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오히려 집중 잘 돼 좋아요" 온라인 생활 한 달, 달라진 대학생들의 모습

입력 2020-04-13 20:10   수정 2020-04-16 11:14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주연우 대학생 기사] 코로나19 사태로 대학들의 온라인 수업 기간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화여대, 서강대, 숭실대, 건국대 등은 1학기 전면 온라인 수업을 결정했다. 한양대, 고려대, 연세대 등은 원격 수업 기간을 상황 안정기까지 무기한 연기했다.

코로나19로 평범한 대학 생활은 잠깐 멈춤에 있다. 20학번 신입생들은 동기 얼굴을 스크린에서 처음 봤다. 교정에서의 벚꽃 구경을 올해는 건너 뛰었다. 대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공부하는 시간도 더 많아졌다. 시간표에 쫓겨 밥을 거르는 일도 없었다. 삶을 유지하는데 본질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수업 한달, 달라진 대학생의 삶을 들여다 봤다.



△대학생이 카페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시·공간을 뛰어넘은 온라인 수업

온라인 강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허물었다. 수업을 노트북은 물론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다. 학교에 가지 않는 학생들은 주로 카페나 집에서 강의를 듣는다. 이해영(중앙대 4) 씨는 “학교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나 통학 시간이 절약돼서 좋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 온 학생들은 본가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 왕희지(건국대 4) 씨는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느라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며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본가에서 생활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녹화 강의는 출결 인정 기간이 정해져있다. 그 기간 안에만 수강하면 된다. 학생들은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는다. 편한 시간대에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한지희(이화여대 4)씨는 “집중이 잘되는 시간에 맞춰 들으니 오히려 강의를 더 열심히 듣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이런 자유가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수민(마산대 2)씨는 “아침잠이 많아서 오후에 몰아 듣거나 자꾸 미루게 된다”며 “강제적인 시간표가 오히려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시간 수업으로 쌍방향 소통 가능

실시간 화상 수업의 경우 줌(zoom)이나 구글 밋(meet)을 통해 이뤄진다. 교수가 강의실을 개설하고 웹 주소를 공지하면 학생들이 들어오는 방식이다. 녹화 수업과 달리 실시간 수업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수업 중간 교수가 학생들의 표정을 보고 잠깐 수업을 멈추기도 한다. 수시로 질문을 주고받는다. 학생들은 교수의 질문에 순서대로 답변한다. 소그룹 강의실 개설 기능을 이용해 조별 토론도 이뤄진다. 황보배(숭실대 4) 씨는 “건축학과 특성상 팀플 수업이 주를 이루는데 줌을 통해서 매주 발표 수업을 진행한다”며 “조원들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교수님께 피드백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지은(건국대 4) 씨는 “실시간 수업을 통해 토론 수업을 하긴 하지만 제약이 많아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불성실한 수업에 학생들 불만 쌓여

교수들의 불성실한 태도로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검정 화면에 음성만 녹음해서 강의를 업로드하거나, 필수 강의 시간을 채우기 위해 PPT를 길게 만들고 줄줄 읽는 경우, 실시간 수업 중 교수 임의로 쉬는 시간을 잦게 갖는 경우 등 다양했다. 공지만 계속해서 올리고 강의는 올리지 않는 교수도 있었다. 서울 소재 대학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김가홍(24) 씨는 “임박하게 공지를 올리고, 강의 4 주차인데 1 주차 진도밖에 나가지 못했다”며 “시험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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