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학들, 대형학원들 사이버강의 진행
-대학생, 강의 몰아보기, 공부 미루기 등 공부 악습관 방지하기 위해 ‘캠스터디’ 참여
-취업준비생, ‘캠스터디’ 하며 취업을 위한 각종 시험공부 습관 잡아
△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강의, 공부 관련 게시 글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김하은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게 되자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대학생들이 ‘캠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 역시 자격증 시험, 고시 등을 위한 대면스터디를 진행하기 어려워지자 ‘캠스터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캠퍼스픽’에 캠스터디 모집 게시 글
‘캠스터디’란 인터넷캠코더, 카메라와 같은 웹캠과 스터디(공부)를 합한 신조어다. 즉, 웹캠 기능이 있는 전자기기를 이용해 각자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캠스터디 플랫폼을 통해 이를 서로 공유하면서 공부하는 것이다. 스터디 인원은 보통 4~5명 정도의 소수로 구성되지만 15명 이상 스터디 하는 것도 가능하다.
캠스터디를 할 때에는 카메라 각도를 조절해 공부를 하는 책상, 책, 필기하는 손 등 원하는 부분만 나오게 촬영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으며, 스터디원은 집, 카페, 독서실 등 각자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다. 또한 캠스터디를 통해 공부하는 타인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스터디그룹이 세운 규칙을 지켜가면서 자신의 공부 습관을 잡거나 공부동기를 부여받아 집중력과 능률을 높일 수 있다.
캠스터디로 밀린 사이버강의 듣고 ‘벼락치기’ 막는 대학생들
대학의 사이버강의는 교수 재량에 따라 주로 실시간 강의와 녹화강의, 두 형태로 진행된다. 실시간 강의는 정해진 시간에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온라인으로 접속해 수업하는 것이지만, 녹화강의는 교수가 올려놓은 강의 영상을 정해진 기간 내에 듣기만 하면 된다. 몇몇 수업은 정해진 기간 자체가 없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녹화강의 보는 것을 미루기 쉬우며 시험을 볼 때가 되어서야 급하게 몰아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캠스터디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화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 씨는 “1학기 때에는 캠스터디의 존재를 몰랐는데,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집에서만 공부하려니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SNS도 잘 안 하다 보니 고립된 느낌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기가 캠스터디를 알려줬는데, 몸은 떨어져있지만 같이 공부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며 캠스터디를 애용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원래 밖에서 공부하던 습관이 있었던 터라 집 안에서는 정말 손 놓고 아무 것도 안 하게 됐다. 겨우 강의랑 과제만 따라가는 정도였다. 강의도 사이버강의다보니 자주 밀렸다. 그런데 동기랑 둘이 캠스터디를 시작한 후로는 같이 공부한다는 생각에 매일 몇 시간씩 공부하자는 목표도 정하게 되고, 동기랑 서로 캠스터디에 안 들어오면 들어오라고 닦달도 하면서 이전보다는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며 캠스터디를 하면서 달라진 공부습관에 대해 말했다.
이어 “일단 자신의 모습이 보이니까 그게 동기부여가 돼서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다. 딴 짓을 하는 것도 화면에 보이니까. 자꾸 신경 쓰면서 최대한 집중하게 된다. 또 공부하는 친구 모습도 보이니까, 딴 짓하다가도 ‘아, 나도 집중해야지’ 하게 되는 것 같다”며 공부의 질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캠스터디로 각종 시험 공부하는 취업준비생들
취업준비를 위해 각종 자격증을 공부하거나 고시공부에 진입한 취업준비생들도 공부 습관을 잡고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공부 동기를 얻고자 캠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국가고시, 임용시험 등은 ‘중장기레이스 시험’이기 때문에 일명 ‘순공시간(순수하게, 오로지 공부만 하는 시간)’이 중요하며, 따라서 본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캠스터디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취업준비생인 강씨(24)는 “자격증 공부를 해보려고 하는데 요즘 인턴을 하고 있어서 출퇴근 후 너무 피곤해 공부를 안 하게 된다. 그래서 에타(학교 커뮤니티)에서 캠스터디 모집글을 보고 참여하게 됐다”며 캠스터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캠스터디 참여 전후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확실히 달라졌다. 벌금도 있으니까 공부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전에는 바로 ‘침대행’이었는데 이제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원래 공부 시작 자체를 잘 못하는데 일단 시작하면 그래도 하는 편이라서 그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처음 캠스터디를 할 때에는 노트북캠으로 했는데 소리가 좀 거슬려서 핸드폰으로 하다 보니 공부할 때 핸드폰을 안 만지게 되었다. 그래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캠스터디가 공부에 도움을 주는 부분을 밝혔다.
대면스터디와 비교했을 때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는 “장점은 특정 공간을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각자 집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아무래도 캠을 틀어 놓는 거라서 공부하다가 가끔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잘 찍히고 있나 이런 것도 확인하게 된다”라고 답했다.
캠스터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캠스터디는 각자의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장비와 서로의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만 있다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촬영 장비로는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의 내장카메라를 사용하거나 따로 카메라를 구매해 거치대에 고정해 사용할 수도 있다.
△ ‘구루미 캠스터디’ 스터디방 입장 후 화면 캡처
캠스터디 공유 플랫폼으로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구루미 캠스터디’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캠스터디 방을 개설하고 스터디원을 초대해 운영할 수도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공개 스터디방을 이용할 수도 있다. 캠스터디 방에 입장하기 전에 화면을 구성하고 각종 기능들을 조절할 수 있다. 입장 후 화면을 보면 스톱워치가 있어 누적 공부시간이 기록되고, 참여 스터디원들과 채팅할 수 있는 채팅창도 있다.
△ ‘잇올 온라인 캠스터디’ 체계 설명 카드뉴스. 사진=잇올 스파르타 공식 블로그
‘잇올 온라인 캠스터디’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원 센터가 임시 휴원하는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이었지만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정식 출시됐다. 잇올 캠스터디는 오전 8시 온라인 출석 체크를 시작으로 교시제로 운영된다. 자습 시간에는 온라인 관제 센터에서 담당자가 학습 태도가 불량한 학생에게 실시간으로 경고 조치, 벌점부여, 강제 퇴실조치 등을 하며 강도 높은 학습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 ‘열품타 캠스터디’ 이용 방법 설명 사진. 사진=열품타 공식 블로그
스톱워치, 스터디 플래너, 허용앱 관리 등 여러 학습 기능을 지원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열품타’는 캠스터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열품타의 캠스터디는 동영상이 아닌 사진을 약 20초에 한 번씩 찍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진은 공부를 시작할 때 한번 찍으면 그 이후로는 자동으로 반복 촬영되며 자신이 가입된 캠스터디 그룹에서만 공유된다. 열품타 측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힘들어하고 있다. 수험생들 역시 학교, 학원, 독서실에 가지 못하는 등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열품타도 함께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모든 유저에게 무료로 프리미엄 권한을 주기로 하였다”고 전하며 유료기능인 캠스터디 기능을 한시적으로 무료 제공하겠다고 9월 11일 설명했다.
대학생 이씨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캠스터디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는데, 처음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시작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같이 사용 방법도 익히고 규칙도 정해가면서 공부하니까 친구랑 새로운 추억을 만들게 되는 것 같아 좋다. 캠스터디 얘기를 많이 듣긴 했었지만 처음에는 어려워 보여서 도전하기 망설여졌었는데, 친구랑 같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면서 공부하니까 참 편하고 좋았다”며 친구들과 함께 캠스터디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했다.
취업준비생 강씨는 “캠스터디를 시작할 때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막상 해보면 장점이 꽤 많으니 코로나19가 심각한 요즘 같은 시기에 캠스터디를 이용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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