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하반기 은행 채용이 시작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필기와 면접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23일까지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조만간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 22일 한경 ‘은행 빅5 잡콘서트’가 유튜브 채널 ‘한국경제JOB’을 통해 방송됐다. 현직 은행 인사담당자 다섯 명이 직접 출연해 속 시원하게 은행 채용의 모든 것을 공개했다.
오전 11시 신한은행의 황지환 인사부 과장을 시작으로, 우리은행(정지훈 과장), 국민은행(이현 과장), 하나은행(이보람 셀장), 농협은행(정현우 과장) 등이 차례로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잡콘서트에서 다섯 곳의 인사팀장이 공개한 ‘은행 입사 A~Z’를 모아봤다.
△지난 22일 한경 ‘은행 빅5 잡콘서트’가 유튜브 채널 ‘한국경제JOB’을 통해 방송됐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신한은행, 직무적합도 면접 신설
신한은행은 올해 채용부터 새롭게 직무적합도 면접을 도입했다. 직무적합도 면접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인공지능(AI)역량평가, 직무역량평가로 구성됐다. 황지환 신한은행 인사부 과장은 “직무적합도 면접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인성과 직무능력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황 과장은 준비 팁으로 “신한은행의 핵심가치 5가지인 고객중심, 상호존중, 변화주도, 최고지향, 주인정신을 중심으로 내가 가진 역량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자소서가 모든 전형에서 활용된다. 황 과장은 “자소서는 서류뿐 아니라 면접까지 활용된다”며 “신한은행의 핵심 키워드 ‘고객 FIRST’ ‘DIGITAL’ ‘GLOBAL’가 담긴 자소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그는 “자소서 문단을 나누고 소제목을 다는 등 가독성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필기시험을 10월 11일에 치를 예정이다. 필기시험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직업기초능력평가로 치러지며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한다. 금융상식이 올해는 빠졌다.
우리은행, 임원 면접 전 AI역량검사
우리은행은 △일반 △디지털 △IT 등 3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과정은 서류-필기전형-1차 면접-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우리은행은 서류전형에서 학교 성적과 어학 점수를 평가한다. 금융 관련 자격증은 우대한다. 정지훈 우리은행 인사부 과장 자기소개서 작성 팁으로 “복사 붙여넣기, 무성의한 자소서는 불이익을 받는다”며 “학점, 어학 성적, 자격증 정보를 잘못 입력해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마지막에 꼭 확인해서 제출해 달라”고 조언했다.
우리은행은 필기와 면접을 모두 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필기전형은 10월 10일에 치를 예정이다. 정지훈 우리은행 인사부 과장은 “필기전형 시 교실 간 응시 인원을 대폭 줄여서 안전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모든 과정을 진행했던 면접은 2~3일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필기전형은 NCS기초능력, 경제금융, 일반상식, 직무역량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부문별로 전문역량 검증이 이뤄진다. 면접은 블라인드 면접으로 진행된다. 1차 실무자 면접은 역량, 발표, 전략마케팅 면접 등으로 구성됐다. 디지털과 IT 부문은 코딩 테스트를 진행했다.
정 과정은 “발표면접은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면접이다”며 “논리적이고 자신감이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그는 “본인을 너무 꾸미려 하지 말고 본인이 가진 역량을 잘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억지로 만들어 내면 티가 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차 임원면접에 앞서 AI 역량검사가 올해 처음 도입됐다. 정 과장은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한 과정으로 임원면접에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서류에서 ‘디지털 사전 과제’ 제시
국민은행은 올해 채용전형에서 대폭 변화를 준다. 국민은행은 영업과 혁신분야 맞춤 전문 인재를 채용한다. 이현 국민은행 인사팀 과장은 “영업 전문가는 영업점 근무 후 본점에 근무하는 방식이 아니라 계속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서류평가도 강화된다. 국민은행은 서류전형에서 ‘디지털 사전 과제’ ‘디지털 연수’ 과정을 새롭게 추가했다. 디지털 사전 과제는 국민은행에서 운행하는 앱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고 개선 점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연수는 디지털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다. 연수 후에 교육 내용을 토대로 시험을 면접 과정에서 진행한다. 이 과장은 “디지털 과제라고 해서 인문계 지원자가 수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필기전형은 NCS와 직무심화 지식을 평가한다. 디지털 부문은 코딩테스트가 시행된다. 직무심화 지식은 금융영업, AI, 블록체인 등의 사례 관련 문제가 나온다. 국민은행은 ‘KB-KISA 핀테크 해커톤’ ‘퓨처 파이낸스 AI챌린저’ 우수 수상자에게 서류와 필기전형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하나은행, 서류에서 AI평가 진행
하나은행은 서류에서 AI평가를 적용한다. AI가 지원자의 지원서가 하나은행 인재상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분석한다. 이보람 하나은행 인사부 셀장은 “자기소개서는 면접설계서다. 출신 지역, 학교, 가족 등의 블라인드 항목을 언급하면 안 된다”라며 “해외, 인턴, 경험, 전공, 역량과 관계된 것은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은행 필기시험은 NCS, 경영, 경제 상식, TOPCIT, 온라인 인성평가로 구성된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역량평가를 위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역량지수를 평가하는 시험인 ‘TOPCIT’ 평가를 진행한다. 이 셀장은 “홈페이지 학습자료실에 자료가 등록돼 있다. 꼭 풀어보길 권 한다”고 조언했다.
면접은 BEI, 프레젠테이션, 협상면접으로 이뤄졌다. 올해는 세일즈 면접을 치르지 않는다. 대신에 BEI가 강화된다. BEI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경험을 평가하는 면접이다. 프레젠테이션은 디지털과 인문사회 중에 선택해서 볼 수 있다. 협상면접은 팀 배정해 서로 다른 입장에서 협상, 협상안을 도출하는 모습을 평가한다.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를 평가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인턴십을 진행했다. 인턴십 우수 수료자는 바로 최종 면접만 치르며, 일반 수료자는 필기전형까지 면제 혜택을 준다.
농협은행, 5급 논술평가 진행
농협은행은 5, 6급으로 나눠 채용을 진행한다. 5급은 전국단위 채용, 6급은 지역인재 채용이다. 농협은 서류지원 시 전공, 학력, 어학 점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1차 서류 전형에서 온라인 인성 평가를 본다. 정현우 농협은행 인사부 과장 “온라인 인성 평가는 솔직하게 답을 해야 일치도가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자기소개서 작성 팁으로는 “어떤 활동을 잘했는지 보다 어떻게 이 활동을 했는지를 언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기전형은 인·적성 평가, 직무능력, 상식평가, 논술평가(5급)으로 구성됐다. 정 과장은 “필기전형은 은행의 인재상과 직무와의 적합도, 업무수행에 필요한 잠재능력 등을 평가하는 단계”라며 “단기간에 쉽게 향상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 학업을 통해 잠재능력을 향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논술평가는 ‘얼마나 문제를 이해를 잘하고 있나’ ‘문제 특징을 잘 분석했나’ ‘연관성을 효과적으로 잘 분석하나’ ‘자신의 주장에 맞게 대안을 제시했나’ 등을 평가한다.
면접은 토의면접, 집단면접, RP면접, 심층면접으로 구성됐다. 5급은 3가지, 6급은 2가지 유형의 면접을 치른다. 정 과정은 “RP면접은 금융점포 내에서 역할 수행을 가상으로 해서 고객 응대하는 모습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