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지난 5일 한양대에서 농성하던 학생에게 이상용 한양대 기획처장이 등록금 환불을 원하면 혈서를 써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한양대, 연세대, 중앙대 학생들이 학교 커뮤니티에 혈서를 쓴 사진을 올려 대학과 학생 간의 갈등이 더욱 붉어지고 있다.
△한양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혈서 캡처.
한양대 “등록금 반환 대신 혈서가 필요하다고?”
17일 한양대 에브리타임에 ‘등록금 반환 대신 혈서가 필요하다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등록금 반환’, ‘대면 시험 반대’라고 적힌 혈서 사진이 첨부됐다. 한양대 사학과 재학 중으로 알려진 이 학생은 무책임하게 대면 고사를 시행하는 학교를 비판하며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5일 한양대 기획처장이 농성하는 학생들에게 “혈서라도 받아오라”는 발언을 한 것의 대응으로 보인다.
한양대에서는 기말 시험 중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3명 발생했다. 하지만 한양대 측은 학교 전체에 공지하는 대신 같은 강의실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에게 제한적으로 등교중지를 통보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연세대 에브리타임 캡처(좌), 중앙대 혈서(우)
연세대, 중앙대에서도 “학교는 소통하라” 혈서 등장
같은 날 연세대 에브리타임에서도 혈서가 등장했다. ‘연세대 10만원’이라고 적힌 혈서였다. 해당 학생은 “너무 답답해서 저도 올립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연세대의 소통을 요구했다. 중앙대에서도 같은 날 “중앙대는 소통하라”는 제목을 단 세 장의 혈서가 올라왔다. 혈서 밑에는 새내기에게만 주어지는 중앙대 명찰이 첨부돼 “이 학교는 새내기 혈서까지 쓰게 만든다”는 학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중앙대에서는 18일 13시 ‘중앙대는 소통하라’는 키워드로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어 총공세를 통해 학교와의 대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에 학생들의 반응 역시 갈렸다. 학생과 대화를 거부하는 학교에 불만이 있는 학생들은 “혈서를 통해서 다른 학교 학생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이 힘을 싣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미 세 학교가 혈서를 공개했으니 다른 학교에서도 릴레이로 혈서를 쓰기 시작할까 봐 걱정된다. 학교 측과는 싸울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해야 하지 않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subinn@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