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용재 넥슨코리아 디자이너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폴리아티스트는 사운드를 만드는 전문가다. 폴리아티스트는 영화나 영상에서 물체 고유의 소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그 영역이 넓어져 영화뿐 아니라 게임에서도 뛰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등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요소를 만드는 폴리아티스트가 있다.
넥슨의 게임 중 하나인 카트라이더에서 물풍선이 터지는 소리도 폴리아티스트가 만들었다. 넥슨은 폴리아티스트들이 모인 사운드팀이 있다. 안용재(40) 넥슨코리아 사운드디자인파트 디자이너는 “넥슨 사운드팀은 넥슨이 만드는 게임에 들어가는 모든 효과음을 책임지는 부서”라고 소개했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넥슨코리아 본사에서 안 디자이너를 만났다. 안 디자이너가 일하는 현장에는 벽돌부터 모래판, 식용유 통, 글러브, 이동식 욕조, 볏짚까지 온갖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는 마이크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안 디자이너는 “이곳에서 게임 사운드가 탄생한다”고 웃음 지었다.
△안용재 넥슨코리아 사운드디자인파트 디자이너. 안 디자이너가 일하는 현장에는 벽돌부터 모래판, 식용유 통, 글러브, 이동식 욕조, 볏짚까지 온갖 잡동사니들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사진=이승재 기자)
게임에서 폴리아티스트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운드는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게임 기업들이 소리 제작에 투자를 많이 한다. 폴리아티스트에게 최고의 칭찬은 아무런 피드백도 받지 않는 것이다. 게임에 사용된 효과음은 게임의 재미를 살리는 요소다.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게임을 하면서 ‘이 소리 대단한 걸’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반대로 ‘소리 왜 이래? 소리 때문에 게임에 집중 안 된다’라는 반응이 있으면 안 좋은 거다.”
소리를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
“소리를 만들기 전에 먼저 '기획의도'를 파악한다. 게임 기획자가 원하는 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폴리아티스트는 게임 기획자와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소리를 만드는데는 정해진 법칙이 없다. 다양하게 시도하다 보면 내가 찾던 소리가 나온다. 작업 장에 소품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다.(웃음)”
창의적인 직업에 가깝다고 봐야 하나
“그럴수도 있겠다. 창의적인 일이라는게 막상 마음먹고 무언가를 만드려고 하면 잘 안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소리를 발견하면 기록해 둔다. 한번은 컵라면을 먹고 빈 용기를 버리려고 꾸겼는데 타조알 깨지는 소리가 나더라. 그걸 기록해 뒀다가 다음에 활용했다. 베이킹소다에 식초를 넣으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고기 굽는 소리가 난다. 이 소리를 활용했던 적도 있다. 일상 생활의 모든 소리가 좋은 재료다. 그 재료를 잘 활용해 게임 효과음을 만든다.”
다른 팀과 협업도 중요하겠다
“사운드팀은 게임 개발자나 기획자가 게임에 필요한 효과음을 요청하면 그에 맞는 소리를 만든다. 때로는 기획자가 '봄의 소리를 만들 건데 여름의 뜨거움과 가을의 나풀거림이 공존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식으로 요청이 온다. 기획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 거기에 맞는 소리를 만들 수 있다.”
직업병이 있나
“물건 수집병이 생긴다. (웃음) 어떤 소품에서 어떤 소리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 수집하고 본다. 그러다보니 집에 잡동사니가 가득하다. 소리를 의식하는 버릇도 생겼다. 특정 장소에 가면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어딜 가던 왜 이런 소리가 날까라는 생각을 늘 하게된다.”
폴리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나
“영화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부터 영화 사운드에 관심이 많았고 그 분야에서 일도 했다. 그러다 게임 분야로 건너와 폴리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폴리아티스트는 경력이 필요하다.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은 많다. 대학에 전공이 개설돼 있고, 교육기관도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혼자 학습도 가능하다. 직접 소리를 제작하면서 본인만의 포트폴리오를 쌓다보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현재 직무에서 갖춰야 할 능력이 있다면
“소리에 관한 관심이다. 내 휴대폰 음성 메모는 각종 소리로 가득하다. 폴리아티스는 평소에 소리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본인이 가고 싶은 분야에 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안용재 디자이너는 영화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영화 사운드에 관심이 많았고 그 분야에서 일도 했다. 그러다 게임 분야로 건너와 폴리아티스트로 일하게 됐다. (사진=이승재 기자)
채용 과정이 어떻게 되나
“이쪽 분야는 공채보다 수시 채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경력자를 우대한다. 넥슨도 경력직을 뽑는다. 채용 때는 실기테스트를 본다. 과제를 주고 직접 사운드를 제작하게 한다. 지원자의 결과물뿐 아니라 작업하는 모든 과정을 평가한다. 실기테스트 후 실무 면접을 진행한다.”
사회 초년생은 어떻게 경력을 쌓아야 하나
“꼭 거창한 경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획에 맞게 소리를 만들고 개인 블로그 등에 올려서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된다. 포트폴리오가 쌓이면 경력이 된다. 내가 만든 소리를 블로그에 올렸고 그걸 보고 기업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다.”
연봉, 복지혜택 등은 어느 정도인가
“연봉은 기업에 따라 다르다. 넥슨은 연봉과 복지혜택이 좋은 편이다. 폴리아티스트라도 연봉은 회사 직급 체계를 따른다. 영화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프리랜서 개념으로 경력이 높고 업계에서 인정받을수록 대우가 좋아지기도 한다.”
앞으로의 비전은
“폴리아티스트는 게임, 영화, 광고 업계에서 많이 뽑는다. 최근에는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영상 제작 기업에서 사운드에 특화된 사람을 많이 뽑고 있다. 영상 시장이 커질수록 사운드를 책임지는 폴리아티스트를 찾는 곳도 많아질거라고 본다.”
[폴리아티스트]
주요업무
음향 효과를 녹음하기 위해 녹음 스튜디오 안에서 영상을 보며 여러 가지 소리를 만드는 일을 한다. 사물이나 신체로 음향연기를 해 효과음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근무환경
일반 직장인과 비슷하다. 출퇴근 시간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 8시간 근무가 기본이다. 폴리아티스트는 소리가 필요한 팀과 협력해 일한다.
연봉 및 복지혜택
연봉은 기업에 따라 다르다. 넥슨은 연봉과 복지혜택이 좋은 편이다. 연봉은 회사 직급 체계를 따른다. 영화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프리랜서 개념으로 경력이 높고 업계에서 인정받을수록 대우가 좋아진다.
필수요건
소리나 음향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학이나 교육기관을 통해 지식과 경력을 쌓는다. 음향이나 영화 사운드를 전공한 사람들이 폴리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
폴리아티스트는 게임, 영화, 광고업계에서 많이 뽑는다. 최근에는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기업에서 사운드에 특화된 사람을 많이 뽑고 있다.
직업 현황
공채보다 수시 채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경력자를 우대한다. 관련 경험을 쌓아서 경력으로 많이 입사한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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