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백지헌 대학생 기자]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 이후 지금까지 최전선에서 바이러스와 싸워온 이들은 다름 아닌 의료진들과 방역 전문가들이다. 특히 음압병동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모습들이 단연코 돋보였다.
통풍은커녕 얼굴을 짓눌러 상처를 남기는 D레벨 방호복을 입은 채 오랜 시간 감염자들을 간호하며 녹초가 된 간호사들의 모습은 매체에서 여러 번 회자되기도 했다. 그런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덕분에 챌린지’의 전국적인 확대로, 또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집단감염 사태는 일반인들에게 감염병을 확산을 통제하는 방역의 중요성은 물론, 간호사라는 직업의 막중한 역할을 더욱 엄중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병 확산을 경험한 정부도 지난 2월 감염관리전문간호사 등 전문간호사 제도를 적극 활성화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과 감염병연구소 설립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등, 관련 분야가 최근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방역과 간호라는 두 밀접한 분야를 아우르는 특별한 직업, 감염관리간호사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하다. 감염관리 분야에서 12년간 근무한 감염관리 전문가, 허연정 간호사를 만나 감염관리간호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프로필
허연정 감염관리간호사
감염관리실무전문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前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간호사 (2004.4-2012.3)
現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관리실 감염관리간호사 (2016.5-현재)
現 울산대학교 산업대학원 임상전문간호학 감염관리전공 (2018)
現 널스큐 인터넷강사
유튜브 채널(허연정감염관리간호사 TV) 운영
프셉마음(감염환자간호편,감염관리실편) 등 저술
감염관리전문간호사 취득 예정
감염관리간호사는 어떤 직업인가요
“감염관리간호사는 전염병 역학, 감염학, 미생물학, 간호학, 의사소통학 등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감염관리프로그램을 일선에서 직접 담당하는 실무자로서 중심이 되는 모든 감염관리업무를 주도적으로 맡아 수행합니다. 집중적인 감염감시를 통해 감염유행조사를 시행하고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감염관련 문제에 대한 상담과 자문을 하며, 적절한 관련 문헌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병원의 질 개선활동을 통해 안전한 병원환경을 조성해 환자와 병원 직원의 감염을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감염관리간호사는 감염내과전문의 및 임상 간호사와 어떤점에서 다른가요
“우선 감염내과의사는 감염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업무를 합니다. 그리고 임상 간호사는 환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돌보며 건강 회복과 유지 및 증진시키는 업무를 합니다. 반면 감염관리간호사는 의료관련감염관리를 위해 의료종사자들이 손위생, 소독 및 멸균, 격리 등 기본적인 감염관리지침을 준수하는지 모니터링하고 교육하는 등 감염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감염관리간호사 업무 이미지.
감염관리간호사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병동에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전담간호사로 일하면서 제 자신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과 기회가 되었고 의료진의 안전과 감염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 적절한 개인보호구를 제공하고 올바른 개인보호구 착탈의 방법을 교육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2015년 여름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 유행을 경험하면서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 이송직원, 영양과 직원, 환경 청소 담당직원 등 모든 직원들이 감염위험에도 유행 종식을 위해 환자 치료와 간호에 노력하였고 각자 맡은 일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 없이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 때 저는 메르스 유행 상황을 겪으면서 ‘감염관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감염관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으로 이직할 때 병원 측이 관심분야를 반영해준 결과 감염관리실로 발령이 나면서 감염관리간호사가 됐습니다.”
감염관리간호사를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일화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2016년 5월 2일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2개월 앞둔 시점 갑자기 감염관리실로 발령이 나면서 감염관리간호사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 연구하면서 일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이 컸습니다. 그리고 힘든 상황에서 의사, 간호사 등 병원 식구들이 감염관리지침을 실천해줄 때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국내 최초로 감염안전 워크스루 진료부스를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어 병원 직원들이 더 많이 바빠졌지만 불평불만 없이 출입통제지침과 선별진료소 업무를 분담하며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감염관리간호사가 되기 위한 조건이나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감염관리간호사가 어떤 역할을 효과적,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주요 능력인 핵심역량에는 리더십, 감염예방 및 관리, 정보기술, 수행증진과 과학 적용이라는 4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이 중 리더십의 영역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감염관리간호사는 의료관련감염관리를 위해 병원 직원들이 손위생을 올바르게 하는지, 기구나 환경 소독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결핵환자와 같이 공기매개 전파경로 감염병 환자는 공기격리지침을 잘 준수하고 음압격리실에 적절히 격리하는지 등 감염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일을 하는데 병원 직원들이 이러한 지침을 잘 준수할 수 있도록 그들을 잘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합니다. 또한 부서에 감염관리지침을 왜 준수해야 하는지 그 부서에서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이나 도와줄 일이 무엇인지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부서와의 의사소통능력은 감염관리간호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감염관리간호사가 교육하는 사진.
감염관리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크게 감염관리간호사는 감염관리전담간호사, 감염관리실무전문가, 감염관리전문간호사로 구분됩니다. 감염관리전담간호사는 의료관련감염의 발생을 예방, 관리하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자입니다. 감염관리전담간호사는 병원에 소속되어 월 평균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간호사로서 감염관리실 업무를 전담하여 근무하는 간호사를 의미합니다.
감염관리실무전문가는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의 감염관리실무전문가 자격심사 기준에 해당될 경우 신청가능하고 심사를 통해 적격한 자일 경우 취득할 수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정회원을 유지하고 최근 5년 이내 3년 이상의 감염관리 전담 실무경력이 있으며, 대상 기간의 3년간 의료기관에 설치된 감염관리 실무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에서 인정하는 감염관리 전문교육과정을 이수해야하고 최근 3년간 감염관리 관련 논문을 학회지에 게재하는 등 학술연구 수행을 수행해야합니다.
감염관리전문간호사는 전문간호사 교육기관에서 전문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고 석사수료이상이 되면 전문간호사 시험 자격을 갖추게 되며 전문간호사 자격시험에 합격 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자격을 인정받은 간호사입니다.”
코로나19로 보건의료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특별히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감염관리간호사는 감염감시, 유행발생 관리, 감염관리 규정 및 지침 마련, 교육, 직원건강관리, 감염관리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으며 국가의 감염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감염관리간호사가 증가하고 의료관련감염관리가 향상되었으나 감염관리간호사의 자질과 영향력 향상, 그리고 업무노력 보상을 위한 적절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변화하고 증가하는 보건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감염관리전문간호사의 처우, 인식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석사과정에서 2학기에 간호연구 수업을 듣고 질적 연구를 시작으로 4학기에 실험 연구를 하였고 5학기에 석사학위논문으로 비실험연구까지 3편의 논문을 썼습니다. 8월에 석사학위취득 후 9월부터 박사과정에 진학예정으로 학자로서 더 정진해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배우고 석사과정에서 해보지 못한 연구들을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며 많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이론을 구축하며 간호학문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감염관리간호사를 꿈꾸는 수험생들과 간호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감염관리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원과정까지 이수해야 하므로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다양한 지식을 쌓아야 가능한 일이므로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계속 공부하면서 일하다 보면 어느새 전문가가 되어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염관리간호사로서 타 부서에 협조를 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부서에 눈에 가시가 되면 안 되고 약점 잡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염병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지만 그 외에 환자를 간호하는 것, 즉 감염이 전파되지 않도록 실제 기본 지침을 수행하는 사람은 간호사입니다. 간호사는 환자를 교육하는 큰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감염전파가 되지 않도록 기본적인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감염관리인식을 환자에게 심어주는 일은 간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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