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엔 있고 DC엔 없다?' 슈퍼맨·배트맨의 생존 전략 포인트

입력 2019-05-23 14:23   수정 2019-05-28 11:43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한종욱 대학생 기자] 4월 24일 개봉한 마블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하 어벤져스 4)은 개봉과 동시에 예매율 97.5%, 첫날 관객 135만명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마블)의 저력을 보였다. 현재 ‘어벤져스 4’는 1300만 관객을 훌쩍 돌파하며 역대 국내 흥행순위 5위에 올랐다. 마블은 어벤져스 4를 통해 그동안 진행했던 22편의 인피니티 사가를 끝맺음과 동시에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할 발판을 다지는 중이다.



△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그렇다면 ‘어벤져스 4’ 이후 마블의 미래는 밝기만 할까.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와 같은 주요 히어로의 세대 교체가 시작되는 현재, 기존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충성으로 이룬 마블의 인기는 과연 영원할 수 있을까. 이때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마블의 영원한 숙적이라고 불리는 DC 확장 유니버스(이하 DC)의 반격일테지만 DC는 과연 훌륭한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슈퍼맨 리부트 시리즈인 ‘맨 오브 스틸’을 시작으로 ‘저스티스 리그’, ‘원더 우먼’으로 대표되는 DC는 충분한 잠재력에도 아직 이렇다할 대표작은 없다. 마블의 어벤져스에 대항하겠다며 배트맨, 슈퍼맨, 원더 우먼, 플래시 등 DC의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를 총 집합한 ‘저스티스 리그’도, 어설픈 스토리로 혹평과 함께 흥행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DC는 이 실패를 발판으로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에 마블과 차별화 되는 자신만의 색채를 더해 새로운 매력 요소들을 꾸렸다. 그 결과 국내에서만 ‘원더 우먼’은 216만, ‘아쿠아맨’은 503만이라는 관객수를 기록하며 인기와 함께 호평도 거머쥐었다. 또한 최근 개봉작 ‘샤잠!’은 북미에서 호평과 함께 누적 수익 1억3524만(5월 6일 기준)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반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DC가 마블의 아성을 따라잡기에는 조금 역부족으로 보인다. 



△ 영화 '아쿠아맨' 스틸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평소 마블과 DC 영화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채운(서경대 2)씨는 이번 ‘어벤져스 4’를 보고 “영화를 보고 이렇게 가슴 벅찬 경험을 하는 것은 앞으로 힘들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또한 “각각의 마블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꼼꼼한 연결성에 감탄한다”며 “가볍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캐릭터를 구체적이고 탄탄하게 구축한 것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DC 영화에 대해서는 “초창기 작품들의 무겁고 어두운 플롯이 매력적”이라고 언급하며 “인류가 살아오면서 마주해왔던 도덕적인 질문들을 영웅들과 악당들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DC의 흥행 부진 이유에 대한 물음에는 “마블은 팬들을 존중하고 멋진 경험을 선물한 반면 DC는 팬들을 존중하는 것보다 수익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비판했다. 또한 “특히 ‘저스티스 리그’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장점을 살리지 못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평론가, 관객들의 평가와 객관적인 지표인 흥행 수익에 있어 현재 DC는 상대적으로 마블 에 비해 열세인 상황이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최재필 필 더 무비 영화 전문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Mini Interview] "DC, 이제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을 활용해야 할 때"_최재필 필 더 무비 기자




마블 영화에는 있었고 DC 영화가 놓쳤던 흥행코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마블 영화의 흥행코드는 유능한 프로듀서인 케빈 파이기의 지휘 아래 구축한 세계관의 치밀한 설계에 있다. 이 설계에 따라 제작진과 연출진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이하 MCU)의 정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블은 MCU라는 공통적 세계관을 설정하며 영웅 시리즈를 개별적으로 기획했고, 각 히어로의 관람 포인트에 집중했다. 

또한 캐릭터마다 인간적인 콤플렉스를 더해 하나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러한 드라마가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일으켰던 것이 유효했다. 이외에도 이스터에그와 쿠키영상으로 기대감을 상승시킨 점도 한몫 했다.

DC의 상황은 그와 반대다. 지적재산권에 있어서는 DC코믹스와 워너브라더스의 파급력이 마블에 비해 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같다. 이 전에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무거운 정서나 색채를 가져가려는 분위기를 유지했고 정서에 기인해 밀어붙였지만 실패했다. ‘맨 오브 스틸’은 어느 정도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앞으로 DC가 마블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여전히 DC가 가진 파급력은 굉장하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만 보더라도 기존 마블의 어떤 히어로보다도 유명했다. 이미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DC는 이 같은 자산을 이제 십분 활용해야 할 때이다. 

마블의 방식을 참고하되 모두 따라 할 필요는 없다. 계속해서 마블의 방식을 따라한다면 마블의 아류작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제작 방식에 있어서 케빈 파이기와 같은 강력한 권한의 제작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즈의 색채를 유지할 수 있는 연출진이 필요하다. 또한 DC만의 고유의 색채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영화 '샤잠!' 스틸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최근 DC의 ‘샤잠!’은 기존 DC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유머가 유치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에서 ‘샤잠!’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오히려 마블의 ‘캡틴 마블’보다 좋았다. 로튼 토마토에서도 ‘샤잠!’의 경우 신선도 점수가 90점을 상회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마블의 위기를 감지했다. 해외 평단의 공통적인 반응을 보면서 재밌게 봤었다.  

영화 내에서 유머 코드가 국내 관객과 맞지 않았던 점은 문화적 코드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샤잠!’을 통해 DC가 이제는 마블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DC가 나아가는 방향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moonblue@hankyung.com



[사진제공=월드디즈니코리아컴퍼니, 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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