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이원지 대학생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청년전세임대는 청년들의 주거비부담 완화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흔히 ‘LH전세자금대출’로 알려져 있지만 ‘대출’이 아닌 ‘임대’ 형태로 진행된다. 신청자가 택한 매물의 집주인과 LH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그 주택을 신청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형식이다.
△ LH 청년전세임대제도 신청과정.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사이트
LH 청년전세임대제도는 입주 신청에서 실제 계약까지 적어도 2개월 이상 소요될 정도로 까다롭다. 입주자격은 무주택요건 및 소득, 자산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만 19세~39세로 월평균 소득에 따라 우선순위가 결정된다. 자세한 입주자격 조건은 다음 사진과 같다.
△ LH 청년전세임대제도 입주자격.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사이트
위 조건에 부합될 시 LH 홈페이지에 입주자모집공고가 뜰 때 LH청약센터에서 청년전세임대 신청을 하면 된다. 신청 후 당첨통보를 받는 데까진 약 1개월 이상이 걸린다.
△ 2020년 신혼부부·청년 전세임대 입주자 모집 공고.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사이트)
복잡한 기준을 통과하여 입주대상자로 선정되면 LH전세임대 대상 주택 범위 내에서 대상자가 살 집을 직접 물색해야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 있다. LH전세임대제도를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LH 청년전세임대제도에 대한 의견. 사진=경희대학교 에브리타임
“대학가 주변에 매물 자체가 거의 없어요. 있다고 해도 엄청 낡은 집이거나 반지하, 옥탑방이 대부분이에요. 치안이 걱정돼서.”
경희대 재학생 A씨는 2번이나 해당 제도에 당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물을 구하지 못해 당첨을 포기했다. 발품을 이리저리 팔아봤지만 적절한 집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양대 재학생 B씨는 9개의 부동산을 수소문한 끝에 집을 구했다. 그는 “폐가라고 생각된 집도 여러 개 있었다. 집 보려고 문 열었는데 바퀴벌레가 튀어 나왔다”며 “전세가 대비 매물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 LH 매물이니 일부러 전세가를 최대로 올린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아예 학교 근처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집을 구한 경우도 있다. 서울 홍익대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대학가보단 다른 지역이 매물이 많을 것 같아서 학교에서 네 정거장 떨어진 곳에 집을 구했다”며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지만 그래도 이 제도 아니었으면 매달 월세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중개인의 입장도 들어봤다. 서울 회기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절차의 번거로움을 지적했다. 이 중개사는 “일반 계약을 하면 간단한 문제인데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 중개대상물확인서라든가 여러 가지 문서도 필요하고, 주인 입장에선 재산 상황까지 공개해야한다”며 “특히 LH 말고도 워낙 수요가 많은 대학가 집주인들은 그럴 바엔 다른 사람이랑 계약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LH 청년전세임대주택제도는 신청에서 입주까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그러나 매물을 구하는 과정은 온전히 개인이 책임지고 있다. 주거 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좋은 제도이나 여러 가지 허점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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