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공공기관 채용박람회 ‘AI면접’ 응시해보니… “면접 합격 가능성은 36%입니다”

입력 2021-01-20 13:50   수정 2021-01-22 09:54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이도희님의 면접 합격 가능성은 36%입니다.”

날벼락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18일 열린 ‘2021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다.

매년 연초가 되면, 기획재정부는 대규모 공공기관 채용박람회를 열고 한 해 공공기관의 채용계획을 발표한다. 또 각 기관의 인사담당자가 직접 현장에 참가한 구직자를 만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박람회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렸다. 인사담당자 채용설명회 외에 부대행사로 공공기관 모의토론면접, 블라인드 공개모의면접, 블라인드 자기소개서 컨설팅, NCS직업 기초능력검사, 인성검사, AI모의면접 등 부대행사도 준비됐다.

특히 지난 한해 코로나19로 언택트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AI면접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6월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신입직 구직자 38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앞으로 채용시장을 이끌 트렌드 1위로 ‘화상면접 등 AI 면접으로 대체(48.7%)’가 꼽혔다.

이를 반영해, 이번 공공기관 채용박람회에서는 온라인으로 AI모의면접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웹사이트에 가입해 쿠폰(매일 선착순 400명)을 발급받으면, 1년간 5회 AI모의면접에 응시할 수 있다.

공공기관 AI모의면접 해보니

공공기관 채용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받고 ‘입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모의면접 운영 대행기업의 홈페이지로 넘어간다. 이곳에서 새로 가입을 한 뒤 이전에 받은 쿠폰 코드를 입력하면 총 5회의 모의면접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완료 후에는 바로 면접에 응시할 수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점검한 뒤 준비가 끝나면 바로 면접을 시작하면 된다. 질문은 기출문제 15만개와 AI면접 기출문제, 내가 설정한 나만의 질문으로 구성된다. 

질문에 대한 답은 30초, 60초, 90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질문을 받고 답변 준비 시간을 가진 뒤 응답을 하면 면접이 완료된다.



준비시간이 주어지고, 내가 응답 시간도 선택할 수 있지만, 3초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답할 차례가 되니 머리 속이 하얘진다. 아마 면접 준비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또 앞에 면접관이 아니라 내 얼굴이 보이니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화면이 아닌 허공을 쳐다보는 습관도 나온다. 예전에 토익스피킹 시험에 응시할 때의 느낌과 흡사하다.

어찌저찌 3개 질문이 끝나면, 내 면접 점수는 AI분석을 통해 바로 받아볼 수 있다. 결과는 종합 리포트와 함께 세부분석, AI 면접위원평가 등으로 구성된다. 종합 리포트를 통해서는 내 면접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면접 준비 상태는 어떠한지, 전체 영상 중 내 순위는 상하위 몇 %인지도 알 수 있다. 결과에 따르면 1인 최다 연습 횟수는 2800회에 이른다. 





공공기관 AI면접은 올해도 계속KCA는 AI전형 평가

“이도희님은 친화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친화성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인관관계와 관련된 성격 요소입니다. 이 성향이 높을 경우 면접상황에서 호의적이고 이타적인 이미지로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타인과의 접촉이 잦은 직무에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AI는 호감도, 집중도, 신뢰감, 활기참, 침착성 등 면접에 필요한 역량 10가지의 평균치와 내 점수도 알려준다. 답변내용을 STT(speech to text) 기술이 글자로 한 번 변환해 발음의 정확도를 알려준다. 







세부분석에서는 프레임별 시선처리, 머리 움직임, 음성 높낮이, 음성 크기, 표정 변화로 본 감정 등 태도 점수를 알 수 있다. 전체 화면에서 내 시선이 머무르는 곳이나 내 목소리 높이가 표준치를 기준으로 어디에 위치하는지, 목소리 크기를 통해서는 강조할 부분에서 제대로 강조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마지막 단계로는 대기업 채용 면접관 출신들의 평가 데이터를 모아 AI가 한 번 더 서술형의 답변을 해준다. 하지만 내 답변양이 많지 않아서인지 답변은 “면접 역량을 향상시키고 답변을 잘 준비해 연습을 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등의 원론적인 내용이어서 아쉬웠다. 최종적으로는 이용권을 별도로 구매해 전문가에게 코칭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공기관의 AI면접 바람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해양환경공단,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식회사 에스알 등이 올해 AI면접을 실시하거나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AI전형을 별도로 마련해 AI가 인적성 결과와 직무역량을 평가하도록 한다. 이 결과와 지원서 점수를 바탕으로 면접 대상자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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