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빈곤과 기아 종식, 성평등 달성, 교육 및 일자리 제공 등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 달성을 위해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대한민국 인천에 모였다. 이들은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청년들이 SDGs 이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청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캠퍼스 잡앤조이>가 ‘제3회 지속가능발전 청년 여름캠프(3rd SDGs Youth Summer Camp)’ 현장을 찾아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4일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3회 지속가능발전 청년 여름캠프(3rd SDGs Youth Summer Camp)’ 참가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기남 기자
인천 송도에 위치한 UN DESA(경제사회처)의 UN지속가능발전센터(이하 ‘UNOSD’, 원장대행 쟝 다라공), UN거버넌스센터(이하 ‘UNPOG’, 원장 정재근)와 한국환경공단(이하 ‘환경공단’, 이사장 장준영)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24일 한국환경공단 여의도 교육장에서 사전워크숍을 거쳐,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4일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됐다. UNOSD는 지난 2회까지 캠프를 통영에서 진행했고, 올해는 UNPOG, 환경공단과 함께 인천시의 협조를 받아 새롭게 인천에서 시작했다.
캠프 참가를 희망하는 400여명의 지원자 중에서 참여 동기와 SDGs에 대한 사전지식 등을 평가해 43명을 선발했다. 아프리카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비롯해 미국, 파키스탄 가나 등 16개국 출신의 외국인 청년 16명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국내 대학생 27명이 6개의 그룹으로 구성돼 캠프 활동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SDGs에 대한 글로벌 여건과 환경을 이해하고,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청년들의 역할과 참여방안에 대해 열띤 논의와 토론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지난 6월 개최된 사전 워크숍을 통해 정해진 그룹별 주제에 따라 탐구활동을 준비해 왔으며, 모든 일정은 양옥현 UNOSD 연구정책전문가가 사회를 맡아 영어로 진행됐다.
△Youth Summer Camp에는 16개국 43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다. 사진=김기남 기자
SDGs 달성을 위한 전문가의 강의와 열띤 토론
SDGs는 2015년 9월 전 세계 UN회원 국가들이 모여 합의한 목표를 뜻한다. ‘빈곤과 기아 종식’, ‘성평등 달성’, ‘교육 및 일자리 제공’, ‘기후변화 및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등 총 17개의 공동 목표를 채택해 2030년까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약속한 바 있다. SDGs 이행을 위해서는 모든 국가와 각계각층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며, 특히 가까운 미래에 이를 담당할 주역인 청년층의 관심과 참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번 행사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을 초빙해 SDGs의 이해, 청년 참여방법, 첨단 공공서비스, 재난, 기후변화, 일자리 및 경제성장 등 SDGs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의와 토론이 진행됐다.
사전워크숍에서는 SDGs의 전반적 내용과 국가들의 이행 현황에 대한 정은해 UNOSD 선임전문가의 강의를 통해 참가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People, Planet, Prosperity, Peace, Partnership’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17개 SDGs를 분류해 설명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별적 목표 접근이 아닌 통합적 접근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특히 여러 UN기구들이 협력해 하나의 UN으로서 SDGs 이행을 위해 노력해야 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음을 강조했다.
본 캠프 첫 세션에서는 ‘SDGs 실현을 위한 공공서비스 첨단기술’(Keping Yao UNPOG 선임전문가)이라는 주제의 강의가 진행됐다. 조별 토론시간에 참가자들은 SDGs 달성을 위한 첨단기술이 이러닝과 모바일 뱅킹 등을 통한 교육·정보 불평등을 해소하는 장점도 있지만, 정보격차와 기계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개인정보 보안문제 등의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재난위험 경감’ 세션의 조별 활동에서 청년들은 재난상황 대비를 위한 훈련 및 연습, 응급구조나 구호에 대한 학교의 교육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함으로써 자연재해 발생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후변화 대응’ 강의(양옥현 UNOS 연구정책전문가)에서는 에코 드라이빙을 예시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행동은 건강, 양성평등, 에너지, 지속가능도시, 불평등 해소 달성을 앞당길 수 있음을 설명했다. 또 교토 프로토콜, 파리협약의 차이점을 언급하고 글로벌 기후 감축 2도씨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정책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에서 2015년도부터 추진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는 새로운 시장창출을 통해 기업들에게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만큼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선제적 정책임을 언급했다.
‘좋은 일자리와 경제성장’에 대한 강의도 진행됐다. 조별발표에서 청년들은 경쟁적인 사회구조, 경제침체, 얼어붙은 취업시장, 강압적인 기업문화, 저임금 등이 청년을 불행하게 하는 요소라고 꼽았다. 또 청년이 행복해지기 위한 일자리 정책으로 장학금, 취업훈련, 일과 가정간의 균형이 가능한 근무환경, 실질적인 주거정책의 필요성 등을 제안했다.
최우수팀에는 ‘플라스틱 챌린지’ 수행한 1조 선정
캠프 마지막 날인 8월 1일, 참가자들은 한 달 전 사전워크숍에서 전달받은 △SDGs 이행을 위한 정책 제안 △SDG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 △SDGs 관련 활동 세 가지 과제에 대한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했다. UNOSD와 UNPOG 전문가들은 캠프기간동안의 조별활동 평가와 최종발표 평가를 통해 최우수팀과 우수팀을 선발했다.
최우수팀은 ‘환경보호를 위한 플라스틱 사용 안 하기’ 프로젝트를 5일간 진행한 1조가 선정됐다. 참가자들은 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은 경험을 소개하고,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1조 참가자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을 얼마나 쉽게 자주 사용하는지 깨달았다며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에 모두가 동참하기를 호소했다. 매기(고려대 국제대학원) 씨는 “서로 사는 지역이 달라 물리적으로 만나는 것이 어려웠고 동영상과 PPT 제작이 어려웠지만, 서로 힘을 합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6조는 ‘양질의 교육을 위한 Rainbow Slide Pop-up’ 프로젝트를 제안해 우수팀에 선정됐다. 참가자들은 지속가능한 교육모델을 제안하기 위한 팝업스토어로 자금모금을 진행해 양질의 교육을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들은 공정무역 커피를 활용한 카페를 열어 이익금으로 에티오피아에 학비와 교육비용을 제공하고, SDGs에 대한 보드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등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2조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해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한 장의 면 셔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2700리터의 물이 사용되며, 패션산업에서 전체 10%의 탄소배출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H&M그룹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생산과 소비를 포함한 모든 가치사슬 단계에서 지속가능성과 윤리를 고려해야함을 강조했다.
대기오염의 심각성과 건강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발표한 3조는 인도, 중국, 한국의 대기오염 현황과 정부의 정책사례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한국의 그린 신용카드와 그린카를 소개하며 민간부분의 저탄소 노력에 대해서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저탄소 항공사 이용, 이산화탄소 발생에 대한 세금부과, 정기적 차량 점검 등의 활동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혁신보다는 매일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대기오염 감소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조는 농촌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며 빈곤, 사회기반시설과 교육 및 취업기회의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참가자들은 농촌개발을 위해 일차적으로 사회기반시설 개발로 삶의 질을 높이고 교육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최종적으로 농업과 농촌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5조는 순환적 경제를 통한 SDGs 달성에 대해 발표했다. 또 소비중심의 경제에서 벗어나 순환적 경제로 옮겨가야 함을 제안했다. 정부에서는 관련법을 제정해 역량을 강화하고 순환경제에 대한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을 해야 하며, 청년들은 재활용, 대중교통사용, 미니멀리즘 생활패턴, 채식주의, 나무심기 등의 활동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캠프에 참가한 오현영(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 씨는 “한 달에 걸쳐 다양한 생각을 가진 청년들과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조별 과제 활동을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막막했던 SDGs 이행에 대해 점점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며 “특히 다양한 주제에 걸쳐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고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가다 보니,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 속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할 수 있는 ‘Zero-waste lifestyle’에 도전할 용기를 가지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승현(포항공대) 씨 역시 “이번 캠프를 통해 다양한 전공과 다른 국적, 여러 문화권에 있는 청년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면서 생각의 틀을 많이 넓히고, SDGs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INTERVIEW
정재근 UN거버넌스센터 원장
PROFILE
정재근 UN거버넌스센터 원장
2017.02 ~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2014.11 ~ 2016.01 행정자치부 차관
2013.04 ~ 2014.11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실장
2011.12 ~ 2013.04 안전행정부 기획조정실장
2011.07 ~ 2011.12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
2010.02 ~ 2011.07 주 독일 한국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
2008.12 ~ 2010.02 행정안전부 대변인
2006.09 ~ 2008.12 충청남도 기획조정실장
-‘제3회 UN 썸머유스캠프’가 인천에서 열리게 됐다. 이번 행사의 의의는 무엇인가
“지난 2년간 UNOSD(UN지속가능발전센터)에서 진행해온 캠프에 올해는 UNPOG(UN거버넌스센터)와 인천시 등 여러 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캠프 주제도 환경중심과제에서 SDGs 전체를 다루게 됐다. 특히 이번에 새로 개발된 세션들에서는 국제기구의 선임 전문가들이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SDGs가 왜 중요한지, 세계적 흐름은 어떤지 등에 대한 화두를 참가자들에게 던져주고, 이들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 SDGs 실현을 위해 청년들의 역할을 고민하게 하면서, 우리도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던 행정 기관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협업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
-UN거버넌스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UN거버넌스센터는 UN 회원국들의 행정 및 공공 분야의 역량 강화를 지원할 목적으로 2006년 9월 서울에 설립된 UN 사무국 직속 경제사회처 산하의 국제기구다. 행정안전부가 국제사회와 인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별도의 기여금을 UN에 기탁해 주도적으로 설립한 기관으로, UN 사무국 산하기구로는 최초로 대한민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설립 이후 전자정부를 포함한 정부 혁신 관련 연구 및 우수 사례 공유, 공공 분야와 시민사회 및 민간 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역량 개발 워크숍의 제공 등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굿 거버넌스 허브’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현재는 제2기 출범을 맞아 2015년 채택된 SDGs를 국가 수준의 제도적 구성·전략·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UN 회원국의 공공 행정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중점 사업 분야를 정부혁신과 지역개발 등 보다 넓은 공공행정 분야로 확대하고 대상 지역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아프리카로 넓혀 이와 관련된 신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우수 사례를 수집·공유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SDGs 달성을 위한 청년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 청년들이 시야를 넓혀 세계로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 나만을 위해, 우리나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국가와 인류를 위해 청년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하고 생각하고 기여하길 바란다. 오늘날은 과거에 비해 다양한 능력이 요구된다. 세계를 무대로 시야를 넓혀 인류 공동의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를 위한 일일 것이다.”
-국제기구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부자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이에 국제기구에 취업 하고 싶다면 먼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하고 싶다.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길 바란다. 언어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레 겁먹지 말라.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기여할 수 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발전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말도 전하고 싶다. 첫 번째 이력서는 내가 쓰지만, 두 번째 이력서는 다른 사람이 쓴다는 생각으로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와 계속해서 연결된다는 생각으로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찾아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yena@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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