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한유진 대학생 기자] 9년째 말티즈 종 애완견 ‘아리’와 동고동락하고 있는 견주 정혜승(21) 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10살의 노견인 아리가 애견 병원에서 ‘운동 부족’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리가 얼마나의 거리를 몇 분 동안 산책했는지 체크가 필요하다”는 수의사의 말에, 정 씨는 산책 방법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체계적인 산책을 위해 앱 스토어를 살펴보던 정 씨는 반려견 산책 앱을 발견했다.
반려견 산책 앱은 말 그대로 ‘효율적인 반려견 산책’을 위해 만들어진 앱이다.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지금, 정 씨처럼 반려견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견주들이 늘어나면서 반려견 산책 앱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반려견 산책 앱을 통해서, 견주들은 반려견들이 어떤 경로로 얼마만큼 산책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반려견 산책 앱 이용은 스마트폰 GPS를 통해 측정한 산책 경로와 시간을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반려견 산책 앱과 함께 산책 중인 아리.
서로 다른 반려견 산책 앱 비교체험 펫피 vs 산책가자
정 씨가 찾은 강아지 산책 앱은 ‘펫피’와 ‘산책가자’ 두 가지였다. 앱 선택 기준은 ‘별점’과 ‘리뷰 수’에 기반을 두었다. 정 씨는 아리와의 산책에 가장 적합한 앱을 고르기 위해 두 가지의 앱을 하루에 40분씩, 약 2주 간 번갈아 사용해 봤다.
2주 간의 사용이 끝나고, 먼저 반려견 산책 앱의 핵심 기능인 ‘산책 기능’부터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두 가지 앱 모두 산책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위치 정보 동의가 필요했고, 화면을 꺼놓고도 해당 앱 사용이 가능했다. 또한 산책이 끝난 후에는 기본적으로 산책 경로와 거리, 시간 정보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러나 ‘산책가자’의 경우, 소모 칼로리와 반려견이 걷는 속도 정보까지 제공한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정 씨는 이러한 부가적인 정보를 통해 아리가 얼마나 일정한 속도로 걷고 어느 정도의 칼로리를 소모하는지 파악함으로써, 산책량 또한 적절히 조절할 수 있었다.
△‘펫피’와 ‘산책가자’ 캡쳐 화면.
이에 반해 ‘펫피’의 경우, 칼로리나 속도 정보 대신 거리에 따라 축적되는 ‘포인트’ 양을 보여줬다. 포인트는 일정량 쌓이면 앱 내부 스토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정 씨는 “포인트가 많이 모이는 것은 아니지만 산책을 할 때마다 쏠쏠히 모으는 재미가 있다”며 포인트 제도의 장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포인트가 모이는 것을 살피다가 아리에게 적당한 산책 양을 초과할 때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씨는 “적절한 시간의 산책이 끝나고 포인트 적립 내역이 나타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게 더 편리할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펫피’ 내 반려견 커뮤니티 캡쳐 화면.
산책 기능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기능에 있어서도 차이점이 드러났다. ‘펫피’의 경우, 앞서 언급한 포인트 제도뿐만 아니라 앱 내 반려견 커뮤니티가 존재했다. 이 커뮤니티는 앱 유저들이 자신의 반려견 사진을 게시하고 다른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산책하자’의 경우에는, 산책 내역을 가족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특이점이 있었다. 이는 가족 단위 견주들이 반려견의 산책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중복적 산책을 예방할 수 있게 한다. 정 씨는 “산책 기능뿐 아니라 색다른 부가 기능을 통해 반려견과의 산책 시간을 훨씬 더 즐겁고 편리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려견 산책 앱 장점만 있을까?
이처럼 견주들에게 편리한 기능들을 제공하는 반려견 산책 앱은 과연 체계적인 반려견 산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정 씨는 실제로 반려견 산책 앱을 이용한 이후, 이전보다 아리와의 산책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정 씨는 앱의 사용으로 주기적인 산책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앱의 기능뿐 아니라 앱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산책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덕분에 다양한 이유로 미뤄왔던 산책을 꼬박꼬박 시킬 수 있었다”고 말하며, 앱 사용의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반려견 두 마리와 반려견 산책 앱을 이용해 산책 중인 김가영 씨.
반려견 산책 앱의 사용 효과를 본 것은 정 씨뿐만이 아니었다. 7년째 두 마리의 반려견을 기르고 있는 견주 김가영(21) 씨 또한 반려견 산책 앱 애용자이다. 지난 6개월간 꾸준히 반려견 산책 앱을 이용한 김 씨는 “반려견 산책 앱을 통해 강아지 두 마리 각각의 운동량을 꼼꼼히 체크할 수 있었다”며 “꾸준히 운동량을 체크하면서 산책을 시키다 보니 반려견에게 가장 잘 맞는 운동량을 알 수 있었고 앱 사용 전보다 훨씬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반려견 산책 앱 이용의 실효성에 대해 이중규 올바른 참견 애견 훈련사는 “반려견의 산책 이동 경로 및 거리를 확인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소모 칼로리 측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강아지마다 다양한 산책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려견이 산책 중 어떠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칼로리 소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훈련사는 “앱 내 커뮤니티를 통해 산책습관에 대해 견주들의 자유로운 토론이나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훈련사는 이어 “올바른 산책 앱 사용을 위해서는 견주들이 먼저 올바른 산책 습관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강아지의 성향과 상황별 컨디션을 주기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책 습관이 반려견의 체력이나 성향에 따라 진행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산책의 질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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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한유진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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