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연세대 창업지원단은 1998년 중소기업청의 창업보육센터(BI)를 시작으로, 2011년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된 후 오랜 기간 창업선도대학 최우수등급 대학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손홍규 단장은 올해로 10년째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수장을 맡고 있다.
PROFILE
손홍규 단장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1985년 연세대 공과대학 토목공학과 졸업
1987년 연세대 대학원 토목공학과 석사
1996년 오하이오 주립대 대학원 박사
2009년 연세대 창업지원단장(현)
-올해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
“기존에 학부생 위주였던 창업 분위기가 대학원생과 교원으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실험실 기반의 대학원생 창업 경진대회도 개최했다. 학부생 창업 분위기가 조성된 지는 10년째로 최근 3년간 실적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 분위기가 실험실 창업으로 옮겨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슈이다.
또 연대 창업지원단이 독립적인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 창업지원단도 스타트업이다. 우리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 3개 기업이 M&A 및 후속 투자유치 등으로 구주 매각을 통해 3억 5000여만원을 기부했다. 통계적으로 보니 창업지원단에서 지원받고 6년 정도 지나야 어느 정도의 결실이 생기는 것 같다. 학생들이 창업을 통해 성공하고 후배 창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에 기부하는 창업선순환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세대 창업을 총괄한지 10년이 됐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학부생들의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단순히 아이디어와 자신감만 갖춘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기술과 실력도 제대로 갖추고 있다. 학생 동아리와 창업에 관심이 있는 수준을 뛰어 넘어 다양한 기술 창업을 선보인다. 연대 창업지원단에서는 매년 50팀의 보육 지원 기업을 발굴하고 있는데 이중 15팀이 실질적으로 창업까지 이어지는 성과를 낸다.
또 10년간 창업에 대한 관심과 마인드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낀다.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했다. 연세대가 개최하는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에서도 실제 학생들이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성과도 나타났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비상장 스타트업) 반열에 오른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그에 따른 롤 모델도 생겨나는 등 사회적인 분위기가 창업에 대한 학생들의 마인드를 바꾼 것 같다.”
-창업을 바라보는 대학가의 시선에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교수들 역시 창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창업에 참여한 교수들 대부분이 공대나 의과대 교수였는데, 올해는 경영대, 사회과학대, 생활과학대학 등 다양한 학과의 교수님이 창업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혀 생각지 못 했던 성과였다.(웃음)”
-지난해에는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됐는데
“‘실험실 창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교수가 직접 창업을 시도하는 ‘교원 창업’, 교수가 직접 창업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석·박사 과정의 학생에게 기술 이전을 통해 하는 ‘연구실 창업’이다. 과거에는 대학원에 입학하는 목적이 교수나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였다면 이제는 창업을 통해 하나의 새로운 직업군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모든 과정에서 ‘실험실 창업’의 대상인 교수와 석·박사 학생들의 창업 지원을 위한 교육들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런 역할을 연세대 창업지원단이 해 나가고자 한다.”
-‘실험실 창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실험실 창업’을 하나의 ‘씨드머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창업을 통해 실험실을 나가더라도 실험실 내에 있는 교수와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실험실 창업팀을 위해 전담 운영하고 있는 ‘창업 인스트럭터’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연세대 창업지원단은 6개 실험실 창업팀을 위해 창업 유망 우수기술 발굴 및 육성, 실험실 기술 사업화를 전담하는 ‘창업 인스트럭터’를 운영하고 있다. 실험실 창업 특화 교육과 문화 확산을 위한 ‘YONSEI Start-up Lab 플랫폼’도 설립했다. 또 대학원 창업교과목 개설 및 실험실 창업 컨퍼런스, 창업 시장조사 솔루션, 대학원 창업동아리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원 대상에 외부 기업도 있다
“현재 재학 중인 학생뿐만 아니라 취업 후에 학교로 와서 창업하려고 하는 동문 및 외부기업도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도 회사를 그만 두고 창업지원단을 찾아온다. 삼성전자 C-Lab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이 많다. 모두 상당한 수준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고 있다.”
-연세대 창업지원단은 동문간의 네트워크 마련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는데
“스타트업은 너무 바쁘다. 또 연세대 출신 창업가들이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는 부분인데 안타까웠다. ‘창업 DNA’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고리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올해 3월 동문 스타트업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반응이 좋아 하반기에는 동문 스타트업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 종사하는 동문까지 확대해 동문간의 네트워크 마련을 위한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후배 창업가를 위한 멘토 활동도 한다
“연세대 출신 창업가 17명을 창업혁신 멘토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후배 창업가들에게 투자 유치부터 비즈니스 개발, 마케팅, 홍보 등 기능적인 조언에서부터 경영 전반에 대한 조언 및 멘토링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멘토링 활동이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회적 창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예비 창업가들이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혁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창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지만, 창업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히 존재한다. 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신이 멘토를 선택하는 기준은 당신의 눈높이에 달려 있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본인의 눈이 높으면 좋은 멘토를 구할 수 있다. 연세대 창업지원단은 멘토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고자 한다. 무조건 창업을 독려하고 격려하는 것이 아닌, 창업을 시작하는 학생들이 리스크와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창업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창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창업 의지가 있는 학생들도 주변에서 ‘왜 연대를 나와 창업하려고 해’ 라는 질문을 듣게 된다. 아직 우리 사회가 창업에 대한 확증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도 롤 모델이 나오면 해소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런 롤 모델을 잘 만들어 가는 것이 창업지원단이 해야 할 역할이지 않을까.”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10월에 연세로에서 ‘IF2019’와 11월에 ‘스타트업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연세로 행사는 신촌이 갖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인근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까지 창업 역량을 전파하며 연세대의 역점 행사로 자리 잡았다.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는 5회째로 대학·청년들에게 스타트업의 인식을 개선하고 스타트업에 우수한 인재를 유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다. 올해는 6월, 10월 위켄드 디스럽트(Weekend Disrupt) 포럼을 통해 회사 다니는 사람들도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yena@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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