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상의 취업즉설] 꿈의 직장 ‘공공기관’, 구직자 희망고문 그만해야

입력 2019-11-04 16:44  


[캠퍼스 잡앤조이=윤호상 인사PR연구소장] 취업시장이 안개 속에 빠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개 속 선글라스를 낀 형국처럼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기업 성장이 아닌 생존을 당면 목표로 위기상황에 빠지면서 신규 채용을 급격하게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공적인 분야 즉,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채용 확대를 통해 청년 실업률을 단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을 활용하고 있다.






△올 5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이 대거 몰렸다. 

구직자들도 이런 정책 변화에 따라 사기업보다는 공공기관 취업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너무 제한적인 숫자만을 선발하는 공무원 취업 준비보다는 공무원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공공기관을 선호하는 구직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블라인드 채용 원칙에 따른 스펙 평가 삭제, 서류전형 간소화 및 폐지,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 등으로 공공기관 쏠림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맹목적인 공공기관 입사에 대한 희망 고문이 지속된다면 구직자들은 도서관에 앉아 장기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게 된다. 실제로 공공기관 이외 대기업, 중견, 중소 및 강소기업에 대한 취업 도전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또한 오히려 중소, 중견기업들은 인원 부족현상이 나타나게 되며,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양질의 인재를 아깝게 방치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기관, 정부 스스로가 공공기관에 대한 희망 고문을 그만 두어야 한다.

먼저 공정성과 기회균등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으로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서류전형 간소화 및 폐지하면서 맹목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폭증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 확보에 따라 서류전형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기업처럼 자기소개서, 경험 중심의 역량 평가를 강화하는 서류전형을 체계적으로 부활 및 의무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 삼성그룹의 서류 부활을 반면교사로 삼아봐야 할 것이다. 또한 아직 논란은 있지만, 금융 공공기관의 합동 채용처럼 필기시험 일자를 통일시키는 것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둘째,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상상만이 아니라 현실성 있는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근무의 안정성만이 부각되고 있다 보니 순환 보직에 대한 현실성, 근무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등이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공공기관과 취업 준비생의 시각 차이가 상존하다 보니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이겨 입사한 후에 다시 다른 공공기관 이직을 준비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공공기관의 현실적인 이야기에 대한 콘텐츠를 솔직하게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구직자 스스로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이 직업 안정성은 있지만 보이지 않는 단점도 많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공공기관 도전을 그만두자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 이외에 대기업, 중견 중소 및 강소기업등의 다양한 도전 목표를 두고 폭넓게 도전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윤호상 (insateam@hotmail.com) 

대우통신 인사팀 출신의 취업 및 인사 전문가로 현재 인사PR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TV ‘취업의 전설’ 고정 패널 및 한림대 겸임교수, 대구가톨릭대학 산학협력교수를 거쳤다. 무엇보다 차별적인 취업, 진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통하는데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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