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김하은 대학생 기자]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 수가 점점 늘면서 대학들의 개강도 미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대학들은 1학기를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였고, 수업의 질, 부정시험 등 문제들이 불거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대다수 대학들은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 위주로 대면 수업을 병행했다.
대학생들은 학교에 나가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되자 카페와 독서실을 전전하며 공부습관을 잡으려고 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이마저도 못하게 됐다. 특히 20학번 신입생들은 대학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동기들도 알지 못하는 데에다가 교내외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돼 전반적인 인간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 이화여대(왼쪽)와 한양대(오른쪽)의 21학번 신입생 환영 이미지. 사진=이화여대, 한양대 공식 인스타그램
△ ‘건국대 면접 고사장 길 안내’ 영상 캡처. (사진=건국대 공식 유튜브)
이전에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던 대학 새내기 생활을 보낸 3명의 20학번 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2021년 상반기 비슷한 새내기 생활을 보낼 가능성이 큰 21학번 후배들에게 조언을 전하고자 한다.
2020년, 1년 동안 대학생활을 해보았는데, 본인의 대학생활에 대해 총평을 하자면
강교철(건국대 2): “고등학교 시절에 남들과 비슷하게 학원을 다니면서 자기주도학습보다는 학원의 케어를 받으면서 공부해왔다. 하지만 대학교에 오면 이런 케어를 해줄 장치는 거의 없다. 지도 교수가 있긴 하나 진로에 대해 방향만 잡아주실 뿐 공부법에 대한 조언은 듣기 힘들었다. 그래서 3월 초엔 특히 방황을 많이 했고 공부하기 힘들었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학교의 여러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프로그램 담당 교수님들께 조언을 들으며 공부 방식 틀을 잡을 수 있었다. 시험 관련해서는 시험 범위가 고등학교에 비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대학 시험은 노련함과 끈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여러 의미로 힘들었던 것 같다.”
김세연(한양대 2): “고등학교 입시 생활을 마치고 대학에서의 자유로운 생활을 기대한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올해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해였다.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수업과 시험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동기들과 선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케이스여서 평소였다면 할 수 있었을 다양한 활동들이 줄어들게 된 것도 아쉬웠다. 그리고 대학의 전반적인 시스템이나 학사일정, 대내외활동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고, 거의 모든 정보를 혼자 찾아야 했기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의 1년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의 연장선 같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이주희(이화여대 2): “일단 문과에서 교차지원으로 공대에 오게 되어서 학과에 적응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주변 동기나 선배들의 도움을 받는 게 어려웠기 때문에 특히 1학기를 혼자 고민하고 힘들어하며 보냈다.”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강의를 몰아 듣게 되거나 성적 관리를 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이를 해결한 방법이 있나
강교철: “강의를 몰아 듣게 되거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한꺼번에 합쳐보면서 시험 범위가 너무 많았다. 추천하는 방법은 직접 문제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학원 알바 경험이 있어서 문제를 만드는 것에 능숙하여 배운 모든 내용을 가장 익숙한 형식인 수능형 문제로 전환시켜보았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이 무엇이냐 하면 내가 해당 문제의 출제의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의 내용에 대해서만큼은 쉽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법의 핵심은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기억하기 쉬운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대면 수업이라고 너무 놀면 곤란하니 틈틈이 기억하기 쉬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김세연: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수업과 과제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이 수업의 출석과 과제 제출 여부 등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놓치기가 쉽다는 점이다. 번거롭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자기 자신이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성적 관리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대면 수업이 아니다보니 강의가 밀려 시험 기간에 힘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강의를 최대한 제시간에 듣고 과제는 그때그때 끝내 그러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이주희: “원래 집은 공부를 하지 않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왔던 터라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에는 카페에서 공부를 했었는데, 코로나가 점점 더 심해져서 집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평소 깔끔하게 노트 필기를 하거나 정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필기하는 습관을 들이며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 공부 패턴이 무너지지 않게 공부 계획표와 과제 계획표를 짜서 체크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올해 새터, OT, 축제 등 학교 행사가 없어졌고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가지도 못하면서 학교 소속감 관련 문제를 겪은 학생들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이를 극복한 방법이 있는가
강교철: “학교의 다른 학생들과 게임, 공부법을 주제로 교류하면서 인맥을 확장했다. 특히 게임은 공통 관심사가 되기 매우 쉬워서 게임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교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법으로 교류하는 방식은 서로의 과제를 피드백하면서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나아가 학교 전반의 이야기도 주고받으면서 교류하는 것이다. 또 이과는 실험을 하러 한 번쯤은 학교에 가기 때문에 그때를 이용해 다른 학생들을 만나면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김세연: “대학교는 전국의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고 학생들끼리 서로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학교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이러한 기회가 없어지면서 같은 대학 사람들뿐만 아니라 학과 동기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학교 소속감 관련 문제가 나타난 것 같다. 하지만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공모전에 참가해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 비대면 활동이 진행되는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코로나19로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는 시기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찾아보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주희: “교양수업을 듣고 교수님과 면담을 하면서 이 문제를 극복하는 데에 도움을 받았다. 또 주변 친구들의 도움도 받고, 동아리 활동과 스터디모임 등 여러 활동을 시작하면서 비대면으로라도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내외 동아리 활동이나 대외활동에도 제약이 많았다. 오프라인 모임들이 번번이 취소되거나 활동이 아예 온라인으로만 진행되기도 했다. 21학번 학생들에게 어떤 교내외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을 추천하고 싶나
강교철: “어떤 동아리든 일단 카톡방이 활발한 곳에 들어가야 활동하기 쉽다. 카톡방이 조용한 곳은 형식적이고 딱딱한 동아리인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카톡방이 활발한 곳은 화기애애하고 각종 이벤트도 많다. 피아노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이 동아리 카톡방은 아주 활발해서 대화에 참여하기 쉬웠다. 따라서 미리 동아리의 분위기를 조사하고 들어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에타(학교 커뮤니티)에 검색하거나 동아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았을 때 행사사진이 많으면 활발한 동아리일 것이라고 대충 짐작은 할 수 있다. 대외활동은 요즘 줌(Zoom)으로 진행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비교과 프로그램 관련 공지사항들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세연: “대학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권장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비대면 활동에도 공모전, 서포터즈, 줌을 이용한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다. 인터넷 또는 학교 포털사이트를 이용해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볼 것을 추천한다. 코로나 사태로 무기력해지기보다는 이 상황 또한 기회로 삼아 자신이 평소 배워보고 싶었던 것, 참여하고 싶었던 활동을 해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주희: “현재 교내 밴드부 동아리와 교외 스터디모임 2개에 가입해있다. 스터디모임으로는 1학년 때 배운 내용을 좀 더 심화학습 할 수 있는 딥러닝 스터디와 각자 일주일 간 공부한 것들이나 학습 외에 활동한 것들을 공유하는 자기 계발 스터디를 하고 있다. 대면 활동이 중요한 밴드부는 거의 활동을 하지 못해서 현재 상황으로는 추천하기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자기 계발이나 특정 학습을 목적으로 한 스터디모임은 줌으로 해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 비교과 활동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국대 학생통합관리시스템 ‘위인전’ 사진=건국대 ‘위인전’ 인스타그램
△ 비교과관리, 이력서관리를 할 수 있는 이화여대 학습이력관리시스템 ‘THE포트폴리오’ 사진=이화여대 THE포트폴리오 블로그
△ 학년별 경력관리, 비교과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한 한양대 커리어개발센터 ‘HY-CDP’ 홈페이지 화면 캡처.
수험생활을 마치고 여러 계획이 있었을 텐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이 때문에 발생한 여러 문제들(대인관계 문제, 코로나 블루 등)에 어떻게 대처했나
강교철: “친구들이랑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산됐다. 연말에 가는 것으로 미뤄뒀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갈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완전히 취소했다.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게임이나 화상 통화를 하는 방식으로 대인관계 문제를 해결했다. 계속 온라인으로 대화하다보니 느끼게 된 것은 장시간 대화가 가능해지고 점점 익숙해지면서 배려가 느슨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모두가 신경 쓰면 좋겠다.”
김세연: “일상생활에 제약이 커지면서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했는데, 이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학기 중에는 시간에 맞춰 수업을 듣고, 방학 중에는 평소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며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자 했다.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조금 더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몇몇 대학 동기들, 고등학교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하면서 삶의 활기를 유지하고 우울함을 극복하고 있다.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은 불가능하지만 스스로 이 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이주희: “오히려 고등학교 친구들과 더 많은 연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원래 있던 친구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시험 기간에는 줌이나 화상통화를 하면서 같이 공부하는 등 나름의 방법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자기 계발 스터디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일주일을 더욱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도 이 문제를 극복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21학번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교철: “1학년은 놀아도 되는가? 많은 사람들이 진지 반, 장난 반으로 1학년 땐 놀라고 한다. 이 말을 믿고 학점이 완전히 바닥을 치는 케이스를 봤기 때문에 이런 말들을 너무 믿지는 않았으면 한다. 놀면서 틈틈이 공부하라는 말을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1학년 때 적당한 학점은 3.4~3.5 사이라고 생각한다. 놀고 싶어도 최소한 이 학점 이상은 받도록 노력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특히 우리 학교는 C+를 받으면 5학기 이후 재수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말을 명심해야한다.”
김세연: “먼저 힘든 대학 입시를 끝내고 21학번으로 입학한 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함께 노력하여 이 상황을 빨리 극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주희: “이 시기에 수험생활을 하는 게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서 일단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새내기가 되었는데도 제대로 보상 받지 못한다는 마음이나 학교 친구들을 사귀지 못한다는 생각에 초조하고 힘들 수도 있는데, 너무 걱정하지는 말길 바란다. 혼자만 남겨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힘들다는 감정에 압도될 때에는 주변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 선배, 교수님, 병원 등등에 꼭 도움을 청하면 좋겠다. 각자 나름의 방법대로 힘든 시기를 멋지게 이겨내고 알찬 새내기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20학번 학생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여러 어려움들을 헤쳐 나가며 대학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의 1년을 마무리했다. 주어진 상황이 본래 그려왔던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러한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기보다는 이 상황을 발판 삼아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하면서 자신을 성장시킬 것을 20학번 학생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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