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나혜원 대학생 기자] 취업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의 경쟁률은 39.2대 1을 기록했다.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에 합격한 조수훈(전남대 행정학과 3) 씨를 만나 합격 비결을 물었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에 합격한 조수훈 씨.(사진 제공=조수훈 씨)
-시험준비는 어느정도했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8개월 정도 준비했다.”
-수험 기간 동안의 하루 일과는 어땠나
“8개월 동안 하루 14시간 30분을 공부에만 집중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집과 독서실 등에서 공부했다.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영어 half를 하고, 그 후 독서실에 가서 오후 4시 30분까지 공부했다. 조금 일찍 저녁을 먹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5시 20분부터 밤 11시 30분까지 다시 공부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잘 준비와 약간의 휴식시간을 갖고, 다음날 12시부터 1시까지 마무리 공부를 한 후 잠에 들었다.”
-과목별 공부 방법이 궁금하다
“공단기 프리패스를 이용해 영어, 국어, 국사, 행정학 등의 강의를 들었다. 영어는 기본강의는 듣지 않았지만 강의 커리큘럼을 따라 학습했다. 국어 역시 강의를 들으며 속도감 있는 문제풀이를 통해 실전 연습을 했다. 실제 시험이 아무리 어렵게 나와도 시간적 여유가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국사의 경우 필기노트 강의만 5회독은 한 것 같다. 그 정도로 여러 차례 회독했다. 필기노트로 자세하게 해주는 강의 2회독, 더 속도감 있는 강의 3회독, 혼자 회독한 것까지 합하면 10회독은 한 것 같다. 기출 문제는 5회독 정도했다. 회독하면서 약점만 추렸다.”
-과목별 공부시간 배분은 어땠나
“선택과목인 행정학과 사회는 격일로 하고, 기출 문제풀이 단계에서는 매일 했다. 공통과목인 영어, 국어, 국사 3개는 균일하게 시간분배를 했다.”
-자신만의 공부 팁이 있다면
“매일 복습용 노트를 만들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것들을 정리한 노트다. 토요일에는 일주일동안 적은 것을 복습했다. 복습을 할 때 책 전체를 다시 보면 집중도 안 되고 아는 것이나 늘 강조했던 것만 보게 됐는데, 내가 직접 정리해서 보니 약점인 부분만 빠르게 채울 수 있었다.”
△수험 기간 중 만든 복습용 노트(사진 왼쪽)와 시험 일주일 전 작성한 깜지. 사진=조수훈 씨 제공
-시험 일주일 전에는 어떻게 준비했나
“시험 일주일 전이 되자 무엇을 봐야할지도 모르겠고 불안하기만 했다. 계속 봐왔던 손때 묻은 책을 다시 펴기가 무서웠다. 꼼꼼히 읽지도 못할 뿐더러 시간 압박도 심하고, 그렇다고 새 책을 사면 정리가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원래 보던 기본서와 기출을 다시 보기로 했다. 일주일 분량을 나누고, 그 부분만은 반드시 다시 보고 시험장에 가기로 했다. 책을 훑으며 ‘이건 다시 짚고 넘어가야겠다’ 싶은 것들을 A4용지에 깜지 쓰듯이 정리했다. 마지막 날 모아진 6장을 보면서 쓰며 정리하고 압축하니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속도감 있게 집중해 공부할 수 있었다.”
-필기 이후엔 어떤 생활을 했나
“이번 시험이 워낙 쉬웠던 탓에 내 점수를 믿을 수가 없었고 불안감도 컸다. 동점자도 많을 것 같고, 좋은 등수를 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독서실에 계속 다녔다. 필기시험 이전의 10분의 1만큼도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매일 가서 꾸역꾸역 앉아있었다. 이때는 공단기 강의도 새로 안 열리고 갑자기 공부할 거리가 없는 데다 기본서를 보거나 책을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작년 동형을 사서 문제풀이만 했다.”
-필기 합격 이후에 어땠나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행복했다. 이제 독서실을 탈출할 수 있다는 해방감도 들었고.(웃음) 오히려 이때부터 방황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면접 준비를 하느라 며칠을 날리기도 하고, 면접 준비를 한다는 명목 하에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면접 때문에 더 바빠져야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더 여유를 부렸던 것 같다.”
-면접 준비는 어떻게 했나
“처음엔 면접스터디를 구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이니 더 복잡하고 시간 낭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빠졌다. 책을 구입하고 면접 후기들을 찾아보면서 혼자 기출질문,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했다.”
-면접은 어땠나
“오후반 6번으로 마지막 면접이었는데, 6시간 정도 대기하고 나니 머리도 멍하고 기운도 다 빠져 ‘될 대로 돼라’ 싶기도 했다. 간절하지 않았던 것은 절대 아닌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매우 지친 상태로 면접장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젊으신 남녀 면접관 두 분이 계셨는데, 면접 학원 책이나 후기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편안한 분위기라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너무 긴장한 게 보였던지 면접관님들께서 긴장하지 말라며 계속해서 웃으며 다독여주셨다. 대답할 때는 눈을 맞춰주시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시고 서투르고 어설픈 답도 잘 들어주셨다.”
-기억에 남는 면접 질문이 있나
“내가 지치고 긴장한 탓에 기출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하니 최대한 쉬운 문제들을 질문해주시려고 하는 것 같았다. ‘관료제의 장단점과 관료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만한 방안’에 대한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부족하고 미흡한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저희 면접 해주신 면접관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다.”
-최종 합격 소감이 궁금하다
“면접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합격해서 너무나 행복하다.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후기를 말할 수 있지만 나도 수험 기간 동안에는 매일 울기도 하고, 화도 많이 났다. 지금 떠올려보면 악몽을 꿨다가 깨어난 것 같기도 하다. 내 합격수기가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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