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됐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일찍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원하는 직군과 직종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직종이라도 기업 종류와 규모에 따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공기업,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등 기업별 하반기 취업 전략을 알아보자.
장거리 달리기를 닮은 공기업 취업 준비
공기업은 정년 보장과 고용 안정이라는 장점이 있는 직장이다. 공기업 취업은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라톤과 같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채용 시기가 정기적이고 미리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에 대해 채용을 실시하는 공기업이 있는지 채용 일정을 미리 체크해야 한다. 평소에 공기업 취업에 관심이 없다가 공고가 떴을 때 ‘한 번 넣어볼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벼락치기 도전을 하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버리는 일과 같다.
공기업 취업의 가장 큰 관문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이다. NCS는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 등을 국가가 표준화한 필기시험이다. 일과 교육, 훈련과 자격을 연계함으로써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하고 능력중심사회를 도입하기 위해 공공기관 및 공단 채용에서 사용하고 있다.
NCS는 기본적으로 해당 기관에 필요로 하는 역량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기출문제를 살펴보며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정답 맞추기보다 전체적인 이해력과 기본 역량을 높인다는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NCS홈페이지에서 각 기관과 직무에 맞는 직무기술서를 찾아 읽어보는 것이 NCS대비의 첫걸음이다. 직무기술서에는 특정 직무의 목적 및 업무의 범위, 책임과 직무 수행 요건 등이 나와 있다. 특히 채용하는 기관과 관련된 업무나 용어가 예시로 출제되므로 지원하는 기관 홈페이지에서 관련 문서를 꼼꼼히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공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가산점을 지급하는 자격증이나 직무와 관련해서 어떤 역량이 필요하고 어떤 공부를 선행해야 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준비해야 유리하다. 대부분의 특성화고에는 공기업 준비 동아리가 있으니 담당 교사와 상담 후 미리 준비한다면 효과적이다.
2018년 정석항공과학고를 졸업하고 인천시설공단에 입사한 이승민 사원은 “평소에 한국사에 자신이 없었지만 공기업을 위해 언젠가 넘어야할 산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미리 준비했다”고 말한다. 부족한 부분이지만 미리 준비했기에 공기업 취업이라는 관문을 돌파한 사례다.
대기업, 수시 채용에 주목하라
대기업은 높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 혜택 등 근로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직장이다. 많은 이들이 원하는 직장이기에 경쟁률도 높다. 최근에는 대기업 그룹 차원에서 채용하기보다는 그룹사별로 채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개 채용을 연 1회만 실시하는 대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채용 사이트에서 수시 채용 공고를 통해 채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실망은 금물이다. 물론 수시 채용도 채용 사이트에 공고되지만 수많은 채용 공고 사이에서 지나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관심 있는 기업 채용 홈페이지를 즐겨찾기하고 수시로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단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흥미나 적성과 관계없이 지원하는 ‘묻지마’식 지원은 피해야 한다. 희망하는 직종과 직무를 먼저 선택하고 관련된 기업을 찾는 것이 대기업 지원을 위한 올바른 순서다. 최근에는 학력을 표기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는 대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역량이 충분하다면 다양한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대기업은 같은 직종이라도 기업마다 추구하는 문화와 인재상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좋은 내신 성적을 유지하고 요구되는 직무 능력을 파악해서 기본기를 갖추되 각 기업의 인재상과 기업문화에 맞게 역량을 개발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고를 다니다가 특성화고로 전학한 후 2018년 3월 삼성 화재에 입사한 한다빈 사원은 노력 끝에 찾아온 한 번의 서류 합격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기업에 입사한 케이스다. 한다빈 사원은 “10개가 넘는 금융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서류 전형에 쉽게 통과하지는 못했다“며 “삼성 서류 전형에 합격한 후에 필기시험에 모든 노력을 쏟아 부은 결과 합격했다”며 합격 당시를 회상했다.
중견·중소기업, 정부 지원 제도를 활용하라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중소기업을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가지 못했을 때의 차선책으로 생각한다. 중소기업 평균 연봉이나 복지 수준이 평균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중소기업의 평균을 보고 실망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꼭 맞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찾는다면 만족도가 대기업 못지않게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 취업한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고 오랫동안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혜택을 받는다면 대기업 못지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청년내일배움공제를 통해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들이 2년간 300만원, 또는 3년간 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지원금과 기업기여금을 포함해 각각 1600만원, 3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제도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지급하는 고졸 취업연계 장려금은 고등학교 3학년 중 중소기업 취업이 확정된 학생에게 1인 300만원을 지급하는 장려금이다. 선취업 후진학 장학금은 고등학교 졸업 후 중소기업에 3년 이상 재직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제도다. 좋은 중소기업의 기준이 모호하다면 국가지원 장려금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이라고 채용 절차가 간소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금물이다. 기업의 규모를 떠나 모든 기업은 가장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중소기업의 경우 지원자가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기업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학교 선생님과 먼저 취업한 선배 등을 통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둔다면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삼일상업고를 졸업한 바이오인프라 윤수정 사원은 처음에는 대기업을 목표로 삼았지만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중소기업 입사를 선택했다. 윤 사원은 “도전해보니 중소기업도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며 “중소기업 재직자에 대한 다양한 혜택에 매우 만족하며 선취업 후진학을 목표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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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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