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유형별 합격 포인트] 전지적 면접 참견 시점, “누가 면접 탈락하는 소리를 내었어?”

입력 2019-04-30 16:48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어떤 회사든 구직자가 왜 면접에서 떨어졌는지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이럴 때 요즘 역주행 인기를 맞이한 궁예의 관심법을 사용해 면접관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번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부적이라도 써야하는 것 아닐까”하며 정신승리하고 있는 당신을 위한 특급 면접 솔수션을 준비했다. 누구인가? 누가 면접 탈락하는 소리를 내었어?



#롤플레잉 면접

“갑자기 돈 빌려달라는 승객, 어떻게 할까요?”

실무진 롤플레잉 면접에서 승객 역을 맡은 면접관이 “내가 비행기에서 내려서 집까지 갈 차비가 없다며, 돈을 좀 빌려줄 수 있냐”며 물었다.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생각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미소를 잃지 않으며 최대한 승객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먼저 보였다. 이후 승객에게 자초지종을 묻기도 했다. 승객 역을 맡은 면접관은 딸이 다쳤다고 연락이 와서 급하게 병원에 가야한다고 대답했다. 위급한 상황이라 판단해서 당장 돈을 빌려 드리겠다고 대답을 했는데, 의외로 면접관들의 표정이 별로 좋지 못했다.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하는 걸까.

*참견 좀 할게

면접에서 답변을 구상할 때, 영업·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직무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것 중 모든 의사결정은 ‘규정, 프로세스, 규칙’ 하에 결정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따라서 상기 답변은 행동과 언급이 문제라기보다 행동에 앞서 규정, 프로세스, 규칙을 직접확인 혹은 동료나 상사를 통한 간접확인을 하고자 하는 멘트나 액션이 필수적으로 들어갔어야 한다.

#토론면접

“갑자기 딴소리 하는 패널의 말, 꼭 다 들어줘야 하나요?”

토론면접에서 ‘국민생각함 활성화 방안’에 대한 주제를 받았고, 찬성과 반대가 필요하지 않은 주제였기에 조원들과 토론 준비 시간 동안 각자의 국민생각함 활성화 방안을 정했다. 이 모든 의견을 더해 마지막에 도출할 해결안까지 마련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서는 다들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를 갖추고 의견을 개진해나갔다. 사회자와 비슷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던 나는 모두의 의견을 합쳐 미리 정한 결론에 도달하려고 했는데, 조원 중 한명이 자신의 의견이 덜 반영됐다면서 흐름을 방해했다. 해당 조원의 의견은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었고, 우리의 결론과도 결이 달라서 갑자기 받아들이기에는 애매했다. 결국 우리의 방향은 그것이 아니라며, 최대한 그 조원을 설득하면서 토론을 마무리했다. 당황스러웠던 상황에 그래도 나름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탈락이었다.

*참견 좀 할게

토론면접시 소수의견 혹은 독자 의견을 설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해당 조원을 설득하고자 했던 노력 자체가 탈락의 핵심 요인은 아니다. 다만 ‘사회자와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하는 애매모호한 역할 때문에 ‘주장의 논리적 명확성’, ‘안정적인 조율을 통한 결과 도출’ 항목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평가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찬성과 반대가 나뉘지 않는 토론면접도 결국은 주장의 논리적 명확성이 평가의 주된 줄기임을 인지하고, 토론에서의 포지션을 고려하길 추천한다.

#PT면접

“오버 타임 프리젠테이션이 죄는 아니잖아요.”

PT 주제가 면접일 전에 주어졌고, 미리 슬라이드를 만들어서 제출해야 했다. 주제는 '당신이 보는 모바일 콘텐츠와 그 경로를 말하시오. 그리고 모바일동영상으로 추천할만한 콘텐츠를 제시하시오'였다. 15장 가량으로 슬라이드를 정리하고, 미리 대본을 쓴 뒤 외우며, PT 면접 준비를 완벽하게 했다. 그런데 면접 당일날 매우 당황하고 말았다. 면접관이 이미 주어진 과제를 검토했으니 핵심 사항만 5분 안에 피칭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이야기를 줄이고 또 줄여서 말을 했으나, 5분을 넘겼고 면접관은 왜 주어진 시간 5분을 지키지 못했냐며 싸늘하게 물었다. 

*참견 좀 할게

주제를 면접장에서 확인하는 현장제시형 PT면접보다 사전제시형 PT면접을 더 쉽고 명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면접관의 입장에서 보면 사전에 미리 주제를 알려줬으니 응시자의 주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을 변형’하고 ‘질문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돌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전제시형 PT를 준비할 때는 ‘사전 공지 시간 및 형식에 따른’, ‘사전 공지 시간보다 단축되었을 때를 가정한’, ‘바로 Q&A만 진행했을 때를 가정한’ 3가지 준비를 미리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러한 준비가 변수가 많은 면접 현장에서 나의 역량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AI면접

“오답보다는 무응답이 낫다던데…”

말로만 듣던 AI면접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의 반응을 알 수 없어서 다만 좀 답답했는데, 마치 도덕 시험문제 같은 인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가벼운 문제들부터 풍선에 바람을 넣는 게임까지 다양한 형태의 문제들이 나와서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누군가 지켜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좀 덜한 감도 있었지만, 한번 대답을 버벅이기 시작하자 어떤 질문은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렸다. 오답을 말하면 외려 점수가 깎였을 거야, 차라리 대답을 안 한건 잘한 거야하고 위안을 삼았지만, 과연 나는 면접에 합격할 수 있을까. 

*참견 좀 할게

AI 면접의 메커니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AI 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면접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수 때문에 측정되기 어려운 구직자의 ‘가치관·핵심역량’을 보다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또 현장 면접은 구직자의 답변 만큼이나 이미지가 큰 비중을 가지기 때문에 최종 의사결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판단하고, 이를 보완하려 AI 면접을 도입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자신이 가진 콘텐츠에 집중하여 진솔하고 내실있게 진행하는 것이 AI 면접에서 요구되는 사항이다. 정답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자 끌고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외려 대답을 회피하는 것은 전략상 좋은 선택이 아니다.

moonblue@hankyung.com

[도움말 = 권준영 잡랩 취업 방정식 연구소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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