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캠퍼스 광장…대학생의 일상을 바꾼 ‘미세먼지’

입력 2019-04-23 17:32   수정 2019-05-24 16:57




△미세먼지가 심한 날 텅 빈 광운대 노천극장의 모습. 사진=김재혁 대학생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김재혁 대학생 기자]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대학 캠퍼스 분위기도 바꿔 놓고 있다. 등교길 마스크를 낀 학생들의 모습은 이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봄이 찾아왔지만, 캠퍼스 야외 벤치에 앉아있는 학생을 손에 꼽을 정도다. 미세먼지로 대학생들의 일상이 변하고 있다. 

류창덕(광운대 행정학·25) 씨는 “예전에는 학교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어 벤치에 앉은 자리가 없었다”며 “요즘에는 광장은 텅 비었고, 오히려 도서관 자리가 꽉 차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신정우(광운대 행정학·25) 씨 역시 “새내기 시절에 동기들과 놀던 노천극장이 텅 빈 것을 보면, 미세먼지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광운대 커뮤니티는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글이 인기 글로 채택됐다. 신 씨는 “예전과 달리 지금 학생들에게 미세먼지는 이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대학생들의 소비패턴도 바꾸고 있다. 배달음식 이용률 증가도 그중 하나다. 대학교 주변에서 자취 중인 차은상(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과·25) 씨는 “미세먼지 예보 발령 시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배달음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관련 제품 소비도 늘었다. 일부 대학생들은 ‘안티 폴루션(Anti-pollution, 공해 방지)’이라 불리는 기능성 화장품을 구매한다. 최근에 이 제품을 구매한 김보경(숭실대 평생 교육학·22) 씨는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다. 미세먼지가 피부에 미치는 안 좋다고 해 ‘안티 폴루션’ 화장품을 새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도 미세먼지에 대처하고 있다. 일부 대학 교내 보건실에는 마스크를 배치돼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광운대, 삼육대, 숭실대 등은 미세먼지가 심한날 알림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마스크 공동구매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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