있다. 또한 매장 규모가 커 책 종류도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서점 주인이 디자이너라 편집이나 디자인 관련 책은 하나같이 독특하고 세련된 책으로 가득 차 있다. 홍대 근처라는 지리적 요건 때문에 임대료가 높다는 불안요소를 늘 안고 있지만 땡스북스는 그 위험을 이겨내고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퀸마마마켓 내 파크(PARRK) 서점을 추가 오픈했다. 

대학생 방문율 40%··· 대학생,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Beleben’ 





Beleben.

이태원 해방촌에 위치한 Beleben 서점은 외국잡지와 90년대에 볼 법한 동화책들이 많이 비치돼 있다.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레트로 감성에 최적화 되어 있어 다른 연령대보다 대학생의 방문 비율이 약 4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지역 특성상 외국인 고객도 많이 방문하는 편이다. 또한 한 달에 한 번씩 콘셉트를 바꿔 손님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데, 비인기분야의 책들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콘셉트로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독립서적 외 디저트로 승부한 ‘서른책방’





△서른책방.

수원 망포역 부근에 위치한 서른책방은 지난해 서른이었던 공동대표가 운영하는 독립서점이다.  오픈한 지 1년 남짓된 이 곳은 이미 수원 쪽에서는 인지도가 높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요 고객 연령층은 지역 주민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하다. 서른책방의 특징은 바로 디저트다. 디저트 때문에 방문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사장이 직접 공들여 만드는 디저트가 인기다. 여기에 타 독립서점들과 달리 테이블을 많이 비치해 고객들이 부담 없이 카페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땡스북스, Beleben, 서른책방 운영현황


서점 

오픈년도 

주고객층 

취급도서 

위치 

특징 

땡스북스

2011년 3월 

 2030 대학생 및 직장인

모든 서적 취급 

합정역

책 큐레이션 방식
(스텝들이 직접 선정) 
<p >Beleben

2017년

그림책, 외국잡지

이태원 해방촌

매달 콘셉트 변경

 서른책방

2018년 1월

에세이, 잡지 등

수원 망포역

독립서적 외 디저트 판매 


“독립서점에는 개·취(개인의 취향)를 느낄 수 있어 좋아요”

다양한 이유로 독립서점을 자주 찾는 김지원·김주향 씨를 만나 독립서점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Q. 독립서점은 언제, 어떤 계기로 접하게 됐나.

김지원: 2015년 겨울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진열돼있는 상품으로 처음 보게 되었다. 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데 독립출판물의 책 디자인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책 디자인을 보기 위해 독립서점을 처음 다녔다. 그러다가 독립출판물의 매력과 독립서점의 분위기에 빠졌다.

김주향: 애초에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출판에 관심이 많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독립출판에 대해 알게 되었다. 독립출판은 자기만족으로 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독립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독립서점의 존재까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Q. 독립서점을 자주 방문하는 이유가 있다면.  

김지원(대학생): 독립서점은 대개 따뜻하고 포근하다. 그 특유의 분위기가 내 취향과 맞았고 그 공간에 있으면 쉬는 느낌, 위로받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방문하지 않나 싶다.

김주향: 대형 서점에서 다루지 못하는 마이너한 취향이나 체계가 정교하지 못한 아마추어스러운 책들을 팔기 때문인 것 같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책을 구입하는 게 계속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다.

Q. 독립서점의 매력은 뭔가.

김지원: 그 어떤 매장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있다. 그리고 소수만 제작되는 독립출판물들이 빼곡히 진열 되어 있는 난잡함이 보고 좋다.

김주향: 독립서점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독립출판물’이라 생각한다. 대형 출판사가 찍어내는 여느 책과는 다른 ‘개인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매력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개인의 취향이 한껏 들어가 있다는 말이다. 독립서점은 대표 진열대에 책을 놓는 조건으로 홍보비를 요구하지 않는다. 진열은 서점주인의 마음이다. 그곳에 놓이는 출판물들도 작가의 취향인 것이다. 개인의 취향이 존중되는 곳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런 장소 중 하나가 독립서점이기에 자주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들로 대형서점이 아닌 독립서점을 찾는 손님들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에 비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자의 이색적인 콘셉트가 있지 않으면 좀처럼 살아남기가 어렵다. 인터뷰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해나가고 있는 서점주인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을 통해 다시 한 번 독립서점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종이활자 책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굳건하게 서점을 지켜온 주인 분들의 노고가 아니라면 독립서점은 버텨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소비자들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잔은 꼭 사듯이 독립서점을 방문할 때는 책 한권은 구매하는 것이 매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주체적인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독립서점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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