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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보깅 댄스를 추는 외국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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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60년대 볼룸에서 탄생한 ‘보깅댄스’ … 마돈나 ‘Vogue’로 관심 받아
<p >이후 보깅 댄스는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보깅 댄스는 1960년대 뉴욕 할렘가 내 게이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춤이다. 성소수자들이 차별을 피해 춤을 추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진 ‘볼룸’에서 벌여졌던 파티 문화가 보깅 댄스로 파생되었다. 패션지 ‘Vogue’의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는 듯 해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는데, 주로 팔과 다리를 사용해 기하학적 모양을 묘사하거나, 여성스러움을 과시하는 스타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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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보깅 댄스가 세상에 처음 주목받은 것은 1990년 팝의 여왕 마돈나가 싱글 ‘Vogue’를 발표했을 때였다. 뮤직비디오 속 흑백 화면에 등장하는 마돈나와 그를 둘러싼 정장 차림의 보깅 댄서들은 팔과 손을 이용한 부드러운 춤을 선보인다. 바닥에 누워 다리를 쭉 뻗는 플로우 퍼포먼스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남성 댄서들만 등장해 다리와 팔의 선을 강조하는 춤을 추는 장면은 이 뮤직비디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뉴욕의 유명 보깅 댄서들이 안무와 뮤직비디오에 참여해 이후 유명한 장르가 되었지만, 당시의 폐쇄적 문화 때문에 타 장르만큼 대중화 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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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마돈나의 ‘Vogue’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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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한국 ‘보깅댄스 역사’ … 김완선부터 f(x)까지
<p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보깅 댄스가 처음 유입된 것은 언제였을까. 그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 원조 댄싱퀸이라고 불렸던 김완선이 있다. 80년대 후반 파격적인 춤과 무대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그의 뒤에는 남성 백댄서들이 있었다. 김완선에게 첫 1위를 안겨 주었던 곡 ‘나만의 것’ 무대에는 선글라스를 낀 남성 댄서들이 등장한다. 바닥을 쓸고 팔과 다리를 뻗으며 우아한 느낌까지 주는 이 무대에서는 앞서 언급한 마돈나의 ‘Vogue’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춤이 ‘보깅 댄스’라는 것이 명명되지 않았을 뿐 이미 30년 전 무대를 통해 보깅 댄스는 한국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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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보깅 댄스는 2010년대 K팝에 본격적으로 접목됐다. 남성 그룹 신화는 2013년 발표한 타이틀 곡 ‘This Love’에서 한국 댄스그룹 최초로 곡의 전체 안무를 보깅 댄스로 구성했다. 손으로 눈을 가리고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마다 다른 자세로 시작하는 ‘This Love’의 보깅 퍼포먼스는 절제된 남성미를 선보였다. 이후 2015년에는 걸그룹 f(x)가 타이틀곡 ‘4 walls’에서 여자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보깅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격한 웨이브 대신 팔을 주로 사용하는 안무에 대중들은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실험적 시도를 다채롭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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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엠넷 '퀸덤'에서 AOA의 퍼포먼스. (사진 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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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퀸덤으로 다시 뜬 ‘보깅댄스’…성 구분 무력화해
<p >그리고 현재 퀸덤의 보깅에 도달했다. AOA의 ‘너나 해’ 무대에 등장했던 남성 보깅 댄서들은 그들의 팔과 골반, 다리를 이용해 여성스러움을 한껏 강조한 퍼포먼스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이전보다 많은 대중들이 보깅 댄스에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성이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여성스러운 춤을 췄다는 시각적인 해방감은 대중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새로움을 선사했다. 그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견고히 자리 잡고 있었던 젠더 구분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지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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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이렇듯 보깅은 대중에게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분을 무력화시키는 쾌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제는 보다 더 다양한 곳에서 고착화 된 성 이미지를 탈피하는 시도를 미디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0월 앨범을 발매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신곡 ‘원더우먼’의 뮤직비디오에는 드래그 (고정적 성 역할과 반대되는 옷을 입고 행동하는 것) 아티스트가 출연해 가수와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흰 옷을 맞춰 입은 드래그 퀸(여장남자)의 단체 퍼포먼스를 하는 마지막 부분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성 구분을 넘어 ‘나다운 나’를 포현하는 보깅 댄스, 앞으로 어떠한 신선함을 대중에게 보여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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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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