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상담소] 꿈이 따로 있는데, 퇴사하려니 겁이 나요

입력 2019-11-14 11:38  


-청춘이 묻고 스케치가 답하는 '청춘상담소'






[캠퍼스 잡앤조이=작가 스케치] 5년 차 회사원입니다. 퇴사에 대해 고민한 지는 몇 개월 됐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복지도 좋고 급여에 불만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자랑스러워하십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학창 시절부터 꿈꿔왔던 사회적 기업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의가 들어왔는데 계속 고민입니다. 사실 그곳은 지금 회사보다 급여나 복지가 많이 부족합니다. 주변 친구도 지금 다니는 회사가 좋으니 이상한 사회주의 회사에 갈 생각 말라고 말립니다. 바쁘게 열심히 살아온 하루하루인데 언제부턴가 회사 일에 보람을 느끼지 못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평생 행복할 줄 알았는데요, 현실은 그저 월급쟁이일 뿐이네요. 그렇다고 막상 이 모든 혜택을 포기하기에는 솔직히 겁이 납니다.

먼저, 사회적 기업은 사회주의 회사가 아닙니다. 사회적 경제는 다른 의미이니 행간의 의미를 잘 걸러야 합니다. 사회주의는 경제주체의 의사와 자유를 보장하기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중히 여기는 관념입니다. 반면, 사회적 경제는 공동 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경제조직이 수행하는 활동을 정부나 지자체가 육성하고 지원하는 시장경제 체제입니다.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포함하는 통치 기구 예산은 해마다 새로 재편됩니다. 기업처럼 유보금이란 개념이 없죠. 예산을 그해에 다 쓰지 않으면 다음 연도에 예산이 삭감되기 때문에 매해 10월, 11월이면 전국 곳곳에서 아스팔트를 새로 깔고, 보도블록도 다시 새 단장을 합니다. 물론 사회적 경제에 대해 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공산주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도 사실입니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우리가 주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의 완성과 인류의 행복이다.” 마르크스가 한 말인데요, 그는 자신의 행복과 모두의 행복을 합치시킬 수 있는 삶의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경제주체가 활동하는 목적이 ‘자본’에서 ‘모두의 삶’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죠. 

우리 모두 자신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자기 이익의 여러 방향 중에서 사회적 이익의 방향도 있다면 이타적 사고로써 그 방향으로 결정할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은 영리를 얻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이지, 적자를 모색하는 곳이 절대 아닙니다. 생산하지 않고서 소비만 하는 곳도 아니고요.

사회적 기업도 많은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 기업과 경쟁할 힘이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담기 때문에 브랜드 힘이 때론 유명 명품 브랜드를 앞지르곤 합니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 굿즈를 갖추고 연말 시상식이나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겁니다. 이처럼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청춘에겐 ‘값’ 〈 ‘시간’

또다시 시대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진보는 새로운 산업혁명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경제의 또 다른 변곡점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컴퓨터 알고리즘을 설계해 투자하는 퀀트 투자입니다. 주식 투자를 차트 분석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분석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대체되고, 그 결과에 따라 매수와 매도가 진행됩니다. 이러한 퀀트 투자는 ‘단타’라는 단기 투자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채굴기처럼 노동 없이 자본만으로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물속의 오리가 부단히 발을 움직이듯이 모든 기업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하고 있죠. 안정적인 직장이란 없습니다.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확실한 준비는 주체가 돼 직접 그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경제라고 하면 대부분의 청춘은 돈을 버는 팁을 먼저 생각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가장 중요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고민은 우리 사회 시스템을 다시 보게 해주며, 이는 어떻게 소비해야 할지,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제주체로서 성장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이 모여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스케치(brunch.co.kr/@barneconomy)

경제·금융 칼럼니스트인 스케치는 한시적 청탁금지법 대상자로 국가나 지자체의 청년을 위한 경제 정책 자문을 맡고 있다. 또한 삼성, LG, 한화 등 유수의 기업에 관련 칼럼을 기고하며, 2030세대를 위한 경제/재테크 카운슬링 ‘청춘 경제’로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5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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