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미팅 취소’ ‘매출 하락’, 코로나가 더 뼈아픈 스타트업들

입력 2020-12-16 21:15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최근 한 스타트업 대표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표의 확진 판정으로 해당 기업은 홍역을 치렀다.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되기에 대표의 부재는 기업 전체의 업무 정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들에 코로나19가 더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의 경우 사업 진행을 위한 미팅이 잦다. 여러 곳의 창업 관련 행사를 방문할 일도 많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런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잦다 보니 코로나19에 노출되기도 쉽다.

정책 소개 서비스 웰로(Wello)의 김유리안나(25) 대표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다. 웰로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9만 건의 대한민국 정책 중 사용자에게 맞는 혜택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올해 6월 사업자를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사업 진행 속도가 느려졌다. 사업 특성상 공공기관의 협업이 필요한데 사업 설명을 할 기회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공공기관 담당자를 만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공기관의 경우 코로나19에 더욱 민감하더라. 미팅 잡기가 더 힘들었다. 어렵게 잡은 대면 미팅이 확진자 동선과 겹쳐 폐쇄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 아이템이 직견탄을 맞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에 직접 영향을 받는 아이템 사업은 더욱 부침을 겪고 있다. 정학균(34) 버닛 대표는 운동 앱 서비스인 번핏을 개발했다. 캘린더 형식으로 사용자가 직접 편하게 운동 기록을 써넣을 수 있도록 앱을 개발했다.

정 대표는 올해 7월 사업자를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단기간에 회원 수를 늘릴 만큼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정 대표는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헬스장이 모두 문을 닫았다. 그 영향이 앱 다운로드 기록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고 말했다. 회원 수 증가 폭이 줄어든 버닛은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 확장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정 대표는 “해외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빙상용품 브랜드 ‘린아이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라인프로덕션의 유기석(37) 대표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 대표는 “창업 후 얼마 안 돼 코로나19가 퍼지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빙상장이 문을 닫으면서 제품 판매가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투자 역시 크게 위축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벤처캐피털(VC)의 스타트업 신규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7.3% 줄어든 1조6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증가세를 보이던 벤처투자 금액이 올 상반기 주춤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가 심해진 하반기 투자도 대폭 줄어들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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