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던파의 액션 쾌감, 디테일한 애니메이션 작업에서 나오죠”,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몬스터팀 김승용 팀장, 김용호 파트장

입력 2020-06-25 14:50   수정 2020-07-01 13:10


[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무엇보다 액션 쾌감 아닐까요? 액션 쾌감을 살리기 위해 애니메이션 작업 시 타격감, 공격모션 등을 구현하는 데 집중합니다. 직접 사진도 찍어보고 연구하며 사용자들에게 게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 중입니다.”

김승용(39) 던전앤파이터몬스터팀 팀장은 던파의 인기 비결을 이렇게 소개했다. 던파는 네오플이 제작하고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2005년 서비스 시작 후 15년간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다.

던파는 ‘액션쾌감’이라는 문구에 딱 들어맞는 게임이다. 오락실에서 즐기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같이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통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으며, 화려한 이펙트와 짜릿한 타격감을 자랑한다. 액션쾌감이 있는 빠른 플레이방식, 유니크한 도트 그래픽 덕분에 폭넓은 사용자층을 끌어모았다. 김 팀장이 속한 몬스터팀은 아트실 소속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제작하는 팀이다. 던파아트실 몬스터팀 김승용 팀장과 김용호(34) 파트장을 만났다.



△왼쪽부터 던파아트실 몬스터팀 김용호 파트장, 김승용 팀장. (사진=서범세 기자)

네오플 던파 몬스터팀은 어떤 팀인가

김승용 : 게임 콘텐츠에 들어가는 몬스터들을 작업하는 팀이다. 최고의 ‘도트’ 퀄리티를 목표로 한다. 도트는 2D 그래픽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점’을 뜻하는 단어다. 게임 개발에서는 이미지를 만들 때, 작은 점들로 이루어진 비트맵 그래픽을 만드는 작업을 ‘도트를 찍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결과물을 보여드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연구하는 팀이다.

김용호 : 기획서를 토대로 원화가 나오면 그걸 기반으로 몬스터를 제작한다. 스토리와 성격에 맞게 몬스터를 만드는 것이 우리 팀의 역할이다. 프로젝트 형태로 팀원들이 협업에 일한다. 하나의 프로젝트마다 평균 2~3개월이 소요된다.

몬스터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이 궁금하다

김승용 : 먼저 전체적인 기획이 나오면 회의와 의견을 통해서 몬스터의 성격 및 키워드를 기획자와 같이 정한다. 원화가 완성되면 도트 기본형을 작업하게 된다. 원화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씀드린 성격 및 키워드를 통해 그에 어울리는 자세를 정하고 작업을 한다.

그다음으로 애니메이션 러프 작업(모션 확인을 위한 단순 이미지)을 통해 몬스터의 성격 및 특징을 표현하게 된다. 이 작업이 사실 작업자에겐 제일 즐거운 시간이다. 이때 작업자는 기획에 나와 있는 모션들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이해한 몬스터의 스킬모션 등을 더 추가해 동작을 만든다. 한가지 모션에서도 여러 표현으로 애니메이션을 그려서 많은 러프 동작 등을 만들게 된다.

김용호 : 러프 애니메이션으로 더미(테스트용 이미지) 작업을 만들고 개발자가 더미로 실제 게임에 넣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부분이 사실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게임에 들어갔을 때 화면을 다 가리거나 애니메이션 동작 중 어색한 모습이 있거나 쓸모없는 프레임들이 있다면 이 과정에서 추가 및 삭제를 한다. 더미 개발을 확인한 뒤에는 최종 완료를 위해 디테일 작업을 하게 된다. 이 작업부터 집중과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렇게 도트작업이 완료가 되면 최종적으로 게임에 넣어 확인한다. 



△네오플 던파 몬스터팀은 스토리와 성격에 맞게 몬스터를 만든다. 몬스터를 만들고 있는 김용호 파트장, 김승용 팀장.

기억에 남는 작업 에피소드가 있나

김승용 : 해외 콘텐츠였던 서부 던전 최종 보스 와이어트 작업 때가 기억이 난다. 작업 시 실제로 도움을 얻고자 각종 장난감 총을 구해서 직접 쏘는 연출과 자세를 취해보며 열정을 불태우면서 작업했다. (웃음) 3D모션을 캡처할 수 없는 도트 작업이라 실제로 사진 또는 영상을 찍어서 참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자료들이 실제 도트 퀄리티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용호 : 게임 캐릭터 ‘여프리스트’의 스킬 중 하나인 미스트리스 제작이 기억에 남는다. 입사 후 처음으로 큰 업무를 맡았다. 디자인 자체도 어려웠고 인체 작업도 어려웠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는데, 완성본과 게임에 적용된 작업을 보니 성취감이 들었다.

이 직무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김승용 : 오래전부터 도트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왔다. 목표가 국내 도트의 최고라 불리는 네오플에 입사하는 것이었다. 네오플에서 도트의 정점을 찍고 싶어서 입사하게 됐다.

김용호 : 입사를 결심한 건 던파 원화가 인기가 많았을 시기였다. 던파 스타일의 원화를 좋아했다. 입사를 위해 일주일 동안 집에서만 서류 준비를 했던 기억이 난다. (웃음)

경력을 보니 여러 부서를 경험했다. 게임업계는 부서 이동이 잦은가

김승용 :다 그렇다고 볼 순 없다.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잦은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던 프로젝트가 완료돼 출시되거나 효율적인 업무 분배를 위해 팀 이동이 이뤄진다. 본인에게 맞는 업무를 찾아가는 예도 있다. 여러 부서를 경험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것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 내 적성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고 맞춰간다는 의미도 있다.

현재 직무에서 갖춰야 할 능력이 있다면

김승용 : 우리가 하는 일이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도트는 하나의 표현방법이다. 당장 도트를 못 찍어도 원화 드로잉 능력만 있다면 이 일을 잘할 수 있다. 그래서 직원을 채용할 때 꼭 드로잉 능력을 확인한다. 그만큼 기본기가 중요하다.

김용호 :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그리고 체력도 중요하다. 앉아서 오랜 시간 그리기에 집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업무에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김승용 : 사용자들의 피드백이다. 사용자들이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보람된다. 그래서 늘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확인한다.

김용호 : 결과물이 잘 나왔을 때다. 도트 작업은 마지막 디테일 작업이 체력전이다. 그걸 견디고 완성된 작업물이 나왔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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