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대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이 나선 중소벤처기업부 주최의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변화가 일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투자, 멘토링이 중심이던 과거의 행사 구성에서 장기적으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협력 모델들이 눈에 띈다.
△더본코리아 데모데이에 참여해 기념촬영 중인 박영선장관과 백종원 대표.(사진=한경DB)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대기업 문제 해결하는 스타트업 발굴 기회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은 대기업의 과제를 스타트업이 가진 신선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이다. 올해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은 공모전 형식으로 진행되며 총 43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존의 여러 공모전, 데모데이와의 차별점으로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꼽았다. 서로 다른 역량을 가진 두 기업이 성장을 위해 모인 만큼 각종 분야의 전문가가 심사에 참여해 사업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논한다는 점에서도 차이점이 드러났다.
LG디스플레이, KT, KBS 등 9개 대기업이 낸 과제를 해결한 18개 스타트업은 사업화(1억원), 기술개발(4억원) 기술특례보증(최대 20억원) 등 최대 25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이외에 대기업의 사업 파트너로서 공동사업, 글로벌 진출 등의 폭넓은 지원 역시 받을 수 있다.
이번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1탄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주제로 ‘인공지능(AI) 콘텐츠·실감 미디어·미래 이동 수단·푸드테크·친환경 소재’ 분야에서 대기업이 제시한 9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코어닷투데이(KBS) △이루다(KT) △버시스(LG디스플레이) △랩투아이(LG유플러스) △슈퍼무브(SKT) △메쥬(필립스) △파이퀀트(더본코리아) 로 총 7개의 문제를 해결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기업도 과거와 같이 폐쇄적인 방법으로는 더 이상 기술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을 더욱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이 진행하는 마포 데모데이.(사진 제공=IBK기업은행)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혁신’ 꾀하는 은행들
디지털 뉴딜에 발맞춰 국내 은행권 역시 스타트업과 협업 및 육성 프로그램 운영을 넓혀가며 적극적인 상생 협력의 장을 만들어 나간다. 금전적 지원 외에도 글로벌 진출 지원, 새로운 서비스 사업 협업 등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IBK 창공’을 운영 중이다. IBK 창공은 신생기업의 창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243개의 기업을 육성해내며 투자, 멘토링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육성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아이디어를 실제 기업은행 서비스에 가져와 활용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스타트업 디타임의 고용지원금 자동신청 서비스 ‘인싸이트’가 있다.
이어 산업은행의 자체 스타트업 보육프로그램인 ‘KDB NextONE’ 역시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합류했다. 스타트업과의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NextONE 사업은 올해 7월 1기 스타트업 15개사를 선발했다. 총 5개월 동안 지원을 이어온 산업은행은 이달 4일부터 ‘KDB NewtONE’ 2기 모집에 들어갔다.
NH농협은행의 ‘NH디지털챌린지+’, 신한은행의 ‘신한퓨처스랩’, 우리은행의 ‘디노랩’ 등 다양한 스타트업 협업 및 육성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설립한 디캠프(D.CAMP) 역시 매월 디캠프 입주와 투자 및 성장을 지원하는 데모데이인 디데이를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개최하며 적극적인 협업을 격려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스마트 건설기술 공모전’, LG디스플레이의 ‘2020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 호반그룹의 ‘2020 혁신기술 공모전’ 등 다양한 대기업 역시 스타트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혁신이 필요하고 스타트업은 성장이 필요하다. 그러한 상생협력 체계를 잘 이해하고 먼저 뛰어드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subinn@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