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바른 행실로 길 만들어 놓으면 직업계고 인식 바뀌는 데 도움 되겠죠”

입력 2020-10-11 21:41   수정 2020-10-11 21:44


[한경잡앤조이=정유진기자] #직업계고 선배들이 좋은 취업처에 입사하고 사회에 나가 좋은 행실을 보이면 학교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요 (김화공업고 권영미 2학년, 18세)  

9월 17일 강원도 원주의료고등학교에서 올해 2번째 동행콘서트가 열린다. 동행콘서트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진로와 진학에 대해 멘토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멘토로 선정된 권영미 양(김화공업고 2학년, 18세)과 반다휘 양(원주의료고 2학년, 18세), 김기영 군(원주공업고 2학년, 18세) 등은 직업계고 인식 개선에 한 몫 거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동행콘서트 멘토들의 직업계고 입학계기와 고등학교 생활을 들어봤다.   

   



권영미(김화공업고 웰빙식품공업과 2학년)

“중학교 당시 직업계고에 대해 직접 알아보고 학교 선택”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았던 이유는 소위 어른들이 원하는 수준의 공부를 열심히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에 제가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는 열정이 많다는 장점을 살려 공업고등학교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강원도 철원군에 특성화고는 김화공업고 한 곳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학교에 대한 소문이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노는 아이들, 담배 피우고 나쁜 아이들이 있어 학교 분위기가 흉흉하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이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이 학교 입학을 반대했습니다. 

불안감을 안고 입학을 했지만 막상 접해보니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선입견에 불과했던 것이죠. 다른 학교 학생들처럼 모두 모범적이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학교를 선택할 때 제가 ‘원하는 전공교과가 있는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았고 전공과목에서 또 어떤 공부를 하는지 찾아봤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당시 자격증을 따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었고 중학교 때 보다 높은 성적을 위해 공부를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우리 학교 학과는 2020년 기준 ▲전기과 ▲IT융합과 ▲웰빙식품과가 있습니다. 학교의 실습시설에서는 학생들의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실기 연습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집니다. 모든 실습시설에서 위생과 안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가 많지 않다보니 선생님과의 마음 속 거리가 다른 학교들보다 더 가깝게 느껴져서 쉽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상담할 수 있습니다. 



반다휘(원주의료고 바이오의약과 2학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원주 의료고 입학하길 잘했어요”

저는 원주 태장중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원주의료고등학교 바이오의약과 2학년에 재학 중에 있습니다. 특성화고를 선택한 계기는 대학에 진학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습니다. 대학 진학의 최종 목표는 ‘취업’인데 이를 위한 선택지가 ‘대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마이스터고에서 기술을 배우고 익혀 바로 취업해 경력을 쌓는다면 또래의 친구들보다 최소 3~4년의 경력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 선택 시 가장 고려했던 점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과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바이오와 제약 관련 분야는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

또 평소 화학과 생물 분야에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바이오와 제약 관련 분야로 진학을 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국내 바이오 관련 마이스터고를 알아보다가 원주의료고등학교에 바이오의약과가 신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진학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1년여 동안 학교에 다녀본 결과 좋은 점은 실습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과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나 활동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습을 하며 부족한 부분은 원한다면 반복적으로 실습할 수 있도록 해주고 본인 의지만 있다면 전공 능력 개선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전공동아리 활동 ▲문화의 날 ▲팝송 페스티벌 등 학생 참여도가 높은 행사를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풀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김기영(원주공업고 건축과 2학년)

“건축과 전공하지만 내 꿈은 게임 유튜버”

특성화고에 입학한 계기는 단순히 건축가라는 직업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아버지가 인테리어 목수로 일을 하고 계셔서 건축과에 관심이 생겼는데 마침 원주 공고에서 학교 홍보 차 우리 중학교를 방문해서 더욱 이 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게임 유튜버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1인 방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2~3회 방송을 하고 있고요. 아직 구독자는 많이 있지 않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제게 특성화고는 고속도로처럼 활짝 열린 ‘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전문적인 수업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성화고 진학을 고민 하고 있는 중학생들이라면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좋지만은 않기 때문에 소위 노는 아이들이 많은 무서운 학교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한번 찾아와서 직접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학교를 관심 있게 보면 자신이 꿈꾸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것입니다.     

원주공고는 ▲컴퓨터응용기계과 ▲모바일 전자과 ▲토목과 ▲건축과 ▲자동차과 ▲드론전자과 등 6개 전공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을 위한 배려로 학교에서 설치해 준 탁구대와 당구대가 있어요. 시설이 정말 좋습니다.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공 심화 동아리 활동을 통해 2019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장려상, 우수상 등을 수상해 쾌거를 이룬 학교입니다.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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