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울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CT, MRI 안 찍어도 나노거품 조영제로 질병 진단할 수 있어요”

입력 2020-10-22 09:48   수정 2021-07-19 17:37





[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초음파 조영제 국산화를 이루고 동물용 조영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뒤, 인체용 조영제 시장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최민철(64) 교수는 오르조영제를 통해 동물용 초음파 조영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마이크로버블 조영제와 더불어 입자가 훨씬 작은 나노버블 조영제를 상용화해 국내외 동물용 조영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초음파 조영제는 인체에 무해한 가스로 채워진 마이크로버블이다. 여기에 초음파를 가하면 버블이 깨지면서 주변을 밝게 하는데, 이를 영상화하면 하얗게 보이는 원리를 이용한다. 영상장비에서 보이지 않는 신체 장기에 대조도를 인위적으로 바꿔 안 보이는 영상을 나타내는 약물로, 초음파 스캔 후 좀 더 정확한 병변을 알고 싶을 때 사용한다.

오르조영제는 마이크로버블과 나노버블 동물용 조영제 개발 막바지에 이르렀다. 마이크로버블은 기존 초음파 진단용 조영제로 혈관 내 조영에 주로 이용됐다면, 나노버블은 혈관 외에 위장계, 비뇨기, 담도계 등 질환 진단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창업 배경에 대해 최 교수는 “동물뿐 아니라 사람도 초음파 조영제를 이용해 다양한 질병의 진단이 가능해지면 CT나 MRI 등을 찍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초음파 조영제를 만드는 회사가 많지 않은 것도 최 교수가 창업한 이유 중 하나다. 초음파 조영제 글로벌 시장은 1조원 규모로, 매년 2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약 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최 교수는 “동물용 초음파 조영제가 안정화되면 인체용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약물전달 시스템(질병을 효과적으로 진단 및 치료하기 위해 약물이 일정한 부위에 방출되도록 하는 시스템)에 이러한 기술을 접합시켜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나노메디신(nanomedicine)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발달하고 있어서, 향후 약물 전달 체계를 통해 항암제,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 등 다양한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몇 년 전부터 항암제를 넣은 마이크로버블과 나노버블의 복합체를 만들어 종양 침투 효과와 약물 방출 지속력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과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처음에 마이크로버블 조영제에만 하려던 생각에서 차츰 발전해 나노버블을 이용해 약물 전달 체계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약물전달 시스템은 나노버블과 초음파 조영방식을 활용해 약물 전달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항암제를 비롯해 대부분의 약은 비정상적인 세포를 괴사시키거나 기능을 제한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 해로움을 준다. 또 체내에서 특정 농도 이상을 유지해야 약효가 발휘돼 고농도의 약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나노버블을 이용하면 약물을 치료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전달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오르조영제의 동물용 조영제는 75% 정도 개발된 상태다.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기술 이전을 비롯해 생산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상용화할 예정이다. 제품이 출시되면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최 교수는 “국내 동물용 시장이 작기 때문에 창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해외진출을 고려했다”며 “이미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과 협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예비 창업 단계에 있는 오르조영제는 10월말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유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설립일 : 올해 10월말 예정
주요사업 : 동물용 및 인체용 초음파 조영제 개발, 동물 및 사람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소독제 및 방역기구의 개발
성과 : 서울대 캠퍼스타운 입주기업 선정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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