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의 모든 학문은 AI로 통한다’ 모토로 10월 7일 AI비전선포식 열어
-2021년부터 AI 융합학부 신설, AI 기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가르쳐
-SW중심대학 사업 선정 6년간 106억원 지원, 전교생 SW교육 받아
-올해 9개 165억원 창업 사업 운영, 신입생 3000여명 창업 과목 수강
-통일교육 선도대학 재선정, 교육-훈련-연구-저변확대 선순환 만들어
황준성 숭실대 총장
1954년생
2017.2 제14대 숭실대 총장
2013.1 숭실대 학사부총장
2009.3 숭실대 교무처장
1999~2000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초빙교수
1996~1997 통일원 정책자문위원
1993 숭실대 경제통상대학 경제학과 교수
숭실대 경제학 학사, 베를린자유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창학 123주년을 맞은 숭실대가 오는 10월 7일 ‘인공지능(AI) 비전 선포식’을 개최한다. AI 비전 선포식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숭실의 모든 학문은 AI로 통한다’라고 강조한 황준성(66) 숭실대 총장의 의지가 담긴 행사다.
숭실대는 2021년부터 AI 융합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해 모든 학과와 단과대학에 AI 융합과목을 개설한다. AI 융합학부와 AI 융합연구원도 신설된다. 황 총장은 “AI에 특화된 대학을 만들겠다는 준비를 모두 마쳤다”며 “이번 비전 선포식을 시작으로 숭실대가 최고의 AI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28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총장실에서 황준성 총장을 만났다. 황 총장은 10월 7일에 열리는 비전 선포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되는 이번 선포식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UCLA 데니스 홍 교수, SK텔레콤 김윤 CTO, NHN 박근한 센터장 등 국내·외에서 AI 분야 발전을 이끄는 전문가들의 기조연설과 주제강연으로 진행된다.
숭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황 총장은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숭실대 교수로, 2017년 2월부터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황 총장은 토론식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고 숭실대에서 이를 실천했다. 황 총장은 자녀를 숭실대에 입학시킬 만큼 모교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황 총장과의 인터뷰는 모교 동문 선배의 애정과 함께 숭실대의 미래 도약에 밑거름이 된 총장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숭실의 모든 학문은 AI로 통한다’라고 강조했다. 어떤 의미인가
“숭실대는 AI 리터러시를 넘어 AI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숭실대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AI 교육을 접하고 배울 수 있게 할 것이다. AI 관련 교육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의미도 있다. 숭실대는 김형남 당시 학장 주도로 1970년 국내 대학 최초로 전자계산학과를 신설했다. 이후 숭실대는 국내·외 정보기술(IT) 발전에 공헌해 왔다. 이번 선포식을 계기로 숭실대가 IT 명문대학에서 AI 명문대학으로 한 단계 끌어올려지는 변화와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왜 AI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나
“AI는 숭실대를 포함해 대학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이미 국내·외에서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응용한 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산업은 확장되고 있는데 전문가는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대학이 이들 산업을 이끌 수 있는 AI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숭실대만의 AI 발전전략은 무엇인가
“숭실대는 AI 융합분야를 특성화로 선정했다. 모든 학과와 단과대학에 AI 융합과목이 내년부터 개설된다. AI 융합학부도 신설한다. 이 과정이 AI 기반의 융합형 인재 양성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본다. AI 융합학부 전공자는 AI 지식을 기본으로 공부하고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AI 기술을 융합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것이다. AI 플랫폼이 구축된 스마트 캠퍼스 조성도 목표다. 2021년 국내 최초로 중국 천진사범대학에 AI 전문대학원 분교도 세운다. AI 융합교육 수출도 이뤄진다는 의미다. 숭실대는 대학 전반의 교육과 연구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 산학협력, 지역사회 협력 부분에도 AI를 접목할 예정이다. 숭실대는 우수 교원 유치, 시설 투자 등에 앞으로 5년간 약 3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발전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대학이 될 것이다.”
올해로 취임 4년 차다. 취임 이후 이룬 성과를 꼽자면
“취임 이후 이룬 가장 큰 성과는 AI 융합 분야 교육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기반 구축에 역점을 두고 지난 4년을 달려왔다. 그 결과 2018년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 사업에 선정돼 6년간 106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올해는 교육부 주관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숭실대의 4차 산업혁명 분야 역량이 입증된 셈이다. 한 가지 더 임기 동안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붙잡은 것이 있다. 바로 기독교대학(1897년 10월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배위량(裵緯良:W.M.Baird)이 설립, 1938년3월 신사참배에 반대해 당시 모의리(Eli M. Mowry) 학장 책임 아래 일시 폐교)이라는 숭실의 정체성이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기독교대학은 존재 이유를 상실하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W분야에 특화된 교육은 숭실대만의 강점이기도 하다
“숭실대는 대학의 발전방향을 SW특성화로 설정하고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총장 직속 기관으로 스파르탄SW교육원을 두고 SW교육을 강화했다. 숭실대 학생은 의무적으로 SW과목인 ‘컴퓨팅적사고’ ‘AI 및 데이터분석의 기초’를 이수한다. SW 분야 이해를 높이고 AI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1학기에 이어 2학기도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숭실대는 어떻게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나
“숭실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원격교육 시대를 준비해왔다. 2017년 K-MOOC 선도대학으로 선정되면서 2019년도까지 11개 온라인 강좌를 운영했다. 1만165명이 수강했고 1275명(12.5%)이 강좌를 이수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더 체계적으로 원격교육을 하고 있다. 온라인 서버 안정화를 위해서는 NHN과 협력해 네이버 클라우드로 기존 서버를 이관했다. 교수 대상 원격교육 역량 강화 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온라인 수업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지원과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숭실대 총학생회가 올해 1학기 온라인 강의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3042명의 재학생이 답했다. 5점 만점에 온라인 강의 전면 실시 결정이 ‘3.54점’으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만족했다는 의미다. 교수 제작 동영상(3.40점), 실시간 스트리밍 강의(3.38점) 등도 만족도가 높았다.”
숭실대는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창업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어떤 성과를 내고 있나
“숭실대는 2017년과 2018년 2회 연속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최우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전국 대학 최단 기간 최우수 등급 달성이다. 2016년 3월 창업지원단이 만들어진 지 1년 만에 나온 성과다. 지난해 창업 부서가 총 67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해 29개 기업 창업과 창업동아리 20개를 발굴했다. 올해는 9개 창업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총액만 165억원이다. 창업교과목 ‘기업가정신과 행동’이 교양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3000여명의 신입생들이 입학 후 첫 학기에 수강하고 있다. 2022년까지 숭실 창업 동작 캠퍼스도 구축 중이다. 창업 공간을 확장해 우수 창업 기업 20개를 유치할 예정이다.”
창업 인재를 적극적으로 길러내고 있는데
“모범생을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 ‘X형’ 인재가 미래에 맞는 인재다. X형 인재는 창업으로 실현할 수 있다. 창업으로 소위 대박을 낸다는 것이 아니다. 도전과 모험을 통해 실패를 경험하고 그 경험이 다시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고 본다.”
올해 4월 통일교육 선도대학에도 선정됐다
“숭실대는 통일부 주관 통일교육 선도대학에 2016년 처음 선정됐다. 그러다 지난 4월 2020년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 다시 선정됐다. 1기로 선정된 6개 대학 중 유일하게 연속 선정된 사례다. 숭실대는 통일교육을 선구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신입생 전원 대상 교양 필수 교과목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개설했다. 2015년부터는 숭실통일리더십연수원에서 교과목 연계활동으로 3박 4일간 숭실평화통일스쿨을 실시했다. 학생들의 인식 개선과 통일역량 증대에 기여해온 숭실평화통일스쿨에는 4년간 1만2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숭실대는 학부 교양필수 과목에서부터 석·박사 과정까지 통일 교육이 이뤄져 있다. ‘숭실대(교육)-숭실통일리더십연수원(훈련)-평화통일연구원(연구)-통일한국세움재단(저변확대)’ 구조로 통일 교육이 선순환으로 돌아가고 있다.”
임기 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내년 1월까지가 임기다. AI 비전 선포식을 잘 마무리해 앞으로 숭실대가 AI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하는 대학이 됐으면 좋겠다.”
jinho2323@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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