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윤호상 인사PR연구소장]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조직 생존과 미래에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채용 과정이 조직 내부의 기준이 아니라 외부 영향을 받는 순간, 의도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실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도입한 블라인드 채용이 예상치 못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묻지마 채용’으로 왜곡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먼저 공정성, 투명성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등장하다 보니 공공기관 자체도 자율적인 기준보다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소극적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실제 기관이나 업무 특성에 맞는 선발 도구를 자율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규정 위반, 감사 지적사항이 되다 보니 소극적이고 획일화된 선발 도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감사기관만이 아니라 구직자의 인터넷 댓글까지 신경을 쓰는 상황이라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선발은 불가능하며, 자율적인 선발 및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평가까지 자주 듣게 된다.
둘째, 기회균등을 목적으로 하는 블라인드 채용 실시로 인해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부족해지고 있다. 먼저 편견을 줄일 수 있게 스펙을 제외한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로 서류전형을 실시하고, 불합격에 대한 이유를 구직자들에게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간소한 서류전형 또는 서류전형 자체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후 NCS 필기전형인데, 지원서 폭증에 따른 떨어뜨리는 선발 도구가 변질되다 보니 구직자의 직무 및 공통 역량을 점검하기 부족함이 상존한다.
셋째, 면접 전형은 NCS 제도의 목적인 면접의 다양성, 구조화가 원칙이지만 실무 현장에서는 불가능할 경우가 많다. 다양한 면접 방식, 구조화 면접이 원칙이자 권고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적용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일반기업처럼 1차, 2차 면접전형을 구분하기보다 1차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 짧은 시간 내 심도 높은 평가가 힘들고, 각 기관의 특수성을 접목시킨 면접을 실시하기에도 한계점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항상 의문점이 남는 것이 면접관의 자질 문제다. 외부 면접관이 필수다 보니 외부 면접관의 전문성이 중요한데, 채용 경험이 다소 부족한 교수와 박사, 비전문가 활용, 남녀 성비 맞추기, 동일 인물 배제 등의 조건이 전문성을 가진 면접관 섭외를 저해하고 있다. 실제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구조화된 질문이 아니라 일상적인 질문, 심사가 아닌 코칭이나 소통 중심 등으로 평가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이런 여러 원인 때문에 결국 공정성, 투명성이 오히려 공공기관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객관적인 평가를 가리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일부 공공기관은 채용 전체 프로세스를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우수한 인재 선발에는 무관심하게 되는 경우까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공공기관의 특수 목적에 따라 공정성, 투명성, 기회균등이 중요하지만, 오히려 감사의 완화 등으로 공공기관 채용의 자율성을 과감히 보장해야 한다.
윤호상 (insateam@hotmail.com)
대우통신 인사팀 출신의 취업 및 인사 전문가로 현재 인사PR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TV ‘취업의 전설’ 고정 패널 및 한림대 겸임교수, 대구가톨릭대학 산학협력교수를 거쳤다. 무엇보다 차별적인 취업, 진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통하는데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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