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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잡앤조이=박인혁 기자] 세경고 동아리 ‘역동’ 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자율 모임으로 학생들 스스로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알리며 바른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지니기 위해 만들었다. 총 41명의 동아리 회원들은 글과 그림, 영상 등으로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나 인물의 기록하는 한편, 일반 시민들과 함께 하는 활동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독립운동의 격전지였던 파주에서 세경고 ‘역동’ 학생들의 힘차고 활발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세경고 ‘역동’은 어떤 동아리인가요.
최예은(3학년, 회장) 역동은 작년에 삼일절 10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동아리입니다. 학생들 스스로 우리 역사에 대해 바르게 알고 건강한 역사의식을 전파하자는 뜻으로 만들었죠.
이정훈(1학년) 역사 동아리를 줄여서 ‘역동’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 역사와 동아리 활동이 역동적이라는 뜻도 함께 지니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박예림(2학년) 1년밖에 안된 신생 동아리지만 저희는 많은 활동을 해왔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에 대해 공부하고 편지를 쓰거나 가상 인터뷰를 통해 신문기사를 작성하고 시를 창작하기도 했죠.
오정서(2학년) 그밖에도 독립운동가를 일러스트로 그려서 도서관 1층 로비에 전시하거나 신흥무관학교 교가를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어요. 때로는 시각적으로 때로는 청각적으로 당시의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했죠.
예은 지난 2월에는 나라사랑 토론대회에 출전했어요. 동아리원 다섯 명이 한 팀이 돼서 두 팀이 출전했는데 각각 파주시장상과 경기도교육감상을 탔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예은 이회영 독립운동가의 손자이신 이종걸 국회의원을 모시고 초청 강연을 들었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100년 전 민족의 외침을 떠올리며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삶과 발자취’를 주제로 프로젝트 발표를 진행했죠. 이종걸 국회의원께 이회영 독립운동가의 일러스트 액자를 드리고 신흥무관학교 교가 연주를 들려드렸던 일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서 저는 3.1.운동을 재현했던 길거리 공연이 생각납니다. 100년 전 3.1.운동을 재현하며 파주 삼일절 기념비에서 파주 시민회관까지 4km 남짓한 거리를 걸었죠. 당시 의상도 재현해서 입고 파주시 연극단체의 도움을 받아서 퍼포먼스를 했는데 고생스러웠던 만큼 좋은 추억이 됐어요. 연습할 때는 연기가 부자연스러워서 걱정을 했는데 막상 당일에 많은 시민분들이 지켜보고 응원해주시니까 더욱 실감나게 성공했던 것 같아요.
예림 저도 삼일절 퍼포먼스를 꼽고 싶어요. 총을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 3.1.운동을 했던 분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하며 울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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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동아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예은 작년에 삼일절 100주년을 기념해서 특별한 활동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선생님을 찾아가서 상의해서 동아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예림 평소에 역사에 관해 관심이 많았는데 때마침 동아리 소개를 받게 됐어요. 취지가 너무 좋고 함께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에 당장 가입을 결심했죠.
정훈 담임 선생님께서 자율동아리 가입을 권해서 찾아봤습니다. 바로 가입하지는 않고 무슨 활동을 하는지 꼼꼼히 알아본 후에 함께하게 됐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나요.
정서 부끄럽지만 처음에는 역사를 시험 성적을 위해 암기하는 생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역동에서 활동하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죠. 과거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다면 선조들의 뜻깊은 정신을 되새기면서 역사 속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예은 역사를 그동안 너무 딱딱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어요.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고 애국심도 높아졌습니다.
예림 역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막상 일상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역동에서 관련된 활동을 하다보니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고 특히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새롭게 알았던 역사는 무엇이 있나요.
예은 조선어학회에 대해 가상으로 편지를 쓰면서 자세히 공부하게 됐어요. 올해 개봉한 영화 ‘말모이’도 보고 따로 자료도 찾아봤죠. 매일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분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정서 의열단장이었던 김원봉 독립운동가에 대해 알게 됐어요. 사회주의자로 활동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초기에 잘 안 알려졌었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 됐죠.
예림 신흥무관학교를 만든 이회영 독립운동가와 가족들에 대해서 새롭게 알았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전 재산을 팔고 온 가족이 함께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죠.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예은 회장으로서 기획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어요.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활동을 구체적으로 계획해야하는데 다양한 활동을 해야 의미가 와닿는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동아리 회원이 워낙 많다보니 힘을 합쳐 고민하니 해결할 수 있었어요.
예림 아무래도 삼일절이나 현충일 같은 공휴일에 하게 되니 체력적으로 힘들고 쉬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막상 활동을 하다보면 보람 있고 큰 추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정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학생들과 시민들께 전파해야하는데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올바른 역사 인식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요.
올해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예은 기존 활동 중에 미디어콘텐츠디자인과 학생들이 만든 독립운동가 일러스트가 있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전공을 가진 동아리원들이 전공을 살려서 활동한다면 더욱 보람 있을 것 같아요.
정훈 동아리원뿐만 아니라 전교생이 참여하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임진왜란 같이 규모가 큰 역사적 사건에 대해 전교생과 함께 연극이나 플래시몹을 한다면 의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 학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라 1학년 회원이 적지만 앞으로 여러 활동이 계획돼 있으니 많이 가입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서 우리 역사에는 독립운동가를 포함해서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위인들이 많습니다. 인터넷에 블로그를 만들어서 그들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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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역동 동아리 지도 교사
“역사에 대해 스스로 알아가는 학생들이 대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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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역동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전혀 없다. 역사에 대해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입해서 활동할 수 있고 당장 역사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가입 이후에 활동하며 관심의 계기로 삼는 학생들도 있다. 처음에 박상현 교사는 역동을 단기간 프로젝트 동아리로 만들어 활동할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열의가 뜨겁고 일회성으로 끝낼 활동이 아니라고 판단한 박상현 교사는 관심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자율 동아리 개설을 추진했다. 역동은 파주 지역과 관련한 캠페인 활동도 활발히 진행한다. 파주는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공간이며 지리적으로 분단된 나라를 체감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박상현 교사는 그는 “단순히 100주년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학생들이 동아리를 스펙 관리를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뜻을 밝혔다. 동아리 개설 첫 해에는 학생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등 많이 도와줬지만 2년 차부터는 자율 동아리의 특색을 살려 한 발자국 뒤에서 보조자 역할로 남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hyuk@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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