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관련 인식조사, 응답자 67.8% 혼자만의 공간으로 ‘내 방’ 선호
-홈트, 홈쿠킹, 홈카페…자신만의 공간에서 창출하는 낭만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권정인 대학생 기자] 1인 가구와 더불어 사회 전반에 스며든 ‘혼자’라는 단어. 여전히 남들 시선이 신경 쓰이지만 우린 예전만큼 혼자임을 두려워하지도 꺼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홀로 있는 시간을 복잡한 인간관계와 일상생활 속 단비로 여기기도 한다. 혼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자신만의 공간’을 찾기 시작한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내 집, 내 방’이다. 실제 ‘나 홀로 활동, 나 홀로 공간 관련 니즈 및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7.9%가 혼자만의 공간으로 자신의 방을 찾는다고 답했다. 이는 ‘2019 대한민국 트렌드’ 책을 집필한 엠브레인이 20~50대 패널 100만 명 중 표본을 추출해 조사한 결과다.
‘내 집, 내 방’에 대한 수요 증가는 색다른 흐름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낭만을 그려나간다. 단순히 혼자 영화를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홈카페를 운영하거나 방 안 작업장에서 그림을 그리고, 홈트를 즐기는 등 다양하게 혼자만의 여유를 즐긴다. 그들이 각지각색의 방법으로 자신의 공간에서 낭만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홈카페: ‘홈(home:집)’과 ‘카페(caf:가벼운 식사나 차를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의 합성어로, 집에서 카페처럼 꾸며 차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홈트: ‘홈트레이닝’을 간편하게 부르는 말. 헬스장이나 운동장을 굳이 방문하지 않고도 집과 같은 자신의 공간에서 하는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내 방’에서 즐기는 미디어 여행. (사진 제공=김하율(가명) 씨)
‘시공간 제약 없는 최적의 공간’…내 방에서 떠나는 미디어 여행
“집에서 넷플릭스 봐.” 한 번쯤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들어본 말일 것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과 같은 미디어는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굳이 밖에 나가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또 타인과 함께 봐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영화관이나 강연장에 직접 찾아가지 않고 푹신한 침대 위에서 미디어 여행을 떠난다.
이정윤(가명, 서울교대·20) 씨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상영 기간 및 날짜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여러 사람과 함께 관람하는데 소리, 냄새, 불빛 등으로 인해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관과 달리, 집안은 시간 제약 등 방해 요소가 없어서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림 작업을 하는 방안의 모습과 작업물. (사진 제공=김연후 씨)
‘타인의 평가와 부담감 없이 활동에 집중’…그림부터 홈트까지, 내 방에서 즐기는 취미
오롯이 자신의 활동에 최대로 집중하기 위해 ‘내 방’을 찾는 사람도 있다. 평소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인 김연후(홍익대학교·20) 씨는 작업 시간 대부분을 자신의 방에서 보낸다. 김 씨는 “방에서 작업할 경우 타인의 즉각적 평가를 피할 수 있기에 기존보다 결과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라며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땐 편안히 작업에 임할 수 있는 방을 찾는다”고 말했다.
‘내 집, 내 방’에서 즐기는 또 다른 취미 활동으로 ‘홈트’가 있다. ‘홈트’는 ‘홈 트레이닝’의 줄임말로써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 ‘홈트’는 운동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특징으로 뜨겁게 부상했다. 부업으로 요가 강사로 활동 중인 정주영(세종대학교·22) 씨는 평소 홈트를 즐긴다. 정 씨는 “운동할 땐 무엇보다 내 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내 방은 가장 개인적인 곳이기 때문에 다른 어느 곳보다 편하게 몸과 운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율(가명·20) 씨가 직접 만든 홈쿠킹 요리들. (사진 제공=김하율(가명) 씨)
‘자신의 욕구, 취향 충족하기에 적합’…홈쿠킹, 홈카페로 만드는 소소한 행복
집에서 음식을 요리해 먹는 ‘홈쿠킹’, 카페처럼 음료를 만들어 먹는 ‘홈카페’도 빠질 수 없다.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에 맞춰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더불어 자신의 소소한 음식들을 사진과 영상 등으로 남기기도 한다.
홈쿠킹을 즐기는 김하율(가명, 서울여대·20) 씨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며 이를 영상으로 제작하거나 사진으로 기록한다. 김 씨는 “밖에서 사 먹는 음식과 달리,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은 개인의 입맛과 취향에 맞게 만들 수 있다”라며 “직접 요리를 할수록 나만의 요리법과 요령이 생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이수민(23) 씨의 홈카페 일부 모습과 직접 만든 음료들. (사진 제공=이수민 씨)
‘cafesumin’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이수민 (남서울대학교·23)은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홈카페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평소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밖에 나가야만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아쉬웠다”라며 “홈카페는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먹던 메뉴를 계속 만드는 것 등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홈카페를 시작할 땐 필요한 재료를 한 번에 구매하기보다 기본적인 재료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커피 머신과 같이 비싼 물품은 대체품을 찾아 이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 씨는 홈카페 초보자들에게 바닐라 라테, 말차 라테 총 2가지 메뉴를 추천했다. 바닐라 라테는 카누 블랙커피, 우유, 얼음, 바닐라 시럽을 이용해 간단히 만들 수 있다. 또 말차 라테는 우유에 얼음과 말차 파우더를 넣는 것으로 쉽게 제조할 수 있다. 말차 라테의 경우 대부분 카페에서와 달리 본인이 직접 입맛에 맞게 농도를 조절하며 마실 수 있다. 이 씨는 또 “홈카페에서 만들어 먹는 커피는 비율만 잘 조절한다면 여느 카페 메뉴만큼 맛있게 만들 수 있다”라며 다시 한번 홈카페의 매력을 강조했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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