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권혁중 대학생 기자] ‘국어국문학과(이하 국문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학과라 할 수 있다. 4년제 대학교 내에 인문학 관련 단과대학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다. 규모도 작지 않다. 최근에는 대학들이 인문대학의 학과를 폐과하거나 통폐합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문과는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편이다.
가장 대중적인 학과 중 하나인 만큼, 국문과에 일반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국문과 학생들은 맞춤법을 다 꿰차고 있을 것’, ‘국문과에는 팀플이 없다는 것’ 등의 선입견이다. 이러한 오해(?)에 대해 국문과생이 직접 국문과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보려 한다.
국문과에 대해 가지는 흔한 오해
국문학도는 맞춤법을 다 꿰차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국문학도가 있다면 제일 공감할 부분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국문학도에게 맞춤법 질문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자소서를 쓸 때, 혹은 과제를 할 때 국문학도에게 자주 물어보곤 한다. 그러나 아무리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해도, 모든 맞춤법을 알기 쉽지 않다.
건국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K씨는 “주변에서 맞춤법을 물어볼 때마다 틀릴까봐 부담스럽다”고 말하며 “오히려 흔히 알고 있는 맞춤법과 학교에서 배우는 문법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띄어쓰기 같은 경우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나 붙여 씀도 허용함’이라는 조항까지 있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오히려 헷갈린다”고 말했다.
사실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했다고 해서 맞춤법을 다 알 수는 없다. 실제로 건국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수강할 수 있는 40여개의 과목 중 맞춤법을 배우는 수업의 수는 다섯 손가락에 꼽는다. 이마저도 학문의 영역이기 때문에 교수마다 견해가 다른 경우도 있다. 게다가 이를 듣지 않고도 졸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국문학도가 모든 맞춤법을 꿰차고 있다는 것은 큰 오해다.
국문학도는 모두 교사와 기자, 시인, 소설가를 꿈꾼다?
물론 위의 직업을 꿈꾸는 전공자들도 적지 않다. 교사를 꿈꾸는 사람은 ‘교직이수’를 통해 이룰 수 있고, 기자와 시인, 소설가도 각각의 방법으로 꿈을 이룬다. 그러나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도 진출한다.
예를 들어 국문과에서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해 대기업 취직을 희망하는 학생도 있고,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해 IT기업 취직을 희망하는 학생도 있다. 건국대 국문과 학생중 국제무역학과를 다전공하고 있는 J씨는 “국문과에 입학하긴 했지만, 국제무역학과의 세부 전공 중에서도 국제마케팅에 관심이 있고 다국적기업의 마케팅 업무에 꿈이 있어 다전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직이 잘 되지 않아 ‘굶는 과’라는 자조적 호칭도 쓰지만,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문과에는 팀플이 없다?
팀플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영학과나 신문방송학과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국문과도 만만치 않게 팀플이 많다.
국문과 대부분의 수업은 조별로 발제문을 쓴 후에 이를 발표하고, 이후 학생 상호 간의 토론을 하는 형태다. 이를 위해선 발제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거의 조별로 진행된다. 발제문의 분량은 적게는 2~3장, 많게는 40~50장까지 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다투게 된다. 물론 경영학과만큼 높은 수준의 발표를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제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문과 내에서도 팀플에 대한 고충이 있다.
△ 한 작품을 발제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파일
수능 국어를 잘하면 국문과 공부도 잘한다?
고등학교 때 국어를 잘해서 혹은 국어를 좋아해서 국문과 진학을 희망한다면 한 번 더 고민해봐야 한다. 국문과에서 배우는 것들은 수능에서 배웠던 것과는 천차만별이다. 앞서 말했듯 학문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매우 심오해진다.
건국대 국문과에 재학 중인 H씨는 “고등학교 때 문법이 좋아서 국문과에 왔는데, 학교문법과 많이 달라서 혼란스럽다”며 “어떤 교수님은 9품사를 12품사로 주장해서 더 헷갈린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준비하던 국어와 국문과에서 배운 것은 매우 다르다. 소설 또한 교과서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배우기 때문에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수능 국어가 좋아서 국문과에 올 예정이라면 더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국문과에 가지는 흔한 오해 네 가지를 살펴봤다. 국문과라고 해서 맞춤법을 다 꿰차는 것도 아니고 교사를 꿈꾸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본다. H씨는 “사실 어디 가서 국문과라고 말하는 게 꺼려진다”며 “사람들이 색안경을 벗고 국문과를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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