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 구분 무너뜨리는 '보깅 댄스'②] 하이힐 신고, 긴 머리 휘날리는 남자댄서를 바라 본 대학생들의 반응은?

입력 2019-12-10 13:28   수정 2019-12-11 11:43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조아림 대학생 기자] 보깅 댄스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대중들은 ‘하이힐’을 신고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춤을 추는 것을 여자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깅 댄스를 추는 남성들은 성 역할을 뒤집는다. 사회 속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모습, 즉 ‘여성스러운’ 모습을 한 채 팔, 다리, 골반 등으로 신체 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남자는 파워풀하고 야성미 넘치는 춤을 추고, 여자는 살랑거리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춤을 춘다고 명확히 구분 지었던 대중들에게 보깅 댄스가 충격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AOA 멤버 지민과 보깅 댄서들 (사진 출처=지민 인스타그램)

대학생들이 바라본 보깅댄스는 어떨까

서울권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보깅 댄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선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60%(120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이상하다’ 26%(52명), 기타 14%(28명)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신선하다’고 답한 응답자의 대부분은 여학생이었다.





그렇다면 대학생이 바라보는 보깅 댄스는 어떨까. 대학생 A씨는 “퀸덤을 통해 보깅 댄스라는 장르를 처음 알게 되었다. 춤을 본 순간,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당연해지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성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이를 예술로 표현하는 게 멋지다”, “우리가 생각한 여성의 모습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그저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등의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보깅 댄스를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이상하다’에 응답한 대학생 B씨는 “보기 안 좋다”라고 답변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다른 의견에는 “처음 보는 춤이라 어색하다”, “아직 이해하기엔 어려운 분야”, “당황스러움의 연속” 등이 있었다. 또 기타에 답변한 응답자 중 한 명은 “보깅 댄스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나 보깅 댄서들이 사회가 추구하는 ‘여성성’을 과장해 꾸미는 모습에서 여성 혐오를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

“단지 편견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변화하는 대학생들의 성 역할 인식

설문 조사에 응한 대학생 대부분은 보깅 댄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이 진보하면서 젊은이들의 생각도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원중 보깅 댄서는 한 인터뷰에서 “머리를 기르거나 화장을 하는 것 역시 내가 원해서 했을 뿐 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성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허준영 보깅댄서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나누는 것이 싫다”며 “어떤 성별에게 강요되는 관습에 구애받지 않고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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