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갑의 中企예찬] 나는 중소기업에 다닙니다

입력 2019-07-03 14:57  




[캠퍼스 잡앤조이=김성갑 터미닉스코리아 과장] 중소기업은 소중하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99%이며, 전체 종사자 중 76%를 차지한다. 말 그대로 중소기업은 산업과 경제의 근간이다. 국가의 근간인 중소기업에 유능한 인재들이 입사해 장기적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것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매년 쏟아지는 수많은 구직자들이 기업에 입사하게 된다. 0.1%도 채 되지 않는 대기업에 입사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90%의 중소기업을 선택하는 구직자들도 있다. 혹여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중소기업을 선택했다 할지라도 걱정하지 마라. 당신은 실패자가 아니며 좁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좁은 길을 조금만 지나면 더 넓은 길이 나타난다. 지금은 잘 보이진 않겠지만 중소기업에 입사해 성공한 수 많은 사례와 선배들이 그 길을 증명해 주고 있다.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 수입, 안정성, 복지제도, 적성, 자아성취, 발전가능성 등 중요한 고려사항들이 많다. 그리고 최근에는 워라밸이 좋은 직장의 기준이 되고 있다. 구직자들이 대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 공무원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당연한 선택이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대다수의 구직자는 중소기업에서 일해야 한다. 필자가 구직자 시절,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 중에서 대기업에 다니며 훌륭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혹시 ‘반칙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럽거나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직장생활 경험을 토대로 중소기업에 ‘왜 입사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알았기 때문이다. 

‘왜 중소기업에 입사해야 할까’ 

첫째, 중소기업은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가지고 있다. 빠른 속도록 성장하고, 성취를 이뤄내면 보상과 승진이 빠르게 반영된다. 둘째,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질 수 있다. 다양한 업무 처리를 통해 기업이 운영되는 시스템과 각 부서가 어떻게 움직이고, 일하는 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도움이 된다. 셋째, 빠르게 리더가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1년 이내에 리더가 되기도 한다. 신규 사업이 발생하면 기존 인적자원을 활용한다. 준비만 돼있으면 즉시 관리자가 되고, 신규 사업을 주도적으로 리드할 수 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렇다면 중소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첫째, 구체적이어야 한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자 하는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막연하다면 글로 써 볼 것을 권한다. 글을 써보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의 경험을 통해서 자신을 파악할 수 있고, 면접 시 자신을 온전히 회사에 보여줄 수 있다. 

둘째, 채용설명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인재상’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직장인의 자질은 먼저 소통 능력이다. 내부 직원, 외부 고객과의 소통이 안되는 사람이 직장에서 성장하고 리더가 될 순 없다. 그리고 근성이다.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야 한다. 누구라도 실패한다. 실패 이후에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책임감이다. 자율성이 올라가면 책임감도 올라간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직장 내 직급이 높을수록 자율성이 높다. 그리고 연봉이 높을수록 자율성이 높다. 성과를 내야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책임감 있는 자세와 태도로 임한다면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

잡코리아 발표한 2019년 신입 평균 연봉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대기업 신입 평균 연봉은 4060만원으로 2017년보다 약 100만원이 상승했다. 중소기업 신입 평균 연봉은 2730만원으로 2017년 보다 40만원 상승했다. 하지만 평균으로 전체를 판단하긴 이르다. 중소기업 중에도 비교적 높은 연봉과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회사들이 많다. 재무제표 상의 숫자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가진 가능성과 비전을 봐야한다. 찾아보면 아주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런 요건들을 갖추고 있다. 

나도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내가 이 곳에서 경험한 개인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느껴보길 권한다.

김성갑 터미닉스코리아 과장은 광운대 행정학과를 졸업해 유니에스 HR팀에서 근무했고, 현재 터미닉스코리아 경영지원팀에서 인사업무를 맡고 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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