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실기실 폐쇄에 사설 연습실 대여료도 내 돈으로…용인대 예체능계 학생들 울상

입력 2020-09-10 18:16   수정 2020-09-15 11:07


[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439만9000원. 용인대 연극학과 1학기 등록금 납입 증명서에 찍힌 금액이다. 2학기 역시 같은 금액의 등록금을 납부해야 했다. 용인대 연극학과 학생대표 김 모 씨는 “지난 1학기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실기실과 전공장이 폐쇄돼 사용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예정됐던 공연도 모두 취소됐다”고 토로했다. 등록금에는 시설 이용료와 공연 제작비용이 포함돼 다른 학과들에 비해 비싼데, 공연이 무산된 것은 물론 어떠한 시설도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0학년도 학생 1인이 부담하는 평균 등록금은 연간 672만6000원이다. 계열별 평균 등록금은 △의학 975만5000원 △예체능 774만2000원 △공학 720만4000원 △자연과학 679만3000원 △인문사회 592만8000원이다. 용인대 연극학과 연간 등록금은 879만8000원으로 예체능계열 평균 등록금보다 훨씬 높다.

더군다나 실습수업마저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실기를 위한 안무 영상 등 촬영이 필요할 때는 사설 연습실을 대여해서 찍다보니 학생들의 금전적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설 연습실의 경우 시간당 2만~3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한 연극학과 재학생은 “학교 실기장이 폐쇄되면서 공간이 없는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설 연습실을 대여할 수밖에 없다”며 “등록금에 시설 이용료가 포함돼 있지만 사용이 불가해 이중으로 돈을 내게 된 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공 실기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또 다른 재학생은 “실기가 대부분인 전공 특성상 비대면으로 배우고 익히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대로 하고 있는지 판단이 어려웠고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없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실기수업과 이론수업의 차이가 없었다”, “과제만 늘었다”는 의견도 있다.





△용인대 에브리타임 캡처 화면.


이에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학습권이 침해됐고, 혜택을 받지 못한 시설 이용료와 공연 제작비용에 대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측은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극복 학업장려금을 지원했다”는 답변만 전했다.

앞서 용인대는 재학생들에게 코로나19 특별장학금 30만원씩을 지급했다. 하지만 특별장학금 재원에는 성적장학금 폐지와 코로나19 사태로 연기 또는 취소된 각종 행사 비용 등을 포함해 마련하면서 또다시 학생들의 불만이 불거졌다. 성적장학금을 폐지하면서 학생들에게는 사전에 어떠한 얘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성적장학금을 받아야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학생들은 성적장학금 폐지 소식에 휴학을 결정했다. 김 씨는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성적장학금이 안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며 “2학기에 연극학과 1학년 정원 40명 중 10명 넘게 휴학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2학기 블렌디드 강의가 연기된 가운데 용인대 연극학과를 포함해 총학생회, 무도대학 학생회, 체육학과 학생회 등 용인대 중앙위원회는 등록금 일부 반환과 학습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학 특성상 실기, 실습이 다른 대학에 비해 많아 학습권 손실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교내 시설 이용료와 실험 실습비 등을 반환하고, 비대면 강의에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달라는 것이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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