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자인진흥원 육성 스타트업] “하루 만에 내가 원하는 옷, 가방 받아볼 수 있죠” 원데이샘플 서비스 ‘디쓰리디’

입력 2020-07-28 16:03  


[한경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디쓰리디는 국내 최초로 3D 기술을 기반으로 내가 입고 싶은 옷의 샘플을 제작해주는 ‘원데이샘플 서비스’를 운영 중이에요. 매장에 방문해야 옷을 살 수 있는 오프라인 시장의 한계와, 높은 반품율이라는 온라인 시장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지하철 키오스크나 모바일 등 누구나 편하게 자신의 감성에 맞는 옷을 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죠.”

디쓰리디는 2015년 국내 최초 3D 기반의 시뮬레이션 제작 프로그램인 ‘원데이샘플 서비스’를 오픈해 누구나 쉽게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현재 동대문 기반으로 운영되는 디쓰리디는 2019년 매출 12억5000만원과 연평균 매출성장률 25%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디쓰리디(D3D)

설립일 2015년 10월

주요 사업 패션 디자인, 제조 및 유통, 원데이샘플 시스템, 블록체인기반 패션제조 PLM 시스템

성과 국내 최초 동대문 기반 원데이샘플 서비스 런칭, 자체 PLM 통한 서북, 중구, 금천 스마트 팩토링 센터 구축, 연평균 매출성장률 25%




패션 사업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창업 시작

하지태 대표는 공대 출신 패션 창업가다. 그는 S 그룹의 패션기업에서 마케팅본부와 전략기획본부 혁신팀장을 역임하며 패션 시장의 한계점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하 대표는 기존 패션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에 주목했다. 패션 창업을 앞둔 젊은이들이 부딪히는 문제는 옷의 원형인 패턴부터 자신이 일일이 제작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유명 디자이너 선생님 밑에서 몇 년을 배워야 겨우 디자이너가 될 수가 있었던 도제식 시스템도 어려움 중 하나로 꼽혔다.  

하 대표는 오프라인 시장과 온라인 시장의 한계점 역시 놓치지 않았다. 개인에게 옷을 맞춰 제작해주는 맞춤집은 가격대가 비싸다는 부담이 있다. 온라인 시장은 실제로 옷을 입어보거나 만져볼 수가 없어 제품을 받아봤을 때 만족도가 떨어진다. 하 대표는 이러한 소비자의 불편함에 착안해 개인의 선호하는 수치, 디자인 등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샘플로 제공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하 대표는 “패션 사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IT 기술을 사용해 낮춰주고 싶었다. 그래서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자기가 원하는 제품의 원형을 단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그렇게 만들어진 서비스가 ‘원데이샘플 서비스’다. 



하루 만에 원하는 의류 샘플 받아보는 ‘원데이샘플 서비스’

원데이샘플 서비스는 기존 의류 샘플을 받아보기까지 걸리는 약 일주일 이상의 시간을 하루로 단축해준 3D 의류 샘플링 서비스다. 샘플을 받아보기까지는 ‘2D 패턴 제작-원단 스캔-3D 패턴 제작-디자인 수정-샘플 확정’의 과정이 하루 안에 마무리된다. 관련 지식이나 별도의 장비도 필요 없다. 모바일로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어 생산을 앞두고 있는 패션 창업가들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다. 또한, 원데이샘플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수치, 패턴, 디자인 등이 전부 저장되기 때문에 다른 고객들도 다양한 디자인들을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디자이너 저작권 보호하는 DB, ‘패션 제조 PLM 서비스’

디쓰리디의 두 번째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패션 제조 PLM 서비스’다. PLM이란 제품 설계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전체적인 과정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일종의 DB 시스템이다. 하 대표는 “패션 시장의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시스템 개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참 유행했던 토끼 머리띠 아시죠?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은 그 머리띠를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잖아요. 그만큼 디자인이 빠르게 유행을 타면 설계 정보가 카피 되기 쉬워요. 휴대폰으로 따지면 설계도 유출이랑 똑같은 거예요. 디자인을 특정 시장에만 공개를 하자니 수익이 안 나는 문제도 있죠. 그렇다고 공개를 하자니 카피 제품이나 저작권이 걱정되고. 이런 디자이너들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 디쓰리디의 PLM 서비스죠. 한 번이라도 저희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자신이 무슨 기술을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분산된 블록체인에 데이터베이스화시켜 저장해둘 수 있어요.” 

하 대표는 창업 후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자금과 인력 문제를 꼽았다. 패션 산업에 오래 종사했지만 실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창업 2년만에 포기를 생각했던 그는 당시 부산디자인센터였던 부산디자인진흥원과 인연이 닿았다. 창업 1~3년 미만의 창업 기업을 선정하는 ‘창업 맞춤형패키지’에서 디쓰리디는 2000만원 가량을 지원받았다. 그 후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으로 2억원을 지원받아 부산에 스마트팩토어(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이용한 스토어)까지 오픈하며 다시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 



한국의 패션 기술, 아이디어 알리기 위해 해외 진출 앞장

패션 시장에서 최초로 3D 샘플링 서비스를 내놓은 디쓰리디를 이어 많은 회사들이 유사한 사업을 런칭했다. 이에 하 대표는 “패션 비즈니스의 확장을 위해서는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 패션과 IT를 융합한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며 “매스커스터마이징(디지털 감성을 가진 소비자 욕구에 대처하기 위한 감성 마케팅) 측면으로 개별 소비자에게로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하지태 대표는 올해 가장 큰 목표로 해외 진출을 꼽았다. 그는 디쓰리디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집적 자료 등을 이용해 해외 브랜드가 원하는 제품을 한국에서 제조하는 글로벌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하루 만에 내 감성과 개성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원데이샘플 서비스’가 해외에 진출하면 혁신적인 패션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브랜드가 해외로 뻗어 나갈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디자인, IT 기술력은 해외 어디에서도 한국이 뒤지지 않아요. 해외에서도 실제로 한국의 아이디어와 IT 기술력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그런 만큼 국내 여러 기관과 민간 기업이 동시에 협력해 글로벌 브랜드를 많이 창출해낼 수 있다면 한국의 패션 산업도 장래가 밝으리라 생각해요.”

subinn@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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