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조민지 대학생 기자] 코로나19 한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코로나 확산 우려로 대면수업을 중단하면서 대학가 상권은 텅 빈 유령도시를 방불케 한다. 10여 년 간 가천대 인근에서 장사를 해온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가천대는 인근 상인들을 위해 ‘백종원의 골목식당’ 못지 않은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가천대 아름샘봉사단의 네 번째 프로젝트 ‘맛집으로 로그인’이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대학혁신사업의 지원을 통해 착한소비를 해보고 복정동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기획됐다.
알촌의 박성수 사장님(7년째 운영 중)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 학교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 저희가 보기에 가격대에 맞는 음식이 없었고 학생들 사이에 많이 알려진 가게라 망설였지만 취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 세트 메뉴를 새롭게 만드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세트 메뉴가 생겼고 학생들의 반응도 좋아서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이후 가게 상황은 어떠한가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서 포장·배달까지 하고 있다. 주 고객이 학생이어서 타격이 심하다. 코로나19 이전에 학기 중에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먹었는데, 요즘은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띄어서 앉다 보니 받을 수 있는 인원도 한정적이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다음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의향이 있나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프로젝트에 참여로 홍보도 되고 손님 유치에 도움이 많이 된다.”
포크포크의 김성진 사장님(10년째 운영 중)
학교가 제안한 프로젝트에 바로 응했나
“학교에 학생들이 안 나오기 때문에 흔쾌히 응했다.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 중 학생들이 70% 가까이 되다 보니 올해는 매출이 크게 줄었고 가끔 포장만 있는 상황이었다. 학생들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는데 이 프로젝트가 큰 도움이 됐다.”
찾아오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재학생들은 이번 프로젝트 계기로 학교에 오랜만에 와서 반갑다는 인사를 많이 전했고, 신입생들은 몰랐던 맛집을 알게 돼서 좋았다는 얘기들을 한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
“코로나19 때문에 졸업식을 확답할 수 없다면서 학생들이 미리 손편지를 써서 가져왔다. 포장만 해가던 친구가 편지를 주고 가기도 하고, 간혹 졸업생들이 결혼하고 애기들을 데리고 찾아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민속식당의 원선이 사장님(9년째 운영 중)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는데, 이런 제안이 고마웠다. 그리고 학교에 올 수 없었던 새내기 친구들에게 가게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오랜만에 학생들의 얼굴을 봐서 무척 좋았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
“학교 근처라 자취생들이 많다 보니 집밥 그리워서 찾아오는 친구들이 꽤 있다. 2013년부터 이 근방에서 살면서 자주 오던 단골 학생이 있었는데, 올해 졸업하고 취업했다며 찾아왔더라. 그런 일들이 종종 있을 때마다 반갑기도 하고 뿌듯하다.”
김해인(가천대 도시계획학 4) 학생
맛집으로 로그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아름샘봉사단에서 조교로 일하면서 여름방학 때부터 맛집으로 로그인을 준비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라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맛집으로 로그인 전공 기반 프로젝트 중에 도시계획학과가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화가 있다면
“4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주변에 음식점들은 거의 다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새로 생긴 곳도 많고, 숨겨진 맛집들도 많아서 자주 가볼 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간 가게에서는 옛날 추억도 떠오르고 좋았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서 대학가 상권이 얼마나 달라졌나
“손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게 눈에 보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음식점 사장님들을 모두 만났는데, 예전에는 점심시간이면 학생들로 붐벼 정신이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던 곳들도 요즘은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한다. 점심시간은 물론 저녁 시간대에도 음식점에 사람이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은
“평소 거리가 멀어 자주 가지 않았던 음식점들에도 가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숨겨진 보석같은 맛집들이 많이 있어서 이 기회에 많은 학생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음식만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시계획학 전공을 살려서 음식점 주변의 주차문제에 해결 방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활동이었다. 4학년이라 이번 프로젝트가 제가 참여하는 마지막 활동이 될 것 같은데, 대학생활의 마무리를 좋은 프로그램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zinysoul@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